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5부 217화 거울 나라의 호크스(2)
    2023년 03월 25일 06시 19분 1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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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울 속으로 끌어들이는 마법은 처음 보는 자에 대한 성능이 높고, 이런 거울이 가득한 환경에서는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끌려간 사람은 정신대결에 실패하면 마법을 해제할 때까지 의식을 잃고 거울 속에 갇히게 된다고 하니 방심하면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달려온 직원을 뒷주먹 한 방으로 제압한 스승은 주먹에 묻은 상대방의 코피를 귀찮다는 듯이 그 녀석의 유니폼으로 닦았다.

    "수고하셨어요, 스승님. 경찰에서 감사장이라도 받을 수 있을 것 같네요."

    "하하하하하! 짐이! 사람한테 표창을 받는 겐가! 으음! 그것 또한 여흥이겠구나!"

     경찰이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것도 당연하다. 납치된 부랑아나 고아들은 모두 이 미러하우스의 거울 속에 갇혀 있었으니까. 그래, 어설프게 옮겨서 어딘가로 데려가는 것보다 이 나라에서 영업하는 동안 내내 이 미러하우스 안에 가둬두고, 국외로 나가서 천천히 한 명 한 명 풀어주는 게 더 확실하겠지. 설령 도망치더라도 그곳은 이미 이국의 땅이니까 도망갈 곳도 없고.

     일단 세뇌한 마술사에게 아이들을 풀어주라고 명령하자, 지진으로 책장의 책이 떨어지듯 기절해 버린 아이들이 거울 속에서 하나둘씩 튀어나온다. 그 수가 무려 서른 명에 육박한다. 음, 꽤나 많이 모였구나. 이렇게까지 아이들이 거울집에 오는 게 말이 되나? 생각해 보니, 빈민가에서 나눠준 공짜 티켓으로 나눠줬던 놀이기구는 커피잔과 회전목마, 관람차, 미러하우스 네 종류뿐이었다고 한다. 그래, 그럼 오겠지.

    "아, 여보세요 경찰인가요? 지금 이동식 유원지에 왔는데, 왠지 많은 아이들이 미러하우스 안에 쓰러져 있네요, 예, 그렇습니다. 서른 명 정도요. 어쨌든 당장 와주실 수 있을까요?"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 110번으로 신고했다. 이 세상에서도 경찰에 전화할 때는 110번이구나. 참고로 119에 전화하면 소방서로 연결된다. 이 세상에 구급차는 없지만 소방관은 있는 것 같다. 게다가 달려오는 것은 소방차다. 음, 이 편의주의적인 세계관.

     왜 여신의 스마트폰으로 이 세계의 유선전화형 마도구에 전화를 걸 수 있는지, 이런 세세한 것들은 신경 쓰지 말자. 분명 여신의 힘이라든가, 신의 가호라든가, 그런 편리한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겠지. 왜냐면 여신의 스마트폰이니까. 분명 그럴 것이다.

    "실례합니다! 누구 없어요?"

     그러고 있는데, 미러하우스 입구 쪽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다른 손님들이 들어온 모양이다. 올리브에게 뒷문이 아닌 현관 쪽을 부탁할 걸 그랬나 보다. 아니 결과론인가. 나는 코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종업원에게 세뇌와 회복의 마법을 걸었다. 무슨 문제가 생겼다고 얼른 돌려보내 주겠지.

    "여보세요, 올리브? 일련의 대화, 다 들었지?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수상한 사람이나 유원지 관계자가 다가오지 않는지 좀 지켜봐 줄래? 최악의 경우, 총을 쏴도 괜찮으니까."

    [알겠다]

     미러 하우스에 들어온 이후 내내 텔레파시 마법으로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던 올리브에게 지시를 내리자, 간결한 대답이 돌아온다. 언제나처럼 믿음직스럽다.

    "그래서? 혹시 다른 나쁜 짓을 꾸미고 있는 건 아니야?"


    "아니야."

    "응?"

    "우리는 악당이 아니야. 이동식 유원지에서 전 세계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고,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방해가 되는 유해한 녀석들을 모아 회수해 유효하게 활용해 주마. 말하자면 선의의 청소업체다. 나쁜 짓은 하나도 없잖아? 너희들도 사실은 보기 싫고, 더럽고, 냄새나고, 도둑질까지 하는 비열하고 얄팍한 부랑자 따위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는 생각하고 있을 거다. 위선은 그만둬. 사실은 우리한테 감사해야 한다고."

     그 후에도 조금 더 이야기를 들어보니, 진심으로 세상을 청소한다는 생각으로 고아, 부랑아, 때로는 부랑자 등만 노리는 인신매매 조직답게 마음속으로 자신들이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 오히려 귀신의 집보다 더 끔찍했다. 가끔 있잖아, 이런 녀석.

    "아, 그래, 그만해. 좀 조용히 해. 그 얘기는 경찰서에서 차분히 다 털어놓고 얘기해 주면 돼. 경찰 분들이, 분명 열심히 들어줄 테니까."

     사람은 태어날 운명을 선택할 수 없다. 나 역시 우연히 환생한 곳이 골드 가문의 아들로 태어나서 다행이었을 뿐이지, 보통의 경우라면 빈민가나 고아원에서 태어났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는 이 녀석들의 주장에 조금도 동의할 수 없다. 감정론과는 별개로, 일리가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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