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0부 258화 웹소설이라고 하니 모험가 학교에서(1)
    2023년 04월 04일 09시 15분 3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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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작스럽지만 반 군과의 데이트 이벤트가 발생했다. 라고 하는 것은 뭐, 말할 필요도 없이 농담이다. 하지만 둘이서 외출을 하게 된 것은 사실이다.

    "다음! 76번!"


    "예!"

     제로 공작가의 성을 버리고 평범한 평민 반이 된 반 군은, 왕립학교를 고등부로 졸업할 생각인 것 같다. 즉, 대학에 진학할 의사가 없다는 뜻이다. 지금은, 그러나.

    [봐, 세상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잖아. 졸업하면 이 나라를 떠나서 모험가가 되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그거, 로사 님은 괜찮대요? 그녀도 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꽤나 심한 브라콘이었는데요?]

    [하하하! 나도 로사나 아버지, 어머니와 자주 만나지 못하는 게 아쉽지만, 성인이 된 후 각자 다른 길을 걷는 건 귀족 형제자매들 사이에서는 흔한 일이야. 그리고 그 녀석도 이제 오빠랑 헤어져야지? 미래의 남편인 피클스를 위해서라도 말이야!]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하는 반 군의 권유로, 모험가 학교의 공개 입시를 참관하게 되었다. 공개입시란 이름 그대로 입학시험을 치르는 모험가들을 지켜볼 수 있는 행사다. 오픈 캠퍼스 같은 건 그렇다 치더라도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을 하는 거지? 라고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이 세계의 모험가 학교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라고 한다.

     뭐, 반 군이 엘레멘트 부적합자로 판명되어 소란스러웠던 왕립학원 초등부 입시에서도 언론이니 뭐니 하는 많은 사람들이 참관했었으니까. 새삼스러운가? 주인공님이 나 강해에에에에 할 수 있는 무대는 세상이 미리 준비해 놓는 것이 당연하다는 뜻이겠지. 반 군의 경우는 강해에에에는커녕 완전 망신살이 뻗쳤지만, 그건 그거대로 주인공의 특권이라고 할 수 있고.

    "오너라! 나의 수호수여!"

     눈앞에서는 모험가 지망생 소녀가 수호신을 소환하고 있다. 이 요크 R 모험가 학교에서는 모든 수험생에게 입학 시험 때 수호수인 사신을 소환하게 하고, 그것과 계약을 맺을 수 있는지 여부로 합격 여부를 판단하는 것 같다. 관중석에서 그 과정을 지켜보는 우리 눈앞에서, 소녀는 붉은 새와 같은 마물과 무사히 계약을 맺은 듯, 손등에 붉은 흉터 같은 무늬를 드러냈다.

    "합격!"

    "앗, 싸~!"

     기뻐서 어쩔 줄 몰라하며, 방금 전 부랴부랴 사역마로 만든 붉은 새가 머리 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는 아래에서 펄쩍펄쩍 뛰는 토끼 수인 소녀. 물론 수인이라 해도 눈이 빨갛고 토끼 귀와 꼬리만 달고 있는 유사 수인이지만, 일일이 따져도 뭣해서 요즘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무관계한 타인의 외모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불평하는 것도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나쁜 취향이니까.

    "오! 사역마는 역시 멋있어! 호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뭐, 남자아이들의 꿈이긴 하죠. 멋진 소환수 같은 걸 멋지게 소환해서 사역하는 거."

    "그래그래! 크으! 나도 그리폰이나 페가수스 같은 날개 달린 소환수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고 싶다~!"

     15살이면 성인. 우리는 16살이지만, 역시 남자아이들은 나이를 불문하고 낭만을 좋아하는 존재인가 보다. 겉보기에는 5살 정도 나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근처에 앉아있던 아줌마가 친한 형제 같다는 눈빛으로 따스한 시선을 보내지만, 실제로 평민 중에는 10살 정도에 모험가 학교에 입학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으니 나 역시 입시를 위한 예행연습을 하러 왔다고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다음! 77번! ......77번! 아임 히로빈! ......없는가? 그럼 실격! 다음! 78번!"

    "와앗! 잠깐만요, 잠깐만요, 제발! 저 있어요! 여기 있어요~!"

     시험장인 모험자 학교의 체육관에 뛰어 들어온 것은, 흑발흑안의 단발머리. [나로서는 남장할 생각은 전혀 없는데........ 하지만 왜인지 자연스럽게 옛날부터 나는 자주 남자아이로 착각하는 것 같아요~]라고 온몸으로 어필하는 듯한 보이시한 인간 소녀였다. 나이는 중1 정도일까. 어떻게 여자임을 알 수 있냐고? 내가 눈치를 못 챌 리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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