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장 20 의심과 신심(2)
    2023년 03월 18일 04시 03분 5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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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냐."
    "그건 이쪽의 대사입니다요!"

     남자와 비슷한 옷차림이었지만, 그녀가 더 키가 크고, 후드가 벗겨진 머리에는 고양이 귀가 있다.

     쉬리즈 백작은 그녀를 알고 있다.

     '은의 천칭' 파티에 있는, 척후 타입의 모험가.

     백작이 의지하던 소년인 레이지와 함께 행동했던 모험가.

     지금은 딸 에바와 함께 행동하고 있는 모양인, 젤리다.

    "방해하면 죽인다"
    "하! 모습을 보였으니 어차피 죽일 생각이면서!"
    "............"

     말을 하면서도 남자가 물 흐르듯 날리는 칼날을, 젤리는 칼날로 받아내어 간신히 피했다.

     하지만 남자는 더 능숙했고, 젤리의 몸에는 순식간에 여러 개의 상처가 생겼다.

     막아야 한다.

     하지만 시리즈 백작에게 무력은 없다.

     그렇다면,

    "누구 없느냐! 침입자가 왔다!"

     창밖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쳇"
    "켁, 백작님. 이러면 저까지 붙잡혀버립니다요ㅡㅡ큭."

     당황한 젤리의 배를 발로 차서 거리를 벌린 남자는, 창문에 다가가서는

    "...... 백작, 또 오마."

     그렇게 말하며 밖으로 뛰어나가려 했지만ㅡㅡ

    "거짓말이군요?"

     백작이 그 뒷모습에 말을 걸었다.

     남자는 백작의 눈동자에 마력이 깃든 것을 놓치고 있었다.

    "!!!"
    "앞으로는 들어올 수 없을 정도로 보안 수준이 높아질 겁니다. 그렇게 되면 당신은 더 이상 내게 닿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우리 저택이 수색당하고 있다는 것도 거짓말이겠죠?"
    "무슨 소리를. 나를 붙잡아두기에는 부족하다ㅡㅡ실력이 좋다고 들었는데 헛소리였군."

     남자는 날아가듯 사라졌다. 백작은 젤리를 근처 선반에 밀어 넣고서, 달려온 경비병들에게 남자를 쫓게 했다. 발자국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경비병들은 바로 믿고서 밖으로 나갔다.

    "후우...... 이제 나와도 괜찮습니다."
    "위, 위험했습니다요, 그 녀석. 거의 죽을 뻔 했습니다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살았습니다....... 경비병이 쫓고 있지만, 시간이 많지 않을 테니 짧게 이야기합시다....... 에바가 성왕도에 있는 거죠?"

     젤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에바 아가씨는 백작님의 전갈을 들었는데도, 남기로 했습니다요."
    "...... 그렇군요. 이유를 말했나요?"
    "예. [아버님이 무작정 공작을 따를 리가 없어요. 뭔가 공작의 뒤를 캘 방법을 생각하실 거예요] 라고 했습죠."

     백작은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훗...... 후후. 후후후후. 역시 우리 딸이군요."
    "아가씨의 말씀이 옳은 겁니까요?"
    "예.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습니다. 성공률은 그리 높지 않지만 ......"
    "그거, 다행이다요. 저도 죽기는 싫었으니까요. 그건 그렇고, 아까 그 남자는......"
    "저도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거짓말은 간파했고, 설령 저를 죽이지 못했더라도 의심하게 만들어서 공작에게 정보를 팔지 못하도록 못을 박은 것 같군요."

     그때 백작은 '심리의 마안'을 사용하고 있었다.

     백작의 저택을 수색하고 있다는 것도 거짓말이다.

     다시 온다는 것도 거짓말. 적어도 그 의지가 있어도 몰래 들어가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성왕국의 고위 귀족은 이 능력을 알고 있지만, 젤리나 방금 전의 남자가 알고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젤리 씨. 당신도 빨리 떠나세요. 이곳의 경비가 더욱 엄격해질 겁니다."
    "흐미. 아까도 꽤 힘들게 왔는데, 더 심해지는 겁니까요."

     귀를 기울이자 밖이 시끄럽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백작에게도 상황 확인을 위해 여러 사람이 찾아올 것이다.

    "그럼 백작님. 마지막으로...... 이쪽도 움직이고 있으니, 부디 희망을 버리지 말아주십쇼."
    "움직인다고요? 에바가요?
    "예. 뭐, 우리들 모험가도 그렇지만 말입죠. 그럼."

     창틀을 뛰어넘자, 젤리의 몸은 어둠에 녹아들어 금방 보이지 않게 되었다.

    "...... 모험가도 움직이고 있나?"

     백작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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