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부 194화 즐거운 새끼돼지부의 느긋한 활동 풍경(1)

 

"오랜만입니다, 호크 군. 한동안 못 뵌 동안 꽤나 멋진 ......이 되셨네요."

"인사 늦게 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래도 내부는 꽤나 훌륭해졌는데요, 저 스스로 말하는 것도 민망하지만."

"글쎄요, 그렇습니까. 후후, 호크 군의 소문은 선생님들한테도 전해지고 있어요."

"어차피 별거 아닌 소문인 것 같아서 부끄러운 일이지만요. 그리고 일단 제국의 유학생, 포크 피카타라는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으니 그 점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어머머, 알겠습니다. 선생님도 어른들의 사정에는 익숙하니까 안심하세요."

"하하하! 역시 '그' 대학원을 졸업한 만큼 확실하군요!"

"그래요. 재학 당시에는 거의 지겨울 정도였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좋은 경험이 되었네요."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입부를 하게 되었고, 새끼돼지부 활동이 시작되고 나서야, 아니, 내가 모르는 사이에 알아서 시작한 곳에 뒤늦게 합류하게 된 동아리 고문은 그리웠던 민트 선생님이었다. 민트 선생님은 1학년 B반의 담임이기도 하니까, 반 군이 부탁을 하러 가는 상대로는 적절하겠지.

"그럼 여러분, 하교 시간까지 동아리실 열쇠를 교무실로 반납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생님은 교무실에 있으니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보고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부장인 피클스 님께 열쇠를 건네고서, 민트 선생님은 일찍 퇴근해 버렸다. 교사는 여름방학 따위는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바쁜 직업인 것 같다. 만약 꼬마돼지부가 '합숙하자! 라고 하면 휴일에도 아랑곳없이 쫓겨나는 거고,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힘든 직업인 것 같아, 학교 선생님은.

 전생에는 문제로 삼아본 적이 없었는데, 이 세상에서 십 년 넘게 살면서 어느덧 한 회사의 사장까지 하게 되니 여러 가지가 눈에 보이는 것도 많다. 그런데도 이렇게 가끔씩 마치 기억을 되살리는 것처럼 또다시 고등학교 1학년을 하고 있다니, 왠지 굉장히 묘한 느낌이다.

 그래도 민트 선생님에 메아리 이스 같은 왠지 모르게 그리운 얼굴들이 모여 있으니, 동창회 같은 기분이 든다. 아니, 고등학생이 무슨 말 하는 건지 모르겠다. 참고로 써니는 로사 님이 초대했는데 거절했다고 한다. 아무튼 남작가의 미래 부인으로서 상당히 바쁘게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한다. 투기 대회에서 만났을 때의 배짱과 활력 넘치는 모습을 보면, 뭐, 그녀라면 괜찮을 것 같다.

 체리오 군과는 사이가 좋다고나 할까, 그보다 완전히 써니에게 잡혀사는 것 같고, 메아리 이스 사건으로 써니에게 완전히 약점을 잡힌 차기 남작님은 A조에서 조용히 지내고 있다고 하는데, 눈에 띄는 파란이 없다면 그 정도로 괜찮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호크 군, 바스코다가마 왕국에서는 꽤나 난동을 부렸다고 하던데?"

"외교 문제인 줄 알고 주재 대사가 외무대신에게 급히 연락을 취해 왔을 때는 깜짝 놀랐어."

"국방대신의 딸 문제에 관해서는 완전히 저는 휘말렸을 뿐이라구요."

 새끼돼지부에 배정된 부실은 문화계의 건물 한 구석에 있는 작은 방이다. 그래도 방과 후 모여서 놀기에는 충분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한동안 사용하지 않아 처음엔 청소부터 시작해야 했지만, 그 부분은 모두들 빠르게 정리해줬다고 한다.

 비치된 긴 책상과 의자 외에도 찻잎 통과 주전자, 찻잔 등 사람들이 게으름을 피우기 위해 가져온 사적인 물건들이 한가득 놓여 있어 분위기가 제법 살아있다. 세면대가 없어서 물을 마실 때는 복도에 있는 조금 떨어진 수돗가까지 가야 하지만, 그래도 충분할 것 같다.

 학생들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명목으로 피클스 왕자님의 경호원들이 문 밖과 창문 밖에서 경비를 서고 있기 때문에, 로사 님께서 직접 끓여주신 홍차와 내가 가져온 우리 집 주방장의 구운 과자로 우아한 방과 후 다과회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