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날개를 흔들며 즐겁게 츄로스를 갉아먹고 있는 이 세계 최강이자 최악이라 불리는 재앙의 악룡. 용인 형태라도 키가 3m에 육박하기 때문에 몰래 숨어서 수사하기에는 상당히 부적합하겠지만, 그래서 이런 눈에 띄는 사람이 일부러 수사하러 오지 않겠지, 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 스승에게 어깨동무를 받으며, 머리에 있는 칼과 포크가 토끼 귀처럼 생긴 하기스 군 머리띠를 두르고 추로스를 씹고 있는 나 역시 마찬가지다.
뒤에서 대기하고 있는 올리브는 진지하게 업무 모드지만, 한 손에는 먹기 직전의 츄러스와 내 음료수(XL 사이즈)를 들고 있어 그다지 진지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실제로는 꽤나 진지한 사람일 텐데,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게냐?"
"전혀요. 특별히 뭘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평범하게 유원지를 즐기면 되는 것 아니겠어요? 무슨 일이 생기면 그때그때 처리하면 되는 거죠."
"좋다. 그럼 호크여, 뭐부터 타고 싶은가?"
조립식이며 4인승이지만 제법 속도와 박력이 있을 것 같은 소형 롤러코스터 ...... 는 열한 살짜리 꼬맹이 몸으로는 탈 수 없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포기하고, 마도구로 작동하는 커피잔과 회전목마를 스승님과 함께 타기로 했다. 어쩐지 손자와 함께 유원지에 와서 신나게 노는 할아버지 같은 스승님. 즐거워하는 것 같으니 초대할 만한 가치가 있었구나. 응.
프로 SP답게 묵묵히 호위 임무를 수행하는 올리브가 커피 한잔을 같이 마시거나, 나와 스승님이 '어떻게 스승님+내 몸무게를 잘 지탱할 수 있지, 내구성의 마법을 부린 건가? '라고 감탄할 정도로 동화적이고 싸구려 같은 질감이지만 묘하게 튼튼한 백마를 타고 있는 곳과는 조금 떨어져서, 귀여운 동화풍의 흑마에 올라타고 있는 모습도 미소가 절로 나온다. 잘 보면 손에 카메라를 들고 있기도 하고. 아빠가 내 사진을 찍으라고 명령이라도 내린 것일까.
일단 타고 싶은 것은 다 탔으니 셋이서 사이좋게 벤치에 앉아 스승님이 매점에서 사 온 얇은 햄과 이상한 노란 치즈 소스가 미안할 정도로 들어간 속이 꽉 찬 튀김 브리또를 먹으며 멜론 소다를 마신다. 멜론 소다가 있는 이세계 만세. 과즙이 1%도 들어있지 않은 고집스러움이 정말 대단하다. 이런 정크한 점심이 어찌나 유원지다워서 최고다.
"하지만. 이렇게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먹이로 삼는 불손한 녀석들도 있구먼."
"그렇단 말이죠~"
"인간은 기쁨을 느낄 때일수록 무방비 상태가 되기 쉽지."
"그럴지도요~"
수만 년을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인간의 유원지에 놀러 온 스승은, 분노가 묻어나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것은 어쩌면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런 화려한 곳에 올 수 있게 된 빈민가의 부랑아나 부모 없는 고아들에게도 같은 기쁨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확실히 이 일의 악독함을 실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대단하네, 이 우주황금사룡. 나보다 훨씬 더 인도주의적이라고.
사실 나도 유원지 같은 건 전생의 초등학생 때 가족과 함께 간 이후로 처음이다. 아이들에겐 즐겁고 재미있고, 어쩌면 평생 기억에 남을지도 모르는 첫 놀이공원 체험. 그걸 더러운 어른들이 이기심을 위해 짓밟으려는 것은 그다지 칭찬받을 만한 행동은 아니지.
"올리브, 어때? 뭔가 느껴져?"
"그래. 안 좋은 냄새가 풍긴다."
"Oh......그것은."
타고난 후각과 최근 얻은 치트 직감이 제대로 반응한 듯, 올리브는 아까부터 험상궂은 표정으로 어떤 어트랙션을 노려보고 있다.
"미러 하우스?"
"모처럼이니, 소화 겸 들어가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