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4부 215화 뭐? 감옥 트랩 던전?(2)
    2023년 03월 25일 02시 34분 1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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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때? 괜찮아 보여?"

    "그래. 현재로서는 딱히 꺼림칙한 건 느끼지 않는다."

    "주인이 너무 과하게 생각한 거 아냐~?"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괜한 걱정으로 끝나면 그보다 더 좋은 건 없으니까."

     아침부터 기름이 뚝뚝 떨어지는 산더미 같은 베이컨을 치즈와 꿀이 녹아내리는 팬케이크에 얹어 먹는 크레슨의 옆에서 우아하게 스크램블 에그를 포크로 입에 옮기는 올리브가 얻은 치트 능력은 위험감지. 이른바 불길한 예감이라든가, 묘한 가슴 두근거림이라든가, 벌레의 본능의 초강력 버전 같은 것 말이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위험을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머리카락이 거꾸로 서거나 악취가 난다거나 하는 식으로 흉흉한 징조를 예견해 주는 아주 유용한 능력이다.

     그 올리브가 '가지 말아야 할 것 같다'도 '가야 할 것 같다'도 느끼지 못했을 때, 이번 일은 그냥 두어도 괜찮을 사안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러니 굳이 방문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래, 다행이다. 남자들만 가득한 에로트랩 던전 도전이라니 누가 봐도 너무 답답하고, 그렇다고 로리에한테 같이 가자고는 입이 찢어지도록 말하지 못하니까.

    "하지만 생명이 아닌 존엄성을 빼앗는 데 특화된 장치로 외적을 막는 요새라니. 감옥이란 참 얕볼 수 없스므니다."

    "단순히 멍청한 놈이 만든 것일 가능성도 있습니다요. 한 번쯤은 관광하러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왠지 행운을 불러들이는 체질이 된 버질도 평소와 특별히 달라진 점이 없으니 괜찮을 것 같다. 여전히 욕망에 솔직한 것이 너답다.

    "그나저나, 오늘 배정은 어떻게 된 거지?"

    "주공의 호위는 본인이므니다."

    "나으리의 호위병은 나라고."

    "저택 경비는 나로군"


    "저는 쉬는 날입니다요."

    "음, 알았어. 그럼 오늘은 부모님과 함께 오페라를 보러 가기로 했으니까 선생님은 하카마가 아닌 정장으로 갈아입어. 크레슨도 그 옷차림으로는 안 돼. 제대로 정장으로 갈아입을 것. 그리고 올리브는 저택에 남아서 경비를 부탁해."

    "켁! 정장도 오페라도 딱딱해서 싫다고! 올리브는 보내주고 내가 남아서 경비하면 어때 주인?"

    "안 돼! 슬슬 크레슨도, 아무리 따분해도 졸지 않도록 참는 훈련을 해야 돼."

     노골적으로 짜증을 내는 크레슨의 모습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리고 있을 때, 식당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실례합니다. 도련님, 안주인께서 부르십니다."

    "식사가 끝나면 바로 간다고 전해줘요. 그리고 드레스 잘 어울려요."

    "알겠습니다....... 쑥스럽네요."

     나타난 사람은, 평소의 메이드복 차림이 아닌 옅은 산호색 원피스를 입고, 머리도 업스타일로 하고 파란 머리에 은세공 머리장식을 한 로리엘이었다. 어머니가 외출할 때는 대부분 메이드장인 그녀가 시녀이자 호위로서 동행해 줘서 큰 도움이 된다. 오늘은 오페라를 보러 간다고 해서 어머니가 옷을 갈아입게 한 모양이다.

     해외로 유학 간 마리를 대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머니는 로리에한테 옷을 입히는 것을 꽤 좋아하는 것 같고, 예전에 쟈파존식 다과회에 초대받아 기모노를 입게 되었을 때에도 부끄러워하는 그녀에게 기모노를 입혀주며 즐거워했었다. 로리에의 수줍음은 의외의 곳에서 발휘되는 것 같다. 어? 거기서? 같은. 아마도 그런 점이 갭모에 같은 것을 세상의 남자들에게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이렇게 보면, 메이장도 꽤나 미인이라는 걸 알 수 있네요."

    "그래. 화장과 옷에 따라서 저렇게 훌륭한 미인을 숨길 수 있다는 게 놀랍습니다요."

     로리에가 퇴실하자마자 휘파람을 불었던 것은 버질이었다. 평소에는 메이드장으로서 눈에 띄지 않도록 조용하고 차분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지만, 이렇게 마음껏 꾸미게 되니 그 나이 또래의 여성임을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한 미인임은 틀림없다.

    "그럼 나, 어머니한테 다녀올게. 오늘도 하루도 안심 안전 제일주의로 잘 부탁해."

    "맡겨주시면 되므니다."

    "갔다 와라. 즐기고 와라."

    "그럼, 저는 방으로 돌아가겠습니다요~"

     배식을 맡은 다른 메이드에게 뒷정리를 맡기고는 의자에서 훌쩍 뛰어내려 식당을 나서는 내 뒤를, 카가치히코 선생과 매우 귀찮아하는 크레슨이 따라온다.

    "자, 자, 그런 표정 짓지 마! 열심히 하면 보상으로, 돌아올 때 크레슨이 좋아하는 데리야키버거와 감자튀김을 많이 사 줄게!"

    "아니, 난 어린애가 아니니까, 별다른 보상 따위...... 뭐어~? 혹시 네가 먹고 싶어서 그런 거지?"

    "들켰구나! 선생님은 무슨 버거로 할래요?"

    "흠. 아직 가을 신메뉴를 손대지 않았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스므니다."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아침 햇살이 비치는 복도를 걷는다. 창밖은 가을의 청명한 날씨다. 햇살은 강해 보이지만. 공기는 그다지 뜨겁지 않아 긴팔을 입기 딱 좋은 날씨다. 오늘도 나들이하기 딱 좋은 날씨가 될 것 같다.

     


     24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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