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하나의 밧줄로 동시에 목을 매단 두 사람의 너무도 아이러니한 기이한 죽음을, 심장을 살짝 빗겨나간 왼쪽 가슴과 배, 허벅지, 한쪽 팔을 깊게 찔려 의식불명 상태에서 두 사람의 일련의 과정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여동생의 남편이 지켜보았다. 그렇게 남겨진 그는, 사랑하는 아내가 목숨과 맞바꾼 단 한 명의 아기, 알 하족의 피를 이어받은 귀여운 반 호랑이 수인인 아기를 남자 혼자서 키웠다고 한다.
"그 아기가 너야?"
"예, 제 할아버지입니다."
"......그럴 거라 생각했어. 뭐랄까, 미안. 뭔가 이렇게...... 말이 안 나오네......"
"당연합니다. 저도 할아버지가 죽기 직전에 이 이야기를 해주셨을 때, 제대로 잠도 못 잤으니까요......"
무겁다! 무겁다! 물론 천명의 단짝은 한 발짝만 잘못하면 저주 같은 거라고는 하지만, 거기까지 가면 완전히 이미 저주받은 거잖아!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전 평생 사랑은 안 할 생각이었습니다. 혹시나 언젠가 제게도 천명의 단짝에 의한 불행이 닥치지 않을까, 할아버지는 돌아가실 때까지 걱정했으니까요. 그런데 마리를 만나고서, 저는 마리를 정말 좋아하게 됐습니다!"
무릎 위에 떨리는 주먹을 쥐고 엎드려 있는 딜 군. 그 눈가에는 분명 눈물이 흐르고 있다.
"저, 전! 어떻게 하면 좋슴까!? 마리를 사랑함니다! 거짓말이 아님다! 하지만, 이 마음이 언젠가 천명의 단짝이 나타나는 바람에 사라져 버린다면, 저, 저! 마리는 제가 알 하족이어도 괜찮다고 말해줬습니다! 이런 저라도 좋아한다고! 저, 마리를 슬프게 하고 싶지 않슴다! 그 애를 불행하게 만들 바에야 차라리 헤어지는 게 낫다는 건 압니다! 하지만, 하지만 저! 진심으로 좋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슴다!"
모르는 건 나도 마찬가지야! 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다. 이렇게 진지하게 마리를 좋아하고, 마리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하는 15살짜리 소년에게 어설픈 말 따위는 할 수 없잖아! 두 사람의 사랑에 장애가 있다느니 뭐니 할 때가 아니잖아,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그건가. 자기 혼자서는 마리를 포기할 수 없으니까 나한테 여동생과 헤어지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만나자고 한 건가? 만약 이것이 데릴사위를 위한 진심 어린 연기라고 의심한다 해도, 딜의 울먹이는 얼굴과 비통한 비명을 실제로 목격하면 그런 의심도 사라질 거야. 이 아이는 착한 아이다.
"알았어. 그 천명의 단짝 시스템을 어떻게든 해결할 수 없을까 생각해 볼 테니 잠깐만 기다려."
"예......?"
"확답은 할 수 없고, 네게도 몇 가지 협조를 구해야 할 텐데, 그럴 각오는 되어 있어?"
"아, 있습니다 있고 말고요! 천명의 단짝을 피할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겠슴다!"
하아, 뭐, 어쩌다 이런 일이. 나는 휘핑크림과 크러쉬 피스타치오가 악마처럼 쌓여 있는 튀김빵에 포크를 꽂으면서, 오크우드 박사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호크 쿤~! 이몸의 마이 인스피레이시옹!]
[이몸이 아니라 My겠죠, 박사님]
역시나 즉각적인 대답이 나왔다. 떠들썩한 뇌내 보이스는, 노골적으로 [이번에는 어떤 재미있는 것을 떠올렸소이까!]라고 기대하는 듯한 환희의 목소리로 가득하다.
[사실은요, 이리저리 하여]
[흠흠. 아, 그랬구려! 그런 일이! ......그래서, 실제로는 무슨 일이오?]
[박사님, 상당히 신나 하시네요. 일단 준비해 주셨으면 하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요]
"고맙습니다! 형님! 저, 저어! 기쁩니다아!"
갑자기 눈을 감고 침묵해 버린 내가 마법으로 박사와 통화하고 있는 것을 알 리가 없는 딜 군은, 의자를 걷어차고 일어서서 크게 남자의 울음을 터뜨리며 떨리는 손으로 나를 안아주러 왔다. 지금의 모습을 마리에게 들키면 정말 오해받을 것 같다는 엉뚱한 말은 하지는 않겠다. 역시 이런 상황에서는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