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부-20 영재(6)2023년 03월 28일 16시 02분 4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나를 두고 떠나지 말았으면 좋았을 텐데.
나를 데려갔으면 좋았을 텐데.
왜 나는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었을까.
왜 나는 그저 뒷모습만 바라보는 바보가 되어버린 걸까.
이유는 뻔히 알고 있었다.
단이 가장 용서하기 어려운 것은 바로 그 부분이었다.
"나는 걸음을 멈춰버렸다."
"......!"
"맥라렌도, 아서도, 크로스레이어 씨도......지금은 없는 그 녀석도......내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면 분명 마지막에는 용서해 줬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다며, 항상 마지막에 울면서 쫓아온다. 그게 바로 단 미리온아크라면서."
음색은 마치 수해에 소리가 흡수되는 것처럼, 우울한 둔탁함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 마지막 순간에 멈춰버렸다. 멈추고 말았다. 무서워졌다."
단은 알 길이 없다.
정말, 한 발자국만 남았다.
마지막 선에 발끝은 닿아 있었다. 거기서 조금만 더 앞으로 나아갔다면, 그에게 제4천의 가호가 내려왔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단은 마지막 순간에 옳으면서도 그른 선택을 했다.
"...... 옛날이야기를 너무 많이 했다. 이제 로이도 돌아올 거다."
이야기는 여기까지라며, 단은 말을 끊었다.
마리안느는 그의 말을 듣고 땅을 바라보며 무언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신경 쓰지 마. 너한테 할 말이 아니었다. 미안해, 잊어라잊어라......"
연약한 목소리.
평소 같았으면, 마리안느는 그런 목소리로 말하지 말라고 꾸짖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조용히 입술을 열었다.
"[좀 봐달라고, 단, 나 같은 건 3일이면 질릴 거야]"
"────────"
"...... 분명. 아버님이라면 이렇게 말씀하셨을 거예요."
단의 눈동자에 소녀는 보이지 않았다.
거기에는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잘 알 수는 없지만 누구보다 다정하고 누구보다 강한 친구의 모습이 있었다.
"하아~...... 저도 그런 느낌으로. 어떤 기사한테 등 떠밀려서, 아니 ...... 마주하게 된 적이 있어요. 그 사람처럼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요."
"...... 너,너, 는."
"저는 먼저 돌아갈게요. 당신은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 같네요."
그 말만 하고, 그녀는 씩씩하게 걸어 나갔다.
등짝을 보았다. 아들과 같은 또래의 소녀인데도.
그것은 마검을 짊어진 그와 빼닮았다고 생각했다.
"로이"
"......읏, 아버지."
자신의 아들이 이미 공방을 나와 입구에서 기척을 죽이고 있는 것을 감지하고 있었다.
단은 마리안느의 뒷모습에서 눈을 떼지 않고 아들에게 말을 건넸다.
"저 아이의 등은, 멀게 느껴지느냐?"
"......응. 아주 멀어. 멀리 있는데도, 커. 따라잡고 싶은데 ...... 나보다 훨씬 더 빨리 달리고 있어 ......"
"그래, 그렇겠지. 그 녀석도 그랬다."
누구를 지칭하는지는 로이도 금방 알 수 있었다.
"너는...... 나처럼 되지 마라......"
"아버지 ............"
고개를 끄덕이는 아버지의 옆으로, 귀공자가 조용히 다가간다.
그 역시 멀어져 가는 마리안느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버지, 정말 내가 포기할 거라고 생각해?"
단은 고개를 들었다. 그제야 처음으로 아들을 본 것 같았다.
맑고 투명한 푸른 눈동자에는 깊은 정념이 담겨 있었다. 고여 있는 것 같으면서도, 무서울 정도로 순수한 색을 띠고 있었다.
분명 예전의 자신도 그랬을 것이다.
"...... 따라잡고 싶다면. 돌아가서 오랜만에 검을 보자."
"정말!?"
아들이 금발머리를 흔들며 휙 뒤돌아본다.
미소 짓는 아버지와 나란히 서 있는 그 모습은, 온화하고 다정한 부자(父子)의 관경이었다.
시대는 반복된다.
하지만 비극으로 끝났다고 해서 또다시 비극이 재현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를, 단 미리온아크는 마음속으로 기도했다.728x90'인터넷방송(인방) > TS악역영애신님전생선인추방인방RTA'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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