괴도단이 나타난 당일, 대낮.
"── 이상의 혐의점으로 볼 때, 우리 지크프리트 중대는 왕도 제13 구역에 있는 카지노 '퓨처비전'에서 불법적인 운영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치안 유지의 측면에서 이를 간과할 수 없다."
왕립 마법학교의 영빈관.
지금은 이웃나라의 제3왕자인 유트를 경호하기 위해 지크프리트 중대의 멤버들이 빌려 쓰고 있는 저택이다.
그 응접실을 작전실 삼아서, 중대원들이 이마를 맞대며 신음하고 있다.
"입구는 사람이 너무 많네요."
"뒷문은 막을 수 있을까."
"6층 건물이라면 측면으로 침입하는 게 최선일까요."
대원들이 의견을 말하지만, 회의를 진행하던 부대장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우리가 실제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뒷문을 확보해야 한다. 물론, 뒷문을 확보하는 대로 진입한다는 계획도 나중에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 전제조건을 마련해야 한다."
부대장은 그곳에서 휴게실 소파에 앉아 있는 한 쌍의 남녀를 보았다.
"그렇군요. 경호는 완벽. 그렇기 때문에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제삼자의 협조가 필요한 거네요."
건클럽의 체크무늬 인버네스 코트를 입고 사슴 사냥꾼 모자를 쓴 청년이 있었다.
여기에 파이프까지 더하면 머나먼 평행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명탐정과 똑같은 모습이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미성년자다.
"......미리온아크 가문이 이런 탐정 사업도 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외주라는 형식이 되겠지만, 일을 맡길 때는 학생으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괜찮습니까?"
"안심하세요! 로이 군....... 아니. 로이 선생님의 손에 걸리면, 해결은 약속된 것이나 다름없으니까요!"
검은색 세미롱헤어를 흩날리며, 로이 탐정과 같은 의상을 입은 타가하라 조수가 고개를 끄덕인다.
"두 분께는 카지노의 손님으로 위장해 내부에 잠입하여 불법 운영...... 즉, 터무니없는 베팅 금액을 취급하는 불법 도박의 증거를 확보해 주시면 됩니다."
"네. 여러분은 밖에서 대기하고 계시는 거죠...... 지크프리트 씨는요?"
타가하라 조수가 메모를 하면서 질문을 던졌다.
부대장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카지노의 겨냥도가 펼쳐진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툭툭 쳤다.
"우리가 수사 중인 '퓨처비전'에서 경호의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네......? 무슨 말씀이세요?"
불법 카지노에서 기사단에게 비호를 요청한다니 무슨 뜻일까?
부대장이 씁쓸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며칠 전, 카지노 측은 예고장을 받았습니다."
한 기사가 테이블 구석에 놓여있던 메시지 카드를 형사와 조수에게 보여준다.
[예고합니다. 당신의 보물, 접수하겠사와요!
피스라운드 가면이, 사랑을 담아]
서명 옆에 적힌 날짜는 오늘이다. 즉, 오늘이 바로 괴도들이 나타나는 날이라는 뜻이다.
탐정과 조수의 표정이 바뀌었다.
"두 분께는 무시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기사단으로서도 간과할 수 없는...... 괴도의 예고장이며, 대장은 이미 경호를 위해 출동했습니다. 우리에게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지만...... 동시에 또 다른 기회라고도 생각합니다."
부대장이 지도를 가리키며 말한다.
"오늘 밤은 지크프리트 대장과 선발된 세 명의 부하가 정문 입구를 지킬 예정입니다. 아마 카지노 측도 괴도들에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 괴도단은 반드시 옵니다. 제3왕자 전하에게서 주의가 필요한 범죄자라는 주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피스라운드 가면이라는 단체의 존재는 처음 듣는다.
왜 그렌 왕자가 그런 사람들을 알고 있는지는 ...... 심문회 관련이라 판단하고 더 이상은 파고들지 않았다.
"우리의 역할은 도둑을 잡는 것입니다. 그것을 토대로 카지노 측의 신뢰를 얻어 틈을 만들고 싶습니다. 물론 소란을 틈타 불법 경영의 증거를 잡아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그 판단은 전문가인 두 분께 맡기겠습니다."
전체적인 흐름을 설명한 후, 부단장은 기침을 하며 말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