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부 200화 Stand by(1)2023년 03월 14일 10시 19분 2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미안하다. 나는 이번엔 아무 도움도 되지 못했다."
멀미 체질이라 어쩔 수 없어. 우주'선'이라는 것을 잊었던 나의 배치 실수.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
빈 칵테일 잔을 한 손에 들고 자조하는 올리브. 그런 그와 나란히 벽에 등을 기대고, 우리는 한참을 서 있었다.
"내가 잠든 사이에 도련님의 몸에 무슨 일이 생기면 죽어도 죽지 못해. 미래의 나도 마지막까지 곁에 있을 수 없었던 모양이고. 내가 얼마나 모자란 남자인지를 생각하면 한심하군."
그렇게 중얼거리며 얼굴 앞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올리브의 표정이 유난히 우울해 보인다. 뭐, 뱃멀미 때문에 혼자서 의무실에서 자고 있었으니까. 그 마음은 이해한다.
"...... 자세히는 못 들었지만, 그래도 미래의 크레슨이 말했어. 뒤를 맡았다고. 분명 미래의 올리브와 버질들이 목숨을 걸고 나를 지켜준 덕분에 이번엔 어두운 미래를 바꿀 수 있었던 거니까, 한심하게 생각하지 마."
"...... 그런가."
"저기, 기억해? 처음 이 집에서 만났을 때를."
"그래."
어느새 벌써 11년이나 지났구나. 시간의 흐름이란 참 빠르다.
"처음엔 나를 위해 몸을 던져 보호해 줄 호위병을 찾고 있었어. 유사시에는 나를 대신해 죽어줄 사람을 말이야."
"호위라는 게 그런 거니까."
"하지만 나 하나 때문에 두 사람이 죽는 것이.아까워졌어. 아니, 무서워졌나고 해야 할까. 그래서 노예라면 안 무섭겠다 생각해서 크레슨을 사 왔는데, 결국 정이 들어서."
"그땐 참 어수룩한 남자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착한 아이라고 생각하지만."
"고마워...... 가 아니라. 음, 그래. 어쨌든 나는 너희들이 나를 지켜주고 죽는 미래는 바라지 않아. 최대한 오래 살지 않으면, 곤란해."
"그건, 어렵겠군."
그냥 목숨을 걸고 지키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주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모두라면 할 수 있을 거라고 나는 믿으니까.
"더욱더 강해져야겠군."
"그래. 함께 강해지자."
올리브의 손이, 세팅한 내 금발머리를 조심스레 쓸어 넘긴다.
"멀미약라도 상비해 둘까."
"그래, 그게 좋을지도 몰라."
드디어 미소를 지어준 올리브는, 칵테일을 더 주문하러 벽 쪽에서 멀어져 갔다. 나는 그를 배웅하고 나도 슬그머니 그곳에서 떠났다.
◆◇◆◇◆
"여어! 신검의 용사님!"
"농담이 심합니다요 도련님."
'아하하하하'라고 말하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자는, 이번 마왕 토벌의 MVP인 버질이다. 네가 없었다면 저렇게 순조롭게 마왕을 암살할 수 없었을 테니,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신검을 이용해 마왕이 봉인되어 있는 수정과 함께 마왕을 소멸시킨 결과, 실적 해제인지 뭔지로 신검의 소유자로 정식으로 인정받았는지 버질의 오른손등에는 신검 쿠사나기 소드의 손잡이에 새겨진 것과 같은, 왠지 모르게 멋진 무늬의 문장이 떠올랐던 것이다.
시험삼아 내가 신검을 맡기고 버질과 거리를 두었더니, 1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자동으로 신검이 버질의 손에 옮겨진 것을 보면 도난 방지 장치 같은 것도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건 틀림없이 신검의 용사네요, 틀림없습니다.
"뭐, 버려도 버려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돌아와서 이미 포기했습니다요. 이렇게 되면 40대 B급 모험가 아저씨 용사로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죽을 때까지 이 녀석을 써먹어주겠습니다요."
"뭐, 그래도 오래 썼으니까 이제 애착도 생기지 않았어?"
"누구 탓이라고 생각합니까요?"
"아야야야!? 항복 항복!!!"728x90'판타지 > 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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