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0부 259화 아빠들도 힘내고 있습니다(1)
    2023년 04월 04일 19시 05분 3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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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은 맑지만 한겨울의 바다는 매우 춥다. 불어오는 바닷바람도 마치 칼날처럼 날카롭다. 하지만 방풍의 마법으로 덮인 골드 가문의 기계 범선은 오늘도 쾌적하게 항로를 달린다.

    "주공. 너무 몸을 너무 내밀면 위험할 수 있스므니다."

    "응, 조심할게."

    "이런, 이런"

     카가치히코 선생님의 긴 원숭이 꼬리가 내 통통한 몸통을 능숙하게 감싼다. 아무래도 구명줄인 것 같다. 그렇게까지 걱정될 정도로 내가 믿음직하지 않나? 아니, 지금까지의 전과가 전과인 만큼 어쩔 수 없지. 하지만 해명을 하자면, 나의 말썽꾸러기 체질은 불가항력이다. 나는 능동적 트러블 메이커가 아니라 수동적 트러블 메이커인 것이다. 결과만 놓고 보면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호크~! 이제 곧 목적지에 도착한다~!"

    "알았어~"

     거구의 코끼리 수인과 코뿔소 수인의 호위와 미모의 비서를 데리고 온 아버지가, 꽤나 거센 파도소리에 못지않은 큰소리를 낸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진지한 얼굴로 선실에서 업무 이야기를 하고 계셨던 것 같은데, 지금은 바다 사나이처럼 두툼한 방한 방조 코트를 입은 내 모습에 들떠서는 제국에서 들여온 최첨단 카메라의 셔터를 연신 누르고 있는 모습이 참 아버지답다.

     카가치히코 선생님도 그런 아버지를 배려하여, 내가 배의 가장자리에서 멀어지자 몸에 감고 있던 꼬리를 내려주었다.

    "호크~! 멋지다~! 포즈와 시선을 이쪽으로 돌려줘!"

    "예~"

     사진 한 장 찍는 것으로 부끄러워할 나이도 아닐 텐데. 아니면 이 나이에 사진을 찍는다며 부끄러워해야 하는 걸까. 이것도 효도라고 생각한 나는,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씩씩하게 포즈를 취하거나 윙크하고, 키스 날리기 서비스까지 선보이는 등 휴일 나들이를 나온 부자(父子)처럼 웃음이 끊이지 않는 교감에 힘쓴다.

     그렇게 놀다 보니 점점 이번 목적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저게 오니가시마?"

    "그래! 정말 귀신이 사는 곳처럼 생겼지! 아빠 저런 미적 감각은 좀 아닌 것 같아~!"

     세상 사람들의 생각과 크게 동떨어져 있는 아빠의 미적 감각은 일단 접어두고, 망원경을 들여다보면 멀리 ΛΛ 모양의 오니가시마가 보인다. 확실히 반달 모양의 구멍이 있는 귀신의 얼굴처럼 보이는 그것은, 오니가 산다는 오니가시마로서는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자, 그럼 왜 우리가 일부러 오니가시마까지 왔을까? 그것은 입춘 전날이라서 ...... 가 아니라, 최근 그 섬 근처를 지나다니던 배가 여러 척 침몰하는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 상회의 상선도 피해를 입을 뻔했고, 이대로 가다가는 수송선이나 상선의 운항에 지장이 생길까 봐 [왜 그런 짓을 해?]라고 누군가가 오니가시마의 통치자를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문제는 아무도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럴 만도 하다. 상대는 오니가 많이 살고 있는 오니가시마다. 오니나 오우거라고 하면, 마물인지 아인인지 명확하지 않은 시기가 길었고,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한때는 마물로 인정받은 적도 있었지만, 최근 오백 년 정도에 인간과 교류가 생겨나면서 수인이나 리자드맨, 인어 등과 마찬가지로 아인으로 인정받은 종족이다.

     그런 오니들은 보통 사람을 잡아먹고 오크 등과 마찬가지로 타 종족의 암컷을 납치해 아이를 낳게 하기도 하는 등, 세간에서는 그다지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런 귀신들의 본거지로 들어가는 것이 무서워서 상인 길드 사람들은 모두 주눅이 들어 '네가 가라', '아니 네가 가'라는 식의 태도를 취하게 되었다고 한다.

     국가에 도움을 요청해도 영토 문제나 인종 문제 등에 최대한 관여하고 싶지 않은 국가 측은 '다소 먼 길이지만 새로운 안전한 항로를 만들면 되지 않겠느냐? '라는 생각이며, 모험가 길드에 의뢰하기에는 모험가들의 머릿수가 많이 필요해 보이는 안건이라 돈이 좀 들 것 같다. 거기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 바로 우리의 이글 골드인 것이다.

     물론 아빠로서는 여기서 오니가시마 근해의 항로를 한 손에 쥘 수 있다면 여러모로 큰 이득이 될 것이고, '골드 상회 덕분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 항로'를 '사용하게 되는' 다른 배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계산적인 생각으로 나한테서 크레슨을 빌려 오니가시마로 가려고 했기 때문에, 걱정이 되어 나도 따라간 거다.

     그렇다 해도, 내가 걱정하는 것은 크레슨이 지거나 아빠가 귀신에게 잡아먹히거나 하는 식의 만일의 사태가 아니다. 그도 그 나름대로 웬만한 치트 능력을 얻은 데다 매일 아침 도장에서 초강력 단련을 계속하는 지금의 크레슨이라면 오니가 100마리가 모이든 1000마리가 모이든 적수가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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