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장 2 새로운 여행길(1)
    2023년 03월 10일 15시 18분 0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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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을 쥐었다 펴면서, 라르크는 그 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며 말했다.

     아무리 회복했다고는 하지만 방금 전까지만 해도 누워있었던 그녀였기에 나는 긴장했고, 결국 다리가 엉키면서 라르크는 초원 위에 주저앉아 버렸다.

    "괘, 괜찮아!"
    "...... 응. 완벽히 건강하다는 건 아니지만, 이제 보통의 생활 정도는 할 수 있겠어."
    "정말? 무리하지 않았어?"
    "그래. 이거면 술집이나 항구에서 일할 수 있을 것 같네."

     라르크는 웃으며 말했지만, 내 [삼라만상]은 다른 정보를 알려주고 있었다.

     그녀는 상당히 무리하고 있다.

     물론 시력까지 잃었을 때와 비교하면 건강도 좋아졌겠지만, 소위 말하는 '건강한 몸'에는 아직 멀었다.

    (...... 나한테 걱정시키고 싶지 않나 보다).

     섭섭하다고 생각했다. 나와 라르크는 남매인데. 아니, 남매이기에 더 괜찮게 보이고 싶은 걸까.

    "네 덕분이야, 레이지"

     그런 말을 들으면 내가 더 이상 뭐라고 할 수 있는 게 없다.

    "...... 라르크. 앞으로 어떻게 할래?"

     문제는, 앞으로의 일이다.

     나는 두 세계를 하나로 만드는 것, 그리고 그 이후에 일어날 혼란에 대비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

     분명 힘든 여정과 협상이 될 것이다.

     그걸 감당하기에는 라르크의 체력이 부족할 것이다.

    "나, '육천광산'에 가볼까 생각 중이야."
    "어?"

     그녀의 대답은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 나는 아무리 도망치기 위해서라고 해도 많은 광부들을 죽였잖아. 그 사람들한테도 가족이 있었을 텐데 ......"
    "죄를 갚는다는 뜻?"
    "............"

     라르크는 가만히 침묵을 지키다가 말했다.

    "...... 내 아버지는 군인이었어. 전쟁에서 죽었는데, 보통은 유족에게 유족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전쟁에서 졌기 때문에 그런 것도 없었거든. 어머니는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어디론가 사라졌고, 남은 나를 먼 혈육들이 광산으로 팔아넘겼어."

     나는 라르크의 과거를 처음 알았다.

    "별거 아니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잖아?"

     농담처럼 말하는 그녀는, 내 옆에 살포시 앉았다.

    "...... 나 때문에 나 같은 처지의 아이가 태어났을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하니 뭔가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
    "라르크 ......"
    "그냥 오해하지 말아 줘. 나는 다시 같은 상황이 온다고 해도 천부를 손에 넣어 길을 개척할 거야. 그때 취한 행동은 후회하지 않아요."

     우리는 계약마술이라는 속임수에 속은 채 일을 하고 있었다.

     그 광산에서 정당한 보수가 지급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그것이 노예를 사용하는 인간의, 영주의 권리라고 인정하고 싶지도 않다.

     나와 라르크가 일할 때의 상황을 정확히 알게 된 지금, 그때의 광산 방식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검은 머리 검은 눈이라는 '재앙의 아이'의 구전만으로 죽임을 당할 뻔했으니,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난다면 나는 또다시 도망칠 것이다.

     하지만 확실히, 라르크의 말대로 그 낙반 사고와 그 후의 폭동으로 불행해진 아이들이 있다면 구해주고 싶은 마음은 알겠다.

    "라르크, 나는 힌가 노인의 임종을 지켜볼 수 있었어"
    "...... 아, 그 할아버지는 죽었구나"
    "힌가 노인의 유언에 따라 손녀를 만나기도 하고 그랬어"

     나는 그 일이 있었기 때문에, 아마 육천광산에서 일어난 일을 내 안에서 잘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라르크는 그 폭동으로 광산을 뛰쳐나온 뒤였다.

     그녀에게 광산에서의 사건은 여전히 불편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 같다.

    "자기만족에 불과하다는 건 알지만, 어쨌든 나는 육천광산에 가보려고."
    "...... 그래."
    "동생 군은, 해야만 하는 일이 있잖아?"
    "응."

     즉, 우리는 여기서 다시 작별을 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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