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어이, 호크 군! 이몸은 그런 이야기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소이다! 정말 섭섭하기 그지없소이다!!! 자네와 이몸은 함께 손을 맞잡고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기로 맹세한 사이잖소!!! 우주에 대해서 자세히! 지금 당장 선명하게 극명하게 상세하게 정보를 공개해 주길 바라오!!! 그렇지 않으면 이몸 주저 없이 울부짖을 것이오!!!"
"알았어 알았어, 알았으니까 이제 그만!"
알아들었냐면서, 혀를 핥으며 탄산 포도주를 맛있게 마셔대는 이그니스 폐하. 그런 폐하의 꼬리가 다리에 얽힌 채로 나를 들어 올리더니 뒤흔드는 오크우드 박사. 이 사람들의 집념과 패배를 싫어하는 영혼이 린도와 결탁하여 달을 지구에 떨어뜨리거나 타임머신을 발명하기까지 이르렀다고 생각하니, 무섭기도 하고 믿음직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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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 버금가는 힘을 가진, 이계에서 건너온 사람이라. 설마 짐을 능가하는 힘을 가진 자가 존재할 줄이야. 세상은 참 넓구나."
"그렇게 자주 오지 말아 주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스승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정말 소름이 끼쳤다구요."
밤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발코니. 그 난간에 손을 얹고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하인즈와, 그 난간에 앉아서 웬일로 알콜이 들어간 칵테일에 입을 대는 나.
"그대도 그런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만약 또 그런 녀석들이 왔을 때 대항할 수 없으니까요."
전생 치트. 지금까지는 너무나도 편리한 핸드폰 하나로도 별 탈 없이 지내왔지만, 앞으로 이번과 같은 치트 능력자나 미래에서 온 시간 경찰을 자처하는 마법소녀 같은 녀석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1%라도 있다면, 이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이 급선무다.
하지만 상대가 미래인이나 치트 능력자라면 아무리 지금 기술을 연마해도 소용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애초에 그런 노력 따위는 사소한 것으로 만드는 불가능한 반격을 가하는 것이 본래의 의미의 치트이기 때문이다.
스승이 SSS급 악마라면, 치트 전생자의 힘은 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S급 수준이라는 것도 이 업계에서는 흔한 일이다. 그보다 더 무서운 건, 의심이 많아진 내가 강박관념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힘을 너무 추구한 결과 지나친 힘에 빠져서 자멸하는 건, 역사를 뒤져보면 얼마든지 있는 사례니까.
그렇게 될 바에야 차라리 이 세계와 일본을 연결하는 통로 같은 것을 찾아내어 끊어 버리는 것이 훨씬 빠르고 건설적일 것이다.
"흐음. 뭐, 이번 일은 좋은 교훈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되겠지. 설마 짐이 그대나 이그니스 말고 다른 사람에게 당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오만함이 화근이 되었을 게야. 내 몸의 파멸로 그것을 상기시키기 전에 이런 죽음의 형태도 있다는 것을 미리 알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같은 전철을 두 번 밟을 수는 없지."
"긍정적이네요, 스승님"
"짐을 뭐라 생각하느냐? 여신과의 싸움에서 무참히 패배하고, 비참하게도 린도 외의 동포들을 잃고도 여전히 끈질기게 수만 년 동안 치욕의 세월을 살아온 시대의 패배자 아니겠느냐?"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 스승은, 달빛을 받아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날개로 나를 안아주었다.
"두려움을 모르는 것은 야만적이지만, 너무 두려워하지 말라, 호크. 승자란 마지막에 웃는 자를 가리키는 게니까."
그렇게 둘이서 바라본 달은, 미소가 나올 정도로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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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마왕이라는 존재가 부활할 줄은 몰랐어. 더군다나 그것을 능가할 정도의 힘을 가진, 신과 맞먹는 힘을 가진 이계인이라니. 영웅이라느니 뭐라느니 하면서 좋아하고 있을 때가 아닌 것 같아."
그럴 생각도 없을 텐데, 로건 님은 허리에 든 성검에 시선을 내리며 얼음으로 떠 있는 증류주를 우아한 몸짓으로 기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