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부 215화 뭐? 감옥 트랩 던전?(1)

 

 파스티쉬 감옥. 그것은 세계 최대이자 최악의 거대한 지하 미로 감옥이다. 한번 뛰어들면 순식간에 강한 해류에 휩쓸려 익사하거나, 그런 해류 속을 유유히 헤엄쳐 다니는 위험한 바다 괴물들에게 잡아먹힐 수밖에 없는 위험한 바다로 둘러싸인 파스티쉬 섬에 지어진 이 감옥에는 세계 각지에서 보내온 흉악범들이 대거 수용되어 있다...... 라는 것도 이제는 옛말이 되었다.

 왜냐하면 수백 년 전 그때의 왕이 '저런 놈들을 굳이 살려둘 이유가 없지 있겠어?'라는 생각에 파스티쉬 감옥을 파스티쉬 처형장으로 리뉴얼 오픈했기 때문이다. 원래 세계 각국에서 본국에는 절대 두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고 풀어놓을 수도 없는 흉악범들을 수용하기 위한 시설이었던 그 섬에서 많은 중죄인들이 당일치기 공개 처형 견학 투어에 의한 공개 처형 쇼를 통해 재미있는 방식으로 처형되고, 그 존엄성을 생전 사후에 짓밟는 우스꽝스러운 죽음의 모습은 피비린내 나는 열광과 함께 수많은 관광객들을 강하게 매료시켰다고 한다.

 그래서 한때는 유배의 대명사였던 파스티쉬 감옥행은 사형의 대명사로 그 의미가 바뀌었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와 함께 파스티쉬 감옥도 결국 폐쇄되었고, 오랫동안 방치된 끝에 지금은 원령계 몬스터가 출몰하는 모험가들을 위한 미궁 던전으로 탈바꿈했다고 한다.

 그런 파스티쉬 감옥에 최근 이상한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뭐랄까, 던전 마스터라고 불러야 할 강력한 마물이 지하 미궁감옥의 가장 깊숙한 곳에 서식하게 되면서 원령계 마물들이 활성화되어 이상한 방향으로 흉악하게 변해 던전 안을 배회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한 번 마물이나 함정에 걸린 모험가들은 한꺼번에 ...... 야한 일을 당하고 돌아온다고 한다.

 그래, 좀 이해가 안 된다. 흑심을 품고 여자 모험가 3인조를 꼬시고 같이 들어간 남자 모험가 3인조의 6인 파티가 남녀평등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몸소 체험한 끝에 모두 입에 담기도 민망할 정도로 끔찍한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아침부터 읽기에는 너무 민감한 뉴스가 실린 조간신문을 접은 나는, 접시의 한 귀퉁이에 있는 윤기가 흐르는 반숙 삶은 달걀에 포크를 찔러 넣는다.

 뭐야, 상쾌한 아침이 다 망가졌다고!

 기사에 따르면 사태를 심각하게 본 모험가 길드가 파스티쉬 감옥 공략과 던전 마스터의 목에 거액의 현상금을 걸고, 거금에 낚인 모험가들이 너도나도 도전했다가 반격당해 몸도 마음도 더럽혀져 울면서 도망치다시피 돌아와서 진료소로 달려가고 있다고 하는데, 그래도 살아서 살아서 돌아올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것 같다. 남자는 죽이고, 여자는 잡아다가 종묘장 같은 데에 팔아먹는 그런 업계니까.

 그런 위험하고 좀 야한 트랩 던전에 우리가 도전하는 일은......없어. 왜냐면 굳이 부수러 갈 이유가 없으니까. 브랜스턴 왕국이나 마마이트 제국, 바스코다가마 왕국 내에 출현해서 힘들다고 하면 협력할 의향도 있지만, 먼 나라 이야기고, 아직은 가본 적도 없는 외국의 이야기이고, 현재로선 피해는 던전 내에서만 일어나고 있으니까.

 뭐, 던전 마스터가 밖으로 나오거나 지하를 파헤쳐서 영토를 확장해 주겠다거나, 세계를 야하게 정복해 주겠다는 야망에 눈을 떴다면 모를까, 자기 성에 틀어박혀서 소소한 사리사욕을 채우고 있을 뿐이라면 굳이 방해할 필요도 없지 않나. 피해를 입은 모험가들도 누구 하나 목숨까지 빼앗긴 사람은 없는 것 같고, 스스로 뛰어들었다가 반격을 당한 것뿐이니 자기 책임이겠지.

 다행히도 피해를 입은 모험가들의 몸속에서 배때지를 뚫고 나온 마물이 몬스터 패닉을 일으키는 것도 아니고. 여신님도 입에 침이 마르지도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골치 아픈 일이나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 거라고 믿고 싶다. 게다가 각자 원하는 치트를 습득한 지금의 모두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대처할 수 있을 거라는 정신적 여유도 있다. 하지만 낙관이나 방심, 과신은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