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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말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 고마워, 호크 군"
"아니요. 우연히 여행지에서 아는 아저씨와 마주쳤을 뿐이니 제가 감사할 일은 아니죠."
"네, 그래요. 말씀하신 대로랍니다."
피클스 님과 로사 님, 로건 님의 즐겁고 유쾌한 수다 시간도 끝나고, 고급 호텔에 숙박하는 로건 님의 일행과 그대로 헤어진 우리 새끼돼지부는 부활동의 경비만으로도 인원수만큼의 숙박비를 충당할 수 있을 만큼 저렴한 서민용 오두막집으로 향했다. 물론, 피클스 님의 호위 기사들도 동행하고 있다.
"어쨌든 우리는 큰 비장의 수를 얻을 수 있었다"
"패는 항상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좋으니까요."
비장의 수란, 가지고 있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한 번 써 버리면 더 이상 나중에 쓸 수 없게 된다. 이쪽에는 비장의 카드가 있다고 생각하게 하여 상대를 견제한다. 물론, 써야 할 때 써야 의미가 있지만, 이를 과시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사용법에 따라 검이 되기도 하고 방패가 되기도 하는 그것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것은 그들의 재주에 달렸다.
밤이 되자 해변에서 불꽃놀이를 즐기는 새끼돼지부원들을 오두막집 창문을 통해 바라보며, 우리 셋은 종종 시원한 나이트 드링크를 마신다. 오후 내내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알 수 없지만, 유익한 대화가 이루어졌다면 다행이다.
"불꽃놀이는 이렇게 멀리서 봐도 아름답네요."
"아름답게 피어나는 것은 단 한순간뿐. 하지만 그 아름다움은 즐거운 추억으로, 영원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마음속에 남을 거야."
진지한 표정으로 시적인 이야기를 시작하는 두 사람의 옆모습은, 언제까지나 어린애 같은 나보다 훨씬 더 어른스러워 보였다. 왕족이란 정말 힘든 직업이구나. 전생에서 같은 나이에 죽었을 때의 나 따위는, 이 두 사람의 10분의 1도 자신의 미래나 장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었으니까.
권력 다툼이나 생명의 위기 같은 것과는 무관하게, 두 사람이 평화롭게 웃으며 살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해보면 더 즐거운 추억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내 입에서 나온 말 같지 않은 대사가 툭 튀어나온다. 마음속으로 그렇게 말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나도 어른이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 이 두 사람 덕분이기도 하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귄, 내 또래의 친구.
"그래, 그럴지도 몰라"
"모처럼이니까 우리도 불꽃놀이를 할까요."
웃으며 일어선 피클스 님이, 로사 님의 손을 잡고 에스코트한다. 그런 모습도 그림이 되는 열여섯 살의 미남미녀.
"자, 가볼까요?"
"예."
로사님이 내민 손을 자연스럽게 잡는다. 로사님을 가운데에 두고 세 사람이 손을 잡고 오두막을 나섰다. 에어컨으로 식어버린 몸에 따스한 밤바람이 기분 좋게 감겨온다. 밤의 모래사장, 비스킷처럼 구운 모래 냄새와 바닷물 냄새. 색색으로 빛나는 휴대용 불꽃놀이의 빛과 사람들의 즐거운 환호성에 귓불을 간지럽히는 바닷소리가 들려온다.
"어~이 모두들~! 아직 폭죽 남았어~?"
"많이 남았어~!"
"빨리 와~!"
"어두우니까 발밑 조심해요~!"
이런 소소한 행복이, 모두가 웃으며 보낼 수 있는 하루하루가 언제까지나 계속되면 좋겠다. 아니, 계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나는 그렇게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