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부 214화 어느 가을의 하루(2)2023년 03월 24일 00시 08분 3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
"죽어라! 망할 골드 녀서어어억!"
예를 들어 거리의 길가에 막 정차한 마차에서 내려서 원하는 가게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그늘에서 튀어나온 남자에게 칼에 찔리거나 하면, 위치에 따라서는 사람이 죽는다.
"어?"
하지만 모든 일에는 예외가 존재한다. 상대와의 사이에 갑자기 대머리 중년 남성이 몸을 슬쩍 끼어들자, 갑자기 길거리의 악당이 움켜쥐고 있던 칼날이 뿌리째 떨어져서, 그대로의 기세로 찌르려던 칼날 없는 칼은 칼날 부분만 대머리의 두툼한 가슴에 부딪혀 튕겨 나가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물로 끝나버리는 것이 그 일례다.
"아~ 아파. 진짜, 나도 너도 재수가 없구만."
놀라는 거리의 악당의 얼굴을 주먹 한 방으로 KO 시킨 대머리 남자, 버질은 거리의 악당의 가슴팍을 붙잡아서 뒤통수를 맞고 기절하여 자갈밭에 쓰러질 뻔한 것을 막아준다. 물론 친절함 때문이 아니다.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쓰러진 녀석을 일부러 쪼그리고 앉아 일으켜 세우는 것이 귀찮았기 때문이다.
"무사합니까요? 나으리.""그래, 덕분에."
올 가을 신상이라는 멋진 모자의 챙을 엄지손가락으로 들어 올리며, 아내가 선물한 손뜨개 목도리를 두른 이글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 얼굴에 겁먹은 기색은 찾아볼 수 없다. 이제 국내외에 골드상회의 이름은 널리 알려졌고, 좋든 싫든 너무 유명해진 이글 사장은 여러 방면에서 엄청난 원한과 적반하장을 사게 되었다. 따라서 이렇게 목숨을 위협받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그만큼 호크가 고용한 경호원들을 신뢰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거기 당신. 잠깐만 달려가서 경찰이든 기사단이든 뭐든 불러와 주겠어?"
"예!"
일하는 이글의 곁에는 늘 미모의 사장 비서와 최근 골드 상회 경비부에서 사장 호위로 승진한 강인한 검은 옷의 SP 두 명, 덩치 큰 코뿔소 수인과 코끼리 수인이 항상 붙어 있다. 버질의 지시에 따라 코뿔소 수인 쪽의 검은 옷이 서둘러 동네 파출소로 향했다. 이 주변, 아니 브랜스턴 왕국 내 지도는 경비부 시절에 모두 머릿속에 박혀있기 때문에 그 발걸음에 망설임이란 없다.
"아, 구경거리가 아냐, 저리 가라 저리 가! 나으리는 가게로 가십쇼."
"그래."
무슨 일인가 하고 쳐다보는 구경꾼들을 손을 흔들며 쫓아내고, 이글 사장이 비서와 다른 쪽의 sp와 함께 고급 브랜드 옷가게로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버질은 가슴팍을 잡고 억지로 세웠던 괴한을 가로수 밑에 세워 앉히고 뒷주머니에서 꺼낸 담배에 불을 붙인다. 가게 안에서 새로운 소란이 들리지 않는 것을 보니 점원이 매수당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다.
세상 참 어수선하네, 라고 남의 일처럼 중얼거리며, 버질은 자신이 허락하지 않는 한 절대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상태에 빠뜨린 탓에 시체처럼 축 늘어져 있는 괴한을 내려다본다. 심문과 고문은 버질의 일이 아니다. 명령이 떨어지면 하겠지만, 별로 하고 싶지도 않다.
반대로 로리에나 올리브 같은 사람들은 어떻게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저런 어이없는 짓을 할 수 있을까 싶어 무섭다. 오늘 이글의 호위병이 버질이었던 것은 이 거리의 악당에게는 불행 중 다행이었을 것이다. 경찰이나 기사단에게 넘겨지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붉게 물든 거리 풍경. 서늘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공기가 차가워진 가을의 황혼. 연보라색으로 물든 구름이 흘러가는 가을 하늘에 보라색 연기를 흩날리며, 버질은 천천히 싸구려 담배를 피운다. 값비싼 담배와 시가를 얼마든지 살 수 있는 좋은 신분이 된 지금도, 오래전부터 피워온 이 맛을 버리기가 어려웠다.
치트 능력. 말 그대로 세상의 법칙을 부정하게 비틀어 놓을 만큼의 엄청난 힘. 후일을 위해 모두 함께 그것을 습득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버질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지극히 속된 욕망이었다. 원하는 만큼의 금화를 생산할 수 있다거나, 어떤 여자라도 사랑하게 만들 수 있다거나, 불로장생할 수 있다거나. 그런 재미없고 평범한 욕망들이 연이어 떠올랐다가 금세 사라져 버렸다.728x90'판타지 > 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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