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0부 260화 오니와 복은 안으로, 오니녀는 바깥으로(2)
    2023년 04월 04일 19시 46분 3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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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어도 잡아먹힌 선원들의 유골만이라도 가져갈까 싶었는데, 뼈까지 씹어 먹은 것 같고, 남은 머리카락도 쓰레기로서 바다에 버렸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다시는 배를 공격하지 않겠다]는 오니 미녀 신두령 아그네스에게 다짐을 받고 우리는 섬에서 철수했다.

     간신히 살아남은 오니가시마의 오니들은 꽤나 난리를 치는 것 같았는데, 그럼 이제 두세 발 파동 대포를 더 쏴서 깨끗이 청소해 줄까? 라고 이글 아빠의 협박을 받고 조용해졌다. 인구가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제 식량난도 해결되었을 것이다, 분명. 만약 해결되지 않았다면 골드 상회에서 시세보다 조금 비싸게 사들이기로 한 것 같은데, 아버지는 빈틈없어. 정말, 눈치 빠른 장사꾼이라는 느낌이야.

     바닥이 보이지만 지불할 수 없는 금액은 아닌 아슬아슬한 금액을 계산하고, 추가 할인 협상을 전제로 조금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후 어쩔 수 없이 깎아준 느낌으로 은혜를 갚는 거다. 뭐, 은혜도 뭣도 아닌 일을 해놓고 뭐 하느냐는 이야기지만, 그 부분은 오니들이 자초한 일이니 어쩔 수 없다. 이 일로 죄 없는 선원들도 수십 명이나 죽었으니까.

    "호크! 커피가 들어왔어!"

    "고마워 아빠"

    "설탕과 우유는 몇 개 필요하니?"

    "우유만 줘."

    "네~ 우유만~!"

     무사히 협상을 마치고 오니가시마 측에 시세보다 비싸게 물품을 파는 상거래를 성사시킨 덕분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배에 탄 아빠와 둘이서 3시의 간식을 즐기며 배 위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본격적인 애프터눈 티를 즐긴다. 홍차가 아니라 커피지만.

     문득 선실 창문을 보니, 갑판에서 동료를 죽이고 난동을 부리는 진심의 오니들 수십 명과 싸워서 투쟁 본능에 불이 붙은 크레슨이 바닥이 흔들리는 선상에서 싸우는 것이 좋은 훈련이라며 칼을 뽑은 카가치히코 선생님을 상대로 모의전투를 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물론 나도 나중에 강제 참여하게 될 테니 케이크나 스콘, 머핀을 너무 많이 먹지 않아야겠다.

    "그런데, 파동 대포였나? 설마 저런 게 배에 실려 있었다니 그냥 깜짝 놀랐어. 앞으로의 전쟁 무기는 저게 표준이 될지도 모르겠네."

    "후훗! 이 아빠도 언제까지나 호크의 품에 안겨 있을 수는 없으니까! 유사시에는 가족을 지킬 수 있을 만큼의 준비를 해 둬야지!"

    "응, 든든해. 정말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해."

    "크하하하하하! 호크가 그렇게 말해 준다면 아빠도 많은 자금을 투자한 보람이 있지! 더 많이 칭찬해 줘도 된단다?"

    "아빠 대단해! 아빠 멋지다! 아빠 좋아해! 자랑스러운 아빠야!"

    "오오! 그래 그래! 호크는 세상에서 나를 제일 잘 기쁘게 해 주는 사람이니까!"

     칭찬에 기분이 좋아진 아빠가 오니와 악마 같은 협상을 하던 모습에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엉성하고 흐느적거리면서 나를 끌어안아 무릎 위에 올려놓고 뺨을 쓰다듬어 준다. 아니, 정말이지, 아부하는 게 아니야. 치트니 뭐니 하는 것과는 무관한, 지금을 사는 사람들의 지혜의 결정체로서 파동에너지는 정말 존경할 만한 대단한 발명품이라고 생각해.

    (Hey 셰리. 빅투루유 호로 기술 이전은 가능해?)

    (현재 급박하게 나노머신에 의한 개조를 하고 있습니다. 7분 뒤면 완료될 예정입니다.)

    (좋아)

     강해지는 방법은 속임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을 사는 사람들이 열심히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실용화하여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것. 그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이어져 온 것들이 지금의 우리의 삶을 지탱하고, 그리고 앞으로의 삶을 변화시켜 나갈 것이다. 셰리는 아니지만, 인간 찬가를 부르고 싶은 마음도 이해해.

    (이렇게인가?)

     이미지 한다. 자, 이미지 해라. 이 세상에서 마법의 힘은 이미지를 구현하는 힘이다. 내 몸속에 들어와서 어둠 속성으로 필터링되는 요소들을 붉은 어둠과 푸른 어둠의 이중 나선으로 만들어서 돌게 하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처음에는 조금씩, 서서히 늘려가며 몸 안에 파동 에너지를 돌린다. 그래, 왠지 아주 좋은 느낌이다. 조금씩 익숙해지면 우리도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할 수 있다. 더 높은 곳을 향해 성장해 나갈 수 있다.

    "항상 고마워, 아버지. 사랑해."

    "아빠도 호크짱을 언제나 엄청나게 좋아한다!"

     이 세상에는 적이 있고, 아군이 있다. 그 어느 쪽도 아닌 사람도 있고, 때로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 속에서 우리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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