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8부 246화 메리 강림제・서(2)
    2023년 04월 01일 04시 09분 4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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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그대에게 줄 선물을 의뢰했스므니다만."

    "예."

    "미안하지만, 강림제 당일에 맞추지 못했스므니다."

    "아, 그렇군요. 아뇨, 괜찮아요. 걱정 마세요."

    "하지만 어린이들에게, 이 나라에서의 강림제는 특별한 날이라고 들었스므니다."

    "저도 이제 16살이니까! 강림제에 생떼를 쓸 정도로 어린애는 아닌데요??"

    "흠...... 그러고 보니 그랬스므니다. 그대를 보고 있자니, 그만."

     내가 준 쟈파존 산 청주 중에서도 가장 비싼 것...... 구체적으로는 한 병을 사는데 브랜스턴 왕국 기사단 평단원의 약 4개월치 수입 정도의 금화가 들어가는 청주 한 병을 한 손에 들고, 매우 면목없어하는 카가치히코 선생님이 갑자기 고개를 숙이는 걸 보니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다.

     아니, 당사자에게는 중요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나에겐 별거 아닌 일이라도 상대방에겐 큰 일이라면 가볍게 넘기는 것은 매우 무례한 행동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그대만 괜찮다면."

    "예."

    "훗날, 그것을 가지러 가기로 약속했스므니다. 같이 가겠스므니까?"

    "그래요, 가끔은 같이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그래서 그 가게는 어느 쪽에 있는데요?"

    "쟈파존 국의 유니리바 마을.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어떤 도공이 은둔하고 있스므니다."

    "예?"

     호크 군, 제3차 쟈파존 원정이 결정되었습니다. 실화냐~ 전이 마법을 배우고 나서부터 엄청나게 적극적이라고 해야 하나, 공격적이라고 해야 하나. 꽤 대담한 하이 스펙 할아버지구나, 카가치히코 선생님은.

     


         ◆◇◆◇◆


    "로건 님으로부터의 선물, 고츠크 님 명의의 여신교와 각종 길드에서 보내온 연말 선물, 아쿠아 님이 보낸 학생 선물은 이쪽에. 파스트라미 사 사장님 명의의 선물은 나중에 회사 측에서 확인해 주세요. 그리고 선물로 위장한 각종 저주, 위험물, 그 외 강림제 카드처럼 보이는 괴롭힘의 편지 등에 대한 리스트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준비되는 대로 바로 알려드릴게요. 저주 반사의 마법술식은 이미 만들어 놓았으니, 이제는 보고를 기다리면 되려나~?"

     음, 역시 로리에는 훌륭하다. 이렇게 강림제 이브인데도 불구하고 언제나처럼 열심히 일해 주는 시종과 하녀들, 그리고 지금쯤 주방에서 맹활약하고 있을 주방장 등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렇게 누군가의 행복의 밑바탕에는 그것을 지탱해 주는 사람들의 노력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제가 드리는 것으로서."

    "오, 고마워! 뭐야?"

     어디에 숨겨두었는지, 로리에가 조심스럽게 내민 것은 예쁜 포장지와 리본으로 감싼 엄청나게 큰 선물 상자였다. 뭐랄까, 크기로 봐서는 방탄조끼나 보호헬멧, 혹은 수류탄 모음집 같은 것일까?

    "베개입니다. 높이가 맞지 않는다고 한탄하는 것 같아서요. 괜히 폐를 끼치는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만."

    "무슨 소리야! 정성껏 준비한 선물이니까 당연히 기뻐할 수밖에 없잖아! 고마워요, 로리에!"

    "...... 기뻐해 주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기쁜 미소를 짓는 로리에는, 평소의 쿨한 태도와 이런 때 보여주는 미소의 차이에 남자들은 깜짝 놀라는구나~라고 생각하며 나도 답례품을 꺼내어 내민다.

    "자, 이거. 내가 주는 강림제 선물."


    "저한테요?"

    "다른 사람한테 건네주라고 부탁할 정도로 이상한 건 아니라고??"

    "...... 감사합니다, 도련님. 기쁘네요...... 정말"

     내용물은 제국에서 개발한 신무기...... 같은 건 아니다? 도대체 어느 세계에 강림제에 여자에게 무기를 선물하는 남자가 있겠어. 로리에한테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지만, 아무리 힘써도 업무 관련으로만 비칠 것 같았으니까.

     그래서 고민 끝에 예쁜 나비 자수가 들어간 브랜드 손수건으로 결정했다. 그냥 비싼 손수건이 아니다. 무려 방탄이 되도록 마력을 흘리면 딱딱하게 굳어지는 마법이 걸려 있는 훌륭한 물건이다. 그녀가 항상 가슴 주머니에 손수건 말고도 여러 가지를 넣고 다니는 걸 알기에, 조금이라도 실용성과 멋을 겸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소중히 사용하겠습니다."

    "그래. 유사시에는 마력을 담으면 접힌 형태 그대로 칼날도 되고 방패도 되는 훌륭한 물건이니까."

    "어머? 그래요?"

     오, 잠깐이라도 미묘한 표정을 지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기쁜 표정이다. 그, 뭐냐. 항상 위험한 임무만 부탁하는 너의 신변 안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전해졌다면, 나도 기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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