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부 199화 Stay with(1)

 

 여름방학이 거의 끝나가는 8월 말경. 골드 저택에서는 호크가 주최하는 야회가 열리고 있었다. 야회라고는 해도 친지들을 위한 조촐한 칵테일파티 정도의 규모였지만, 초대받은 손님들의 면면만은 세계 어디를 가도 좀처럼 볼 수 없을 정도로 호화로운 것이었다.

 먼저 사룡. 재난 지정 등급의 마물이 설마 일개 상인의 아들에게 초대받아 야회에 참석하는 등 모험가들이 알면 움츠러들거나 웃음을 터뜨릴 것이다. 다음은 태양의 성검의 용사, 로건 바스코다가마. 용사와 악룡이 칵테일 한 잔을 마시며 화기애애하게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그 뒤에서 거대한 미트볼이 든 스파게티를 먹느라 입 주변을 더럽히고 있는 것이 성수 세토 신인 것은 더욱 그렇다.

 오크우드 박사와 수상 오토바이의 메커니즘에 대해 토론하면서, 간식이라고 하기엔 너무 호화로운 음식을 기분 좋게 먹어치우는 자는 최근 '폭군 황제'라는 새로운 별명으로 불리게 된 이그니스 마마이트 황제 폐하다. 참고로 학생 기숙사의 통금 시간문제로 인해 새끼돼지부의 학생들은 불참했다. 교장도 여러 가지 배경 사정을 감안하여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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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 그 달을 땅에 떨어뜨렸다니!!!　하하하하!!! 미래의 나는 얼마나 화가 났던 걸까!!!"

"웃을 일이 아니라구요. 어째선지 미래에서는 제가 주범이 된 것 같다니까요."

 웃고 있긴 하지만, 고양이과 동물의 꼬리로 의자의 다리를 두드리는 것은 기분이 좋지 않다는 증거일 것이다. 이 사람은 기분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웃고 있으니까.

 "웃을 일이 맞지 않겠나!!!'　그래 그래, 그 달을 말이지. 처음 달에 착륙했을 때는 감격스러웠는데, 설마 그것을 군사적 무기로 활용하는 법을 터득할 줄이야. 으음, 나도 미래의 나에게는 질 수 없지!!!"

 

"경쟁하지 말아주세요!!!"

 

"그렇게는 말하지만, 너와 나, 그리고 용의 딸이 한패가 되어 달을 떨어뜨려야만 마침내 무찌를 수 있는 강자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날 가능성을 암시한다면 황제로서 대비하지 않을 수 없지 않겠나?　그래 맞다!　분명 우리 성의 금서고에도 용사나 성녀를 강림시키는 마법진을 발동시키는 술법이 적혀 있는 비전의 마도서가."

 

"당장 불태워 버리자고요!"

 호기심 때문에 한 반을 통째로 전이시키기라도 하면 곤란하니, 치트 능력 연구를 위해 이세계인을 불러들여 연구 재료로 삼으려는 등의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말아 달라고 조심스럽게 못을 박는다.

"그럼 그 치트 능력이라는 것을 가진 그대가 연구에 협조해 줘야겠지?　응?　나한테서 군비 확장의 권리를 더욱 얻어내려고 하는 거다. 그에 상응하는 성의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으으으. 혹시 이 사람,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던 거 아니야?　빙그레 웃음을 지으며, 폐하의 꼬리가 내 팔에 감겨 들어온다. 완전히 낚여 버린 건가. 나도 바보지.

"물론 이몸도 그 연구에 동참시켜 주리라 믿고 있소이다.　뭐, 이제 와서 호크 군의 비밀이 한둘 밝혀진다고 해서 놀랄 일도 없지 않겠소!?　세상은 아직도 신비와 미지의 세계로 가득 차 있다니 정말 대단하구려!　이몸, 당장 내일부터 그 타임머신에 대한 연구에 착수하고 싶소이다!"

 음, 훌륭하다. 폭군 황제와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조합이 이토록 잘 어울리는 조합이 있을까? 왠지 친해진 폐하와 오늘 밤은 역시 흰옷이 아닌 턱시도 차림의 오크우드 박사라는 거구의 검은 그리폰과 빨간 머리 곰 사이에 끼어 도망칠 곳이 없는 나.

"뭐, 우주까지 갔던 거다. 이제 와서 그대의 신상이나 비밀을 파헤칠 생각은 없노라. 내 손이 닿지 않는 골치 아픈 일을 그대가 해결해 준다고 말한다면, 짐은 제국의 총력을 다해 도와주겠다!　그 대신,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