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부 230화 완성! 데스티니 디스트로이어!(1)2023년 03월 28일 15시 44분 1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희미한 밀실. 숨이 막힐 것 같은 가까운 거리에서 진지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우리. 불안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기대하는 듯한 딜 군의 뜨거운 눈빛이 나를 찌른다.
"딜 군, 정말 괜찮은 거지?"
"예! 준비는 되어 있슴다 형님! 힘껏 해줬으면 좋슴다!"
잘 부탁드림다! 하며 눈을 지그시 감고 명상하는 그에게, 통증은 없을 테니 안심하라고 말하는 나. 아니, 이쪽도 처음 해보는 거니까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어쩌면 꽤 아플지도 모른다'라고 말할 수 있는 기분은 아니니까. '최대한 부드럽게 해 줄게'라고 말하는 것도 뭔가 다른 것 같아. 어떻게 부드럽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어.
"간다?"
"읏!"
내가 가위를 집어넣자, 그의 왼손 새끼손가락에서 뻗어 나온 붉은 실은 맥없이 끊어졌다.
"자, 끝났다."
"어? 이것으로 끝임까......? 정말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그에게 마도구 안경을 내밀자, 그는 그것을 끼고 자신의 왼손을 바라보았다.
"아 ......끄, 끊어졌어! 정말, 끊어졌어 ...... 우우우우! 앗싸아! 잘했슴다, 형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저, 기쁨니다!"
"해냈구려, 호크 군! 실험은 대성공이라오!"
"예. 박사님도 고맙습니다."
"에이 무슨! 이몸도 흥미로운 연구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재밌 ...... 의미 있는 시간이었소!"
크게 울음을 터뜨리는 딜 군에게 안긴 나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박사에게, 나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자, 그럼 무엇부터 이야기해야 할까? 그래, 우선 결과부터 말해야겠다. 딜 군과 천명의 단짝인 제에타족을 잇는 붉은 실은, 박사와 내가 공동 개발한 천명의 붉은 실 커터, 가칭 데스티니 디스트로이어로 무사히 끊어낼 수 있었다.
빛, 바람, 어둠 속성의 마법 중에는 시력을 강화하는 마법이 있다. 작은 것을 확대해서 볼 수 있는 돋보기 마법, 멀리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망원경 마법, 어둠 속에서도 잘 보이게 하는 암시 마법 등이 그것이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것을 볼 수 있게 해 준다는 접근법이 이번엔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은, 운명의 붉은 실이라는 동화 같은 전설 때문이었다.
그것이다,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겠지만, 미래에 맺어질 두 사람의 새끼손가락은 붉은 실로 묶여있다는 여자아이들을 위한 전설이다. '혹시 시력 강화 마법을 응용하면 천명의 단짝을 이어주는 붉은 실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아니 어떤 종류의 소망 실현적인 측면을 가진 이 세계의 마법의 속성상, 우리가 진심으로 보고 싶다고 바라면 보이게 되는 것이 아닐까, 오히려 붉은 실이 실재한다고 진심으로 믿으면 그곳에 생겨나는 것이 아닐까'라는 역설적인 발상을 떠올려서 시도해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요즘의 빨간 실의 전설 따위는 초등부 여학생도 믿지 않는다고 비웃을 물건이지만, 그만큼 뿌리 깊고 광범위하게 이 세상에 퍼져 있는 개념이다. 이를 구체화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우선 바스코다가마 왕립학교 측에 딜 군 명의의 외박 허가를 궁전을 통해 신청하고, 오크우드 박사에게 부탁해 준비한 격리 실험실로 딜 군을 직송한다. 이는 예전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여동생과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여동생 사건 때 사용했던 감옥을 재사용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이후 실험 중 불필요한 상대인 제에타족이나 제에타족의 피를 이어받은 자를 우연히 만나지 않도록 그를 감금, 즉 격리시키고서 박사와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는 논쟁을 주고받으며 시력 강화 마법을 바탕으로 운명의 붉은 실이 아닌 천명의 붉은 실을 볼 수 있게 하는 마법을 개발했다. 이어 그 마법의 술식을 새긴 붉은색 프레임이 마치 마도구안경처럼 보이는 마도구안경을 제작하는 데도 성공했다.
솔직히 운명의 붉은 실과 천명의 인연이 같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 않지만, 천명의 인연과 별개로 붉은 실로 묶인 상대가 있겠냐고 세 사람이 의논한 결과, 일단 마력을 담은 가위로 잘라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정말 괜찮지?]
[괜찮슴다, 형님! 저, 이런 저를 위해 이렇게 힘써준 형님을 믿슴다! 그리고 신이나 여신님이 앞으로 좋아하게 될 상대를 처음부터 정해놓는다니, 섭섭하지 않슴까? 설령 마리랑 빨간 실로 연결되어 있지 않더라도, 저는 지금의 내 감정에 정직하고 싶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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