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1 그때와 같은 얼굴로(3)

"그렇게 실망하지 마. 네 생각으로는 최악의 경우란 것도 있었을 거 아냐?"
"그건 ...... 뭐 ......"
"그럼, 잘 돼서 다행이라며 웃으라고."
"...... 그것도 그렇네요."

　나머지 동료들도 "다행이다, 다행이다"라며 웃고 있다.

　이걸로 괜찮은 거겠지..

"그래서, 아가씨는 다 나았냐?"
"아니요, 이제부터입니다."

　나는 내가 하려는 일을 설명했다.

　별 6개짜리 천부주옥을 파괴한다고 했을 때는 쿡 씨도 휘파람을 불었고, 엔지니어는 "어, 어, 어...... 아가씨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겠지...... 그래 ......"라며 눈을 굴리고 있었다.

　그만큼 별 6개짜리 천부주옥은 귀한 것이니까.

　하지만 쿡 씨는 가죽 가방에 넣어두었던 [영왕마검술]을 내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부탁이 있는데요......."

　천부를 파괴하는 【오브 파괴】의 천부가 어떻게 작용할지 모르기 때문에, '확인을 위함'이라는 명목으로 쿡 씨와 함께 '천부파괴상'이라는 이름 그대로의 가게로 향했다.

　이 [오브 파괴]의 천부는 '고유 특성'인데, 획득과 사용에 대해서는 국가에 신고를 해야 한다. [오브 탈착]에 비하면 레어도는 낮지만, 관리가 필요한 아이템인 셈이다.

"......뭐 이런 느낌인 모양인데, 괜찮겠냐?"
"예."

　쿡 씨가 가지고 있던 [완력강화★]를 파괴하는 과정을 보고서, 나는 [삼라만상]으로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신했다.

"그럼, 라르크를 데리고 갔다 올게요."
"그래 ....... 우리는, 뭐, 방해가 될 것 같군."
"아뇨, 그런 건 아니라. 끝나면 바로 돌아올 테니까요."
"그래."

　숙소로 돌아온 나는, 쿡 씨에게 그렇게 말하고 라르크의 방으로 향했다.

　내가 천부를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은 설명할 수 없으니, 일단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척을 해야 한다.

"라르크, 들어간다~"

　그녀의 방에 들어가니 침대에는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라르크가 있었다.

　남자 같은 셔츠와 바지. 움직임이 편한 옷차림은 공적 시절의 옷이다.

　라르크는 앞으로 전장에 나갈 필요도 없으니 마을에서 생활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얘기는 아직은 미뤄두자.

"............"
"...... 머리, 흐트러졌네"
"아......"

　아까는 고개를 끄덕여 주던 천부주옥의 파괴도, 막상 하려고 하니 긴장했는지 라르크의 표정은 어두웠다.

　하지만 몸 상태가 회복되면 분명 기분도 바뀔 것이다.

　나는 빗으로 라르크의 머리를 손질했다. 긴 머리카락을 빗질하며 하나로 묶어주었다. 광산에 있을 때에는 광산의 그 빈곤한 식사를 하던 그 시절에도 라르크의 머리카락은 아름다웠지만, 지금은 푸석푸석하고 윤기가 없으며, 가지가 많아서 생명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금방 다시 돌아온다.)

　장식용 끈으로 묶어놓자, 어느 정도는 볼만하게 되었다.

"...... 미안. 머리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으니까. 치료하러 왔던 리비에라 씨는 나한테 '꾸며라', '머리는 여자의 생명이다'라고 잔뜩 말했지만 말이야."

　침대에서 내려와 일어서려던 라르크는, 발이 휘청거리며 쓰러질뻔했다. 나는 팔로 그녀를 부축하며 말했다,

"라르크, 눈이 보일 때까지는 참아야지."
"......어? 자, 잠깐, 동생 군!?"

 

두 팔로 라르크를 들어 올렸다. 공주님 안아주기라는 것이다.

"바보야, 그만둬 이런 부끄러운 짓을."
"지금은 눈이 보이지 않지?　그럼 부끄러울 게 뭐 있겠어."
"그런 문제가 아니야!"

　라르크는 불평했지만, 내 품에서 벗어날 힘조차 없었다.

　계단을 내려가자 식당에 있던 일행들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휴휴~ 좋은데, 이렇게 보니 아가씨도 제대로 여자애구만."
"스카우트, 나중에 보자."
"그런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아가씨도 회복이 되었구나."

　휘파람 소리와 박수를 받으며, 우리는 숙소를 떠났다.

　그럼ㅡㅡ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