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2부 198화 용사&여마왕은 유행이 지났어(3)
    2023년 03월 12일 23시 34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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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질은 올리브를 데리고 의무실에 갔던 거 아니었냐고? 응, 맞아. 의무실 침대에 올리브를 눕히고 바로 돌아와서 바로 우리랑 합류해서 함께 광학 위장 시트로 감싸여서 떨어지고, 작전대로 여기까지 말 한마디도 하지 않고 동행한 거지.

    "아아아아아!? 거짓말이야! 이건 거짓말! 호크 골드! 네, 네 탓이야!!!!"

     만약 그 지팡이가 셰리처럼 인공지능을 탑재한 보조 장치였다면, 이 작전은 성공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과학과 마법이 발달하고 뛰어난 도구가 만들어져도 그것을 다루는 것이 인간이라면 휴먼 에러라는 것은 반드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번엔 운이 좋았다.

     미친듯한 표정으로 내 목을 조르려고 달려드는 내 자손이었지만, 이미 시간이 다 됐다. 그녀의 두 손이 내 목을 비집고 빠져나간다.

     마왕이 죽어서 마왕이 치트 전이자를 일본에서 소환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지금, 그녀들 타임 패트롤 마법소녀들은 원래 있던 미래와 함께 사라질 것이다. 불쌍하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미안해, 내 손자 손녀인지 손녀인지도 모르는 마법소녀야. 난 처음 보는 네가 있는 미래보다, 계속 함께하고 싶은 모두가 웃으며 지낼 수 있는 미래를 택할게.

     애초에 그렇게 싫었으면 너도 역사를 바꾸면 될 걸 그랬어. 무슨 명분으로 타임 패트롤이라도 되어서 그런 비참한 역사를 열심히 지키려고 하느냐고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그래, 과거를 바꾸면 이 아이는 태어나지 않는 건가. 달을 떨어뜨린 탓에 비참한 삶을 살았는데, 달을 떨어뜨리지 않았다면 태어나지도 않았을 거라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네.

    "이봐, 근데 내 결혼 상대가 누구야? 저승의 선물로 알려줄래?"
    "엿이나 먹으라지요!!"

     그렇게 내 자손을 자처한 마법소녀는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

    "아아! 잘 돼서 다행이다! 일부러 여기까지 참아 온 보람이 있었다고!!"

     그 말은 즉, 미래의 크레슨도 사라져 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크레슨 ......"
    "그런 표정 짓지 말라고, 주인! 역사는 바뀌었어! 그것도 아주 좋은 쪽으로 말이야! 그러니 네가 신경 쓸 일은, 아무것도 없어!! 오히려 안심했다고? 이대로 나만 이 시대에 살아남게 되면 어쩌나 고민하고 있던 참이었으니까!"

     명랑하게 웃는 미래의 크레슨이, 잃어버린 팔 대신 남은 오른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하지만 곧, 분명히 느끼고 있을 온기를 느낄 수 없게 된다. 사라져 버리는 것은 아니다. 그는 자신의 소멸을 기뻐하고 있다. 그것은 다시 말해, 없었던 것이 되기 때문이다. 미래에서 모두가 죽었다는 사실은 사라지고, 새로운 미래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그런데도 혼자만 남겨져 앞으로도 여기서 살아야 한다는 것은 분명 괴로운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이 나, 주인을 부탁한다. 이젠 복수에 미쳐버린 주인이 매일 밤마다 우는 걸 달래주는 것은 질렸다고. 덕분에 창관에도 못 갔다고. 뭐, 달이 떨어진 후인데 영업하는 창녀촌이 있겠냐마는! 와하하하하하!!"
    "그래, 맡겨둬."

     너털웃음을 지으며 아주 후련한 표정을 짓는 미래의 크레슨의 사라져 가는 오른쪽 주먹과, 조금은 뚱한 표정의 현재 크레슨의 왼쪽 주먹이 맞부딪친다. 미래의 크레슨의 몸에는 이미 감각이 거의 남아있지 않을 텐데도, 내 귀에는 그 부딪히는 소리가 확실히 들리는 것 같았다.

    "행복하게 살아라, 주인!"

     환한 미소와 그 말을 남기고서, 미래에서 온 크레슨은 빛의 입자가 되어 흩어졌다.

     동시에 겉모습만 어린 소녀 같은 마왕을 봉인하고 있던 적자색 수정도, 삐걱거리며 균열이 생기면서 합법적인 로리 마왕을 통째로 산산조각 내며 소멸했으며, 그 후에는 떨어져서 옥좌에 꽂힌 신검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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