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5부-17 플리즈 유성(4)
    2023년 03월 18일 22시 00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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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부라니. 다시 말해 살인자잖아......)

     그래서 기억 속의 그와 사람들로부터 전해 듣는 그의 모습이 도무지 일치하지 않는다.

     문득 발걸음을 멈춘다. 해 질 녘의 마을은 온통 주황색이다. 낡은 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공공행사가 멈춘 지 얼마나 되었을까. 왕도에는 꿈이 없었다. 그저 게으르게 학교에 다니고, 아르바이트에 힘쓰기를 반복한다. 화려한 캠퍼스 생활은 그림의 떡이었다.

     한숨을 내쉰다.

    "
    여어 아가씨, 우울해 보이네?"


     고개를 들었다.

     길을 막고 있는 두 남자가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인적이 없다.

    "......
    ?"
    "
    라칸의 조카지? 따라와."

     팔을 잡고 남자가 그녀를 데리고 가려고 한다.

    "
    시, 싫어! 누가 도와줘요!"
    "
    아얏!"

     휘두른 가방이 남자의 뺨을 때렸다.

     순간적으로 핏기가 가셨다.

    "
    입 다물어!"

     짝!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시야가 흔들린다. 뺨을 맞은 것이다. 뻐근한 통증이 뇌에 전해진다.

     알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뒤늦게 이해가 되었다.

    "
    좀 아플지도 모르지만, 원망할 거면 라칸을 원망하라고."
    "
    우선 네 알몸 사진을 대로에 뿌려준다. 어디에 숨어있든 놈의 귀에 들어올 때까지 할 거다. 그러면 나오겠지 ...... 미래의 보스는 머리가 좋으니까."

     비명소리가 새어 나오려고 한다.

     그전에, 재빨리 한 남자가 그녀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필사적으로 몸부림치지만 남자의 팔을 이길 수는 없었다. 공포가 내장 밑바닥에서 솟구쳐 오른다.

    (
    도와줘......!)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바로 그곳에 마차가 있었다. 그 안으로 끌려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은......

    (
    도와줘............!!!)

     입을 틀어막은 남자가 눈치를 주자, 한 사람이 주머니에서 마도기를 꺼냈다.

     론덴비아 왕국에는 마법사가 많지 않다. 그만큼 다른 나라에서 수입한 마력 카트리지를 사용하는 장비가 발달해 있다. 저것은 방범 강좌에서 보았던, 인체에 전기 에너지를 보내 기절시키는 도구와 매우 흡사했다.

    (
    누, 누가 좀............ 도와주세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다.

     그녀의 목덜미에 그 마도기를 들이대고서, 남자는 방아쇠를 당기려 했다.

     


    "
    어라~ 손이 미끄러졌사와요~"
    "
    그악!"

     

     

     ──── 옆에서 던진 캐리어에 맞고 날아가 버렸다.

     부러진 앞니가 도로에 공허한 소리를 내며 굴러 떨어진다.

     다른 남자가 고개를 휙 돌린다.

     한 소녀가 있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흑발.

     청바지에 흰 티셔츠만 입은, 건조한 도시에 어울리지만 그 사람의 기품을 감출 수 없는 옷차림.

    "
    정말 치안이 좋지 않다고 들었지만, 저녁은 아직 멀었는데도 납치인가요."

     소녀는 선글라스를 살짝 벗고 고개를 흔들어 검은 머리카락을 휘날렸다.

     그리고 이쪽을 바라보는 것은, 구름이 짙어 흐릿한 도시 속에서 아름답다 못해 무서울 정도로 선명하게 빛나는 진홍색 눈동자.

    "
    뭐야, 넌.....!"
    "
    관광객이랍니다."
    "
    뭐어......! 상황을 모르는 모양인데, 우리는 이 왕도에서 우는 아이도 울음을 그치는......"
    "
    닥치는 건 당신이랍니다. rain fall."

     소녀의 얼굴 바로 옆에서 빛의 입자가 톡 터졌다. 순식간에 재결집한 그것은 포탄의 모습을 만들었다.

    "
    뭐......!? 마, 마법인가......!?"

     따분해하는 붉은 눈을 가늘게 뜨고 손가락을 튕긴다.

     그러자 튀어나간 총알이 남자의 복부를 꽂히며, 십여 미터를 날려 버렸다.

     먼지를 뒤집어쓰고 굴러가는 남자에 아랑곳하지 않고, 소녀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멍하니 서 있는 라칸의 조카에게 다가갔다.

    "
    도와줄까, 버릴까, 당연히 이건 도와서 숨은 10연 뽑기를 얻는 게 당연한 일이죠."
    "
    어...... 어? 어째서?"
    "
    하지만 좀 그렇네요. 뭐랄까, 그냥 평범한 미소녀인데요...... 곤란한걸, 혹시 플리즈 사장이 아니라 마피아시티 쪽이었다......?"
    "
    ??"

     이 소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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