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1부 191화 폭풍 같은 원나잇(2)
    2023년 03월 08일 18시 22분 5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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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하나 있었다. 그녀에게는 많은 빚이 있었다. 다른 나라에서 벌어서 갚겠다는 것을 보면, 도피를 꾀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부터 그녀의 아파트에 들이닥친 빚쟁이들과 버질은 말다툼 끝에 주먹다짐을 벌이다가 순식간에 때려눕혀 버렸다고 한다. 그 비비라는 사람에게 파스트라미사의 연락처가 적힌 명함을 건네고서, 일시적으로 호텔 파리우드로 피신시켜 숨겨주기 위해 데리고 나갔다고 한다.

     뭐, 거기까지는 알겠다.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도중에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사채업자들이 몰려와서 버질은 죽이고 비비를 납치하려고 습격해 왔다는 것이다. 얼마나 나쁜 놈들한테 돈을 빌렸을까 싶었는데, 그 말이 맞았다. 다만 그 나쁜 놈의 방향이 조금 달랐지만 말이다.

    "간단히 말해서, 도련님이 싫어하는 치정싸움이라는 겁니다요."

     비비라는 여자는 예전에 파리시브 미술학교에 다닐 때, 파스텔라라는 룸메이트가 있었다. 천재적인 유화 재능을 가진 파스텔라는, 젊은 천재 소녀로 칭송받으며 화려한 예술의 도시에서 각광을 받으며 영광을 누리며 이 세상의 봄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런 화려하고 유쾌한 파스텔라는 왜인지 소박하고 검소하고 가난한 냄새가 나는 비비와는 매우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육체적 관계까지 가졌다는 모양이다.

     천재 화가로 명성을 얻고 유화 한 점으로 수백 금화를 벌게 된 파스텔라와, 재능이 있어도 팔리지 않는 가난한 학생으로 남아있던 비비. 하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사이좋게 지냈다. 파스텔라가 아무리 밤을 새우고, 남자와 놀고, 때로는 여자와 놀기를 화려하게 반복해도 마지막에는 반드시 비비의 빈민가 아파트로 돌아왔다고 한다.

     비비도 그런 파스텔라를 마음 한구석에서 미워하고 질투하면서도, 어린 천재 소녀로 칭송받고, 치켜세워지는 그녀가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을 좋아해준 것에 대한 뒤늦은 기쁨과 약간의 우월감 같은 것을 품고 있는, 정반대라고도 할 수 있는 두 소녀 화가의 학생 생활은 어딘가 비뚤어졌지만 충실한 삶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생활도 오래가지 못했다. 장난꾸러기였던 파스텔라가 진짜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상대는 파티에서 만난 비트 빈이라는 유명한 조각가였다. 잘생기고, 유머러스하고, 뛰어난 재능과 큰 끌과 상당한 명성을 가진 젊은 천재 조각가에게 파스텔라는 이미 푹 빠졌다. 비트도 그런 파스텔라에게 반해 두 사람은 순조롭게 교제를 시작했다.

     비극이 일어난 것은 그 비트가 '나의 가장 친한 친구야! 라고 파스텔라에게 소개받은 비비에게까지 관심을 주던 찰나였다.

    "뭐, 그 이상은 됐어. 대충 짐작했어."

    "그렇게 생각하지? 하지만 사실 조금 더 복잡한 사정이 있어."

     어느 날 밤 아파트에 찾아온 비트에게 강제로 습격당할 뻔한 비비는 죽기 살기로 저항하다 촛대로 그를 때려눕혔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명성과 자산을 가진 젊은 천재 조각가에게 폭행을 가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더군다나 상대는 육체적 관계까지 맺은 절친한 친구 파스텔라의 연인이었다.

     모든 것에 절망하고 방황하는 그녀 앞에 집에 돌아온 파스텔라가 나타난다. 모든 것이 다 끝났다. 그렇게 깨달은 비비에게 파스텔라가 제안한 말은 그녀에게 너무도 예상치 못한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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