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렌지드는 쉬리즈 백작에 대해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그의 명석한 두뇌는 지금까지 여러 번 도움을 주었며, 놀라게 했다.
오늘처럼 그가 뭔가 걸리는 부분이 있을 때는 그것을 파고들 때 새로운 사실의 측면이 드러났었는데, 오늘만큼은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내가 너무 신경을 많이 쓰는 걸까? 아니면 빅토르가 피곤한 걸까...... 어젯밤에 습격을 당했다고 했으니까. 아니, 그 빅토르가 그 정도에 동요할 수 있을까? ㅡㅡ어이, 누구 없느냐."
창밖으로 말을 걸었다,
"예."
나무 그늘에서 한 남자가 쏜살같이 나왔다.
경비대의 제복을 입고 있지만, 성왕가가 사용하는 암부다.
"빅토르는 정말 묘한 움직임이 없는 거지?"
"예. 어젯밤의 습격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지만, 저희가 추적하기 전에 사라졌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렌지드는 백작의 능력을 '전폭적인 신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에게 감시를 붙여놓았다.
하지만 모든 것을 자신이 준비했던 성왕궁 내부는 허술한 상태였다.
그 부분을 찔렸기 때문에 그렌지드도 머리가 아팠다.
"그걸 탓하는 게 아니야. 적이 누구냐. 목적은 뭐라고 생각하지?"
"......저희는 추측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말해봐. 너희들만이 알 수 있는 것도 있겠지."
"......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말씀드리겠습니다. 희미하게 모습을 본 사람이 말하길, 적은 상당한 고수였는데, 우리 성왕가 암부에도 한 명쯤 있을까 말까 한 수준이라고 하더군요."
"그 정도인가?"
"예. 완벽하게 발자취가 사라졌습니다."
"그럼...... 너희들과 맞먹는 자. 즉, 다른 왕가가 품고 있는 암부."
그렌지드가 손을 흔들자 남자는 쏜살같이 나무 그늘로 들어가 사라졌다.
"...... 왜 다른 나라가 빅토르를 노리는 거지? 내가 아니라 빅토르가 새 정권의 핵심이라는 걸 알아챈 건가? 아니면 ......빅토르가 다른 나라와 연락을 주고받았다던가?"
성왕도의 지도를 쳐다보지만, 거기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짐승의 조각만 있을 뿐이다.
"그건 아니지. 빅토르의 신변은 철저히 조사해 놓았어. 물론 빅토르라면 내 눈을 피해 갈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만전을 기하고 싶은 그렌지드.
"젠장, 정리가 안 되네. 어째서지. 내 머리는 좀 더 괜찮았을 텐데......"
여신을 생각할 때는 맑은 호수처럼 생각이 맑아지는데, 그 외의 일은 안개가 낀 듯이 흐릿해진다.
"여신님 ......"
문득 그렌지드는 지도를 발견했다.
짐승이 놓여 있는 곳은 모두 시내에 있었지만, 모두 대교회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그 모든 곳에서는, 지금 여신의 신전으로 만들기 위한 리모델링이 진행되고 있다.
"...... 목표는, 신전인가......!?"
머리에 피가 거꾸로 솟는다.
단지 근처에 몬스터가 출현했을 뿐, 거기에는 논리적인 것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그렌지드는 이것이 '정답'임을 직감했다.
"어이 누구 없느냐! 빅토르를 불러ㅡㅡ!"
말을 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 빅토르가 이걸 간과할 수 있을까? 여신의 신전 근처에서 사건이 일어났다는 정보를?"
회의실에 시종이 들어왔다.
"폐하, 무슨 일이십니까?"
"잠깐만."
그렌지드는 생각에 잠겼다.
(빅토르가 일부러 나에게 말하지 않았구나? 저 녀석이 모를 리가 없지)
자신이 알아차리는 것도 백작은 알아차렸을 거라는, 이상할 정도로 무거운 신뢰가 있다.
(그럼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지? 이 정도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해서? 아니면 지하수도의 조사를 기다릴 생각이었을까? 둘 다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녀석이 반란을 일으키려고 했다면?)
한 번 의심이 생기면 멈추지 않는다.
"...... 결정했다!"
그렌지드는 웃으며 말했다.
"쉬리즈 백작을 불러라. 나는 백작과 함께, 어젯밤 사건이 일어난 곳, 그리고 리모델링 중인 신전을 시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