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8부 247화 메리 강림제・파(2)
    2023년 04월 01일 14시 22분 0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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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야호. 즐기고 있어?"

    "
    ? 아, 그래. 정말 대단한 연회야. 이 아저씨는 누군가와 함께 강림제를 축하하는 게 수백 년 만이여."

    "
    ?"

    "
    어이쿠, 잘못 말했다! 아저씨, 술에 취해 버려서!"

     
    골드 저택의 새내기인 오레가노는 다소 넋이 나간 듯 우리 집의 호화로운 강림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아직은 어딘지 모르게 겉도는 느낌이 있는 사람들끼리 마음이 통했는지, 마리의 남자친구인 딜 군과 담소를 나누며 테이블 가장자리에서 둘이서 음식을 먹고 있는 곳에 나도 얼굴을 내민다.

    "
    호크 형님! 초대해 주셔서 감사함다!!"

    "
    . 오히려 마리가 억지로 데려와서 민폐는 아니었지? 강림제를 가족들과 함께 보낼 예정이었다면 미안한 마음이 드는데."

    "
    아뇨, 전혀! 아빠도 엄마도, 너도 이제 나이도 많으니까 언제까지나 집에 있지 말고 강림제 데이트라도 즐기고 오히려 쫓아버렸슴다!"

    "
    나도 결혼하기 전까지는 그렇게 재촉받았었지."

     
    그 대사는 나에게 하는 거냐고, 딜 군. 아무래도 호랑이 반수인과 검치호 수인 아저씨는 시골 사람끼리 마음이 맞는지 닭과 계란 이야기로 흥을 돋우고 있었는데, 둘 다 완전히 멋지게 차려입은 상태로 그러니까, 소박하다고 해야 하나, 순박하다고 해야 하나. 어딘지 모르게 비슷한 음이온이 가득한 한가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 같다.

    "
    우리 주방장이 기뻐하더라. 딜 군이 선물로 준 계란이 정말 신선하다면서. 저기 있는 초대형 강림제 케이크. 저것도 딜이 준 달걀로 만든 거라고?"

    "
    , 우리 집 달걀이 저렇게 멋진 케이크가 되었다니! 정말 기쁨다!"

    "
    그렇게 되었으니, 메리 강림제!"

     
    내가 내민 길쭉한 작은 선물 상자를 받아 든 딜 군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
    ! 죄송함다 죄송함다! 저도 참강림제 파티인데 형님에게 선물 하나도 안 가져왔다니, 정말 바보 같은 짓을 했슴다! 우우!"

    "
    됐어, 신경 쓰지 마선물이라면 아주 좋은 달걀을 받았으니까. 그리고 마리의 남자친구로서 앞으로 계속 함께할 생각이라면, 이 정도에 놀래서는 버티지 못할 거야."

     
    어쨌든 그 녀석도 나처럼 학교가 끝나면 은화 한 닢짜리 라떼나 프라페치노를 부담 없이 마시는 여자니까. 딜 군 같은 경우는 분명히 동전 한 개짜리 캔커피를 살 돈도 아껴서 집에서 물병을 가지고 올 것 같으니, 마리의 사비로 그런 걸 마시게 되는 기회도 앞으로 늘어날 것 같다.

    "
    ! 고맙슴다!"

    "
    ? 나한테도 주는 거야? 고맙다, 도련님!"

     
    내가 꺼낸 중간 정도의 크기지만 꽤 가벼운 선물을 받고, 그것을 가까운 테이블에 소중하게 올려놓고는 나를 안아 올리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오레가노. 참고로 오레가노에게 준 선물은 냉난방 기능을 갖춘 밀짚모자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에서도 마력을 흘려보내는 것만으로 쌀쌀할 정도로 몸을 식힐 수 있고, 한겨울 눈보라 속에서도 땀을 흘릴 정도로 열을 낼 수 있다.

     
    딜 군에게 선물한 것은 먹물이 사용한 만큼 자동으로 보충되기 때문에 굳이 몇 번이고 먹물통에 담글 필요가 없는 마법의 깃털 펜이다. 또한 그의 사정을 고려해 도난 및 파손 방지 마법을 걸어 놓았다. 도둑질이나 파손을 시도하는 자는 그 순간 극심한 복통에 시달려 3시간 동안 화장실에서 제대로 나오지 못하는 공포를 맛보게 된다.

    "
    ! 보물로 삼겠슴다!"

    "
    으음, 네 주변에는 항상 이런 사람이 있나 보네, 여기 와서 다행이여!"

     
    이미 상당히 취한 건지, 우리 아빠처럼 뽀뽀를 해주는 것은 좋지만 뱀파이어의 송곳니로 변한 세이버투스에 찔릴 것 같아서 조금 무서운데, 혹시 찔려도 지금의 나는 마법으로 정신력이 높아졌기 때문에 괜찮기는 하지만.

     
    그런 사족은 제쳐두고, 두 사람 모두 마음껏 즐겨주길 바란다. 모처럼 왔으니까. 아차, 나는 이제 마리가 돌아오기 전에 퇴장해야겠다.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딜 군을 보면 무슨 오해를 받을지 모르니까......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그 두 사람에게도 줄 선물이 있기 때문에 셋이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남자친구와 오빠가 사이가 좋은 건 좋은 일인데, 왜 또 나한테 괜히 의미 없는 질투를 하는 걸까. 사랑에 빠진 소녀의 마음은 이해할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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