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5부-16 소녀가 본 유성(1)
    2023년 03월 09일 22시 02분 4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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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가하라 유이가 태어난 곳은 기억에도 기록에도 남아있지 않다.

     부모를 알 수 없고, 친척도 전혀 찾을 수 없는, 말 그대로 천애고아다.

     철이 들 무렵에는 이미 고아원에서 살게 되었다. 어느 추웠던 날 고아원 문 앞에 상자가 놓여 있었는데, 그 안에 들어있던 것이 유이였다고 한다.

     이름은 상자 안에 남겨진 종이에 적혀 있었다. 한 직원은 머리카락과 눈 색깔, 그리고 이름으로 보아 극동지방의 혈통이 들어있지 않겠느냐고 추측했다. 어리석게도 그 추측은 다른 아이들에게 전달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우리와 다르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그녀를 동료로 인정하지 않게 되었다. 유이는 사람처럼 외로움을 많이 타는 아이였지만, 그보다 더 참을성 있는 성격이라 혼자서도 잘 견딜 수 있었다.

     


     겁이 많았던 그녀는 자주 괴롭힘의 대상이 되곤 했는데, 많이 얻어맞았으며 던진 물건에 맞을 때마다 울면서 고통을 참았다.

     하지만 결코 상대를 비난하지 않았다. 무서웠기 때문이 아니었다. 고아원 직원들은 폭력적인 체벌을 하는 나쁜 버릇이 있었다.

     직원들은 정의라는 꼬리표를 가슴에 달고 있었다. 장난을 치거나 규칙을 지키지 않는 아이들에게 정당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진심으로 믿었다. 찬물을 끼얹고, 옷을 벗기고, 뺨이 빨갛게 부어오를 때까지 때렸다. 일상적인 일이었다. 그런 벌은 제동이 걸리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다.

     유이는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들이 그런 끔찍한 일을 당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처음 보는 어른 몇 명이 찾아왔다.

     유이가 이곳에 맡겨진 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직원은 난색을 표했다. 고아들의 숫자가 많아서 일정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여기서 놓아주기에는 아깝다.

     하지만 나중에 온 고아원 원장은 찾아온 어른들과 함께 안방으로 가더니 불과 수십 분 만에 유이를 데려가겠다고 사인을 하고 있었다. 직원은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이도 저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 평소 같았으면 스토브가 새로 구입될 수도 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당시 지원금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원장이 그런 행위에 손을 대고 있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린 유이가 그 사정을 알 리가 없다.

     그녀는 단순히 이런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그날 하루 동안 적은 짐을 정리한 유이는 생일 선물로 받은 유일한 보물인 곰 인형을 어리고 착한 아이에게 건네고, 온화한 미소를 짓는 어른들과 함께 마차에 올라탔다.

     
     그날부터 유이는, 지옥의 도가니에 던져지게 되었다.

     

     

     

     

    "왜 그러시죠 형님?"
    "음, 아, 아니 ...... 조금 ......"

     아서 왕의 위엄을 상징하는 왕도 중앙에 우뚝 솟은 왕성.

     하인차라투스 왕국의 왕성이 고층 빌딩처럼 솟은 마천루라면, 이곳의 왕성은 주탑을 중심으로 각 부서를 배치한 표준적이고 기능적인 거성이다.

     그중에서도 셋째 왕자 그렌이 관장하는 심문부 문서보관실.

     먼지가 자욱한 그곳에서, 예복을 벗고 간소한 셔츠 차림의 제2왕자 루드거가 서류를 뒤지고 있었다.

     


    "그 서류는 그 ...... 아니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확인할 필요가 있을지요?"
    "그럴 필요는 없다. 하지만 무시하기엔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들어서."


     루드거가 확인하고 있는 서류.

     그것은 한때 왕국에 만연했던 불법 인신매매 조직에 관한 조사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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