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장 9 맹약파기(6)
    2023년 03월 13일 18시 51분 4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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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도 미미노도 무사해서 다행이다. ㅡㅡ어떻게든 모양새는 갖추게 되었다."

     단테스 씨는 감격스럽게 말했지만, 우리가 재회를 기뻐할 겨를도 없이 최종 회의가 진행되었다.

     어떻게든 되었다.

     정말로그렇다.

     날림공사였지만, 이제부터는 각국의 독자적인 노력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이것만은 시간을 들여도 결과가 같을 거니까.

     그리고 다음날. 드디어 그날이 찾아왔다.

     우리는 교회 대성당에 모여 있었다.

     평소에는 의자가 많이 놓여있던 그곳은  비어 있었고교회에서 보유한 성전 기사들이 줄지어  있었다.

     맹약자들은 모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맹약자라는 것은 종족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렌지드 공작은 수행원도 최소화했으며쉬리즈 백작과 에바 아가씨는 이번엔 오지 않았다.

    "
    두 달이란 시간이 너무 짧았다. 내년이라고 할 걸 그랬어......"

     라며 나한테 투덜거릴 정도였다.

     하지만 내년이라고 하면 미래가 불투명하고 위기감이 사라진다그렇다고 겨울로 설정하면 폭설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교통망이 마비되고 몬스터와의 전투에 악영향을 끼칠  있다.

     농작물의 수확이 끝난 지금이 바로  타이밍이기도 했다.

     그것을 알고도 푸념한 것이었겠지만.

    "...... 
    여러분모여주셔서 감사합니다."

     토마슨 추기경도 없었다추기경은 방어선이 미비한 소국에 직접 가서 진두지휘를 하고 있다고 한다.

     안전한 곳에 안주하지 않는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의 사회는, 교황 성하께서 직접 맡으셨다.

    "
    맹약자 여러분, 원을 그리며 줄을 서 주세요."

     성당 바닥에는 아름다운 타일이 박혀 있고 원이 그려져 있고 위에 은하수가 그려져 있었다.

     천장은 높고 남향의 스테인드글라스가 눈부시다.

     라이브러리안의 대표, 수왕 종족의 밍밍샹 각하, 노움 노인, 드워프 왕세자, 성수인 그렌지드 공작, 하이엘프 율리 씨, 대륙인 홀리데이 대표.

     8번째는 공석이다.

    "......
    파기는 정오까지 3분 남았습니다. 이제부터는 맹약자들에게 맡겨도 되겠습니까?"
    "
    알겠다."

     대답한 것은 맹약 제1조의 맹약자인 라이브러리안 대표였다.

     나를 '약리학의 현자'님에게 안내해 준 그분이다.

     맹약 파기는 이곳의 정오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각국도 시차를 계산해서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로 전환하고 있을 것이다.

     도시 사람들은 건물 안에 있으라는 통보를 받고 있다.

     지금쯤이면 어느 도시든 인적이 뚝 끊겼을 것이다.

    "
    그럼 시간이 됨과 함께 폐기 선언을 하자."

     사서 대표의 말에 맹약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도  한마디 하지 않았다.

     몸을 움츠리는 숨을 쉬는 것조차 두려웠다.

     모든 소리가 완전히 끊어졌다.

     맹약자들도 각오를 다졌을 텐데, 그래도 긴장한 듯 팽팽한 분위기가 감돈다.

     나는 [이계맹약]을 써야 할지 고민했지만, '세계결합'과 동시에 천부주옥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기억을 되찾은 후부터 지금까지 나를 도와준 [삼라만상]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이계맹약] 지금 양손으로 감싸 쥐고 있다.

    "...... 1
     남았습니다."

     교황 성하가 손 안의 시계를 보며 말하자,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었다.
     신전기사가 들고 있는 창이 떨렸고, 맹약자의 수행원은 얼굴이 파랗게 질려 쓰러질 것만 같았다.
     라리브러리안 대표의 눈가에 깊은 주름이 생겼다.
     밍밍샹 각하가 무릎을 떨었다.
     노움 대표는 수염을 몇 번이고 문지르고 또 문질렀다.
     드워프 왕세자는 거친 숨을 내쉬었다.
     율리 씨는 눈을 감은 채 눈을 뜨지 않았다.
     그렌지드 공작은 스테인드글라스를 바라보고 있다.
     홀리데이 대표는 혼자 여유롭게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있다.

    "10
    초 남았습니다."
    "......
    알겠다."

     라이브러리안 대표의 대답이 이어졌다.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다.

     여기 있는 모두가 손을 꼭 쥐면서, 다가올 순간을 기다린다.

     앞으로 7.

    "
    그럼 여러분, 이제 선언합시다. !"

     3 남았다.

    "
    우리는"

     2 남았다.

    "
    맹세를"

     1초만 .

    "
    파기한다."

     목소리가 모여서 울려 퍼진  순간, ''하고 작은 소리가 났다.

     그것은  손에서.

     [이계맹약]의 천부주옥이 깨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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