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8부 248화 메리 강림제・급(1)
    2023년 04월 01일 18시 26분 5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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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왓! 날 맞췄겠다!?"

    "어이어이, 어디를 노리는 거냐!"

     커다란 물총에서 힘차게 쏘아 올린 뜨거운 물이 서로의 얼굴과 몸에 맞으며 여기저기서 물이 튄다. 크레슨이 강림제 선물로 사다 준 것은 설마 하던 어린이용 장난감 세트였다. 목욕탕에서 놀 수 있는 물총이라든가, 물에 띄워 조립하는 입체 퍼즐이라든가. 처음엔 이 나이에 목욕탕에서 놀 수 있냐고 투덜거릴 뻔했지만, 막상 가지고 놀다 보면 동심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역시 남자는 몇 살이 되어도 소년의 마음을 잊을 수 없는 것일까??

    "먹어라!"

    "허술해!"

     혼신의 힘을 다한 일격을 세면기 방패로 막아내고 목에 일격을 당한 나. 일격사가 아닌 포인트제로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쓰러지지는 않았지만, 꽤나 뒤처지고 말았다. 아니, 크레슨인데 왜 이렇게 물총을 잘 다루는 거야! 네 주특기는 맨손격투가 아니었냐고!

    "너희들, 언제까지 들어갈 생각인가?"

    "아! 미, 미안, 올리브!"

    "크하하하하! 제대로 맞았구만, 주인!"

     우리가 너무 오래 목욕을 하고 있으니 걱정되어서 상태를 보러 온 것일까. 내가 3점 버스트한 물총을 가벼운 발걸음으로 휘휘 피한 크레슨의 뒤의 유리문이 열리면서 얼굴을 들여다본 올리브의 얼굴에 그 총알이 모두 직격하여, 그의 얼굴과 잠옷이 흠뻑 젖어 버렸다.

    "이대로 앉아서 설교를 하는 것과 빨리 목욕탕에서 나오는 것, 어느 쪽이 더 좋지?"

    "금방 나오겠습니다, 예!"

    "뭐야, 재미없잖아!"

    "나이가 40이 넘었는데, 2시간이나 목욕탕에서 놀고 있는 놈이 어디 있겠냐! 도련님이 쓰러지면 어떻게 할 셈이냐!"

     그 말, 나한테도 콕콕 박힌다 ....... 나이 먹어서 유치한 놀이나 해서 미안.......

    "화났구만, 주인!"

    "야단맞았네, 크레슨."

    "목욕탕에서 놀지 말라는 건 아니지만, 적당히라는 걸 생각해야지, 너희들"


    "예~ 반성하고 있습니다~"

    "하고 있습니다! 랄까! 하하하하하!"

     올리브가 젖은 잠옷을 갈아입기 시작한 탈의실에서 몸을 닦고, 겨울에도 최대 풍속으로 돌아가는 선풍기 마도구 앞에서 시원하게 바람을 쐬며 내가 준 드라이어 마도구로 털을 말리는 크레슨. 털이 짧은 올리브나 카가치히코 선생님과 달리 비교적 털이 긴 고양이과인 크레슨의 털은, 건조에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에 올해 강림제 선물은 이게 좋지 않을까 싶었다.

     건조하고 뜨거운 바람을 쐬며 맛있게 차가워진 딸기 우유를 마시고 있는 크레슨. 잘 활용하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 ◆◇◇◆


    "헤헤! 메리 강림제입니다요, 도련님!"

    "후후후! 당신도 얕볼 수 없구먼, 버질!"

    "아뇨 아뇨, 젊은 나으리만큼은 아닙죠!"

     모두가 잠든 심야. 몰래 초콜릿이 듬뿍 들어간 구운 과자, 육포, 오징어 훈제 등을 가져온 덕분에 즐거운 야식 타임. 몸에 안 좋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

    "오! 이건, 좀처럼 보기 힘든 특급 술이잖아! 정말 이렇게 비싼 걸로, 그냥 먹어도 되겠습니까요?"

    "괜찮아. 자자, 어서, 쭈욱~ 들이켜! 쭈욱~!"

    "헤헤! 이거 미안하구만요!"

    "어때?"

    "캬~! 이 녀석은 좋습니다요! 맛있다!"

    "그래!? 좋아해 줘서 다행이다~!"

    "크으! 이렇게 맛있는 술을 공짜로 마실 수 있다니, 저는 평생 호위를 할 겁니다요! 도련님이 주워줘서 다행입니다요~!"

     내 선물인 아주 비싼 술을 쭈욱...... 마시지는 않고, 맛있다는 듯이 조금씩 조금씩 핥아 마시면서 싸고 맛이 진하고 몸에 안 좋지만 그 점이 또 맛있는 안주를 만족스럽게 씹어먹는 버질. 강림제 파티에서 맛있는 걸 잔뜩 먹은 후인데, 한밤중에 이런 몸에 안 좋은 걸 먹어치우다 로리에나 올리브에게 들키면 후환이 두렵겠지만, 들키지 않으면 괜찮아, 들키지만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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