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장 79 용과 오니, 제물과 잘못(4)
    2023년 03월 09일 14시 58분 3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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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내가 관리하는 세계의 몬스터들은 흉폭하게 진화해 8개의 거대종을 만들어 냈음에도 잘 통제되지 않았다. 그 몬스터들도 찾아올 것이다.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많은 희생을 치르게 될 것인데. ...... 그것은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 저쪽의 몬스터가 오면 이쪽의 주민들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
    결국,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면 하고 싶지 않다는 표정이로군."
    "......
    그건 당연하죠. 누구라도 희생의 당사자가 되고 싶지 않잖아요."
    "
    가만히 놔둬도 세상은 망할 텐데?"
    "
    막을 수는 없나요? 예를 들어, 천부주옥의 편향성을 개선한다던가 ......"
    "
    네가 별 다섯 개, 여섯 개짜리 천부주를 부수고 돌아다닐 셈이냐?"
    "............"

     불가능해.

     별 6개의 천부주옥은 국보보다 더 귀한 물건이다.

     그걸 '세상이 무너질 것 같으니 부수게 해달라'고 해도 들어주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힘으로 할 수밖에 없다.

    "
    세상이 멸망한다는 것은 ......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는 건가요?"
    "
    호오. 스스로 붕괴되기를 원하나?"
    "
    아뇨, 그 ...... 다양한 가능성을 알고 싶다고나 할까."
    "
    간단한 일이다."

     현자께서 말씀하셨다.

    "
    모든 생물의 생명활동이 강제적으로 정지된다. 그리고 무로 돌아간다. 나와 환상귀인은 남아있을지도 모르지만, 확증은 없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절박한 내용이었다.

    "...... 
    타임 리미트라는 게 얼마나 남았나요?"

     환상귀인은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고 말했다.

    "
    내일일 수도 있고, 내년일 수도 있고, 100년 후일 수도 있다. 세계라는 것은 다양한 요소들이 순환하면서 구성되는데, 나의 세계는 지금 여러 지점에서 정체를 일으키고 있지. 가장 큰 문제는 성수인의 귀현의 피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
    그런 ......"

     그때, 크루반 성왕국의 '천부주옥 수여식'에서의 일이 이렇게 큰 영향을 끼쳤을 줄이야.

    "
    붉은 균열은 ...... 붉은 균열로 두 세계가 이어진 일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
    나는 그걸로 몇몇 막힌 곳을 뚫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
    "
    그건 규정 밖의 것이다. 나는 오히려 붕괴를 가속화시킨다고 느꼈다."

     두 노인의 의견은 정반대였다.

     그래서 중재자는 균열을 통해 침입하려 했고, 용들은 균열을 막으려 했던 것일까.

    "
    나와 용의 의견이 일치하는 부분은 적지만 ...... 그 일치하고 있는 부분은 확실히 일어난다 생각하고 있지. 네 제안대로 천부주옥을 깨뜨려서 편향성을 바로잡는 것도 좋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데에 의견이 일치하고 있는 게다."
    "............"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뜻인가?

    "......
    많은 몬스터가 나타날 것이라는 경종을 울리고, 각국에서 전투 준비를 서두르게 하여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동맹을 파기한다 ......"

     말하고 보니, 너무 어려움이 느껴져서 구역질까지 났다.

    "
    왜 ...... 저입니까? 왜 제가 그런 일을 해야 하나요? 무리라구요 ...... 할 수 있을 리가 없어요."

     아무도 없으면 울고 싶을 정도였다.

     나는 이런 말을 들으러 온 게 아니다.

     나는 그저 라르크의 몸을 낫게 해주고 싶었을 뿐인데.

     단 하나뿐인 누나의 건강을 기원하는 것이 그렇게 나쁜 일인가.

    "......
    어린 그대에게 너무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했구나. 괜찮다. 결정하지 않아도 좋다. 아까 환상귀인이 말했듯이, 이 세상은 아직 더 버틸 수 있을지도 몰라."
    "
    용이여, 너는 이 녀석에게 너무 너그러운 게 아니냐? 세상이 멸망해도 괜찮은 거냐? 애초에 이 녀석 정도의 힘이면 자기 동료의 목숨은 충분히 지킬 수 있을 텐데."
    "
    동료뿐만 아니라, 모르는 사람들의 목숨까지 상상할 수 있는 이 아이는 ...... 역시 지금까지의 [재앙의 아이]와는 다른, 너무도 상냥한 아이라는 뜻. 됐다. 그대가 짊어질 필요는 없다."

     현자님의 손이 다가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주름진 손은 사람의 체온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깜짝 놀랄만큼 부드러움을 느끼게 하여... 나는 절대 이런 일로 울면 안 되겠다 싶어 이를 악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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