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1부 190화 가자, 멋의 메카로(1)
    2023년 03월 07일 17시 34분 4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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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호크 골드입니다. 내리쬐는 강렬한 햇볕에 피부가 쭈글쭈글해져 데리야키나 차슈가 될 것 같은 여름이 한창. 나는 햇살을 반사해 반짝반짝 빛나는 삶은 달걀처럼 머리가 눈부시게 그을린 버질과 함께, 예술의 나라 파리시브에 왔다.

     대륙횡단철도 아즈 서니호를 타고 제국에서 며칠이면 도착할 수 있는 파리시브 왕국은, 햇볕이 강하지만 그늘에 들어가면 꽤나 살기 좋은 건조한 기후와 도시 곳곳에 넘쳐나는 예술이 특징인 예술의 나라다. 유행을 선도하는 이 나라에서는 패션, 건축, 가구, 회화, 그림, 노래, 춤, 연극, 소설 등 좌우를 막론하고 '아름다움'에 매료된 크리에이터들이 반짝반짝 빛나며 창작의욕을 불태우는, 창작자들의 성지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파리시브 왕국에 관해서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각국이 침략하지 않는다는 조약이 오래전부터 맺어졌다고 하며, 과거에는 어느 나라의 멍청한 왕족이 사적 소유를 위해 전쟁을 일으켰다가 네 개 정도의 나라에서 봉변을 당했다는 일화도 남아있다고 한다. 그 횡포의 의인화 같은 이그니스 폐하조차도 이 나라에는 어느 정도 존중을 하고 있다고 하면 그 특이성이 전해질까?

     게다가 '요리도 예술이다'라는 철학이 널리 퍼져 있는 듯, 파리시브 요리라고 하면 세계적으로도 맛있는 고급 요리로 유명하다. 브랜스턴 왕국이나 마마이트 제국에서 파리시브 요리의 레스토랑에 들어가려면 최소한 금화(만 엔)를 준비해야 할 정도로 가격이 비싸다.

    "호오! 이게 소문으로만 듣던 예술의 도시입니까요!"
    "압권이다~"

     역부터가 이미 대단하다. 일곱 빛깔로 빛나는 스테인드글라스로 화려하게 장식된 역사에는, '잘 모르겠지만 뭔가 대단한 것 같다'는 느낌의 조형물이 다수 배치되어 있고, 개찰구를 빠져나오자마자 역 앞 광장에 펼쳐진 벽화, 벽화, 벽화들. 독창적인 실루엣이 눈에 띄는 건물 벽면에는 낙서 ...... 실례, 예술이 빼놓지 않고 그려져 있는데, 검은색 일색의 어두운 것부터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한 색채를 듬뿍 담은 사이키델릭 한 것까지 다양하고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일단 더워서 역 앞 포장마차에서 파리시브 명물이라는 일곱 가지 색과 맛으로 물든 레인보우 젤라토를 사서, 버질과 둘이서 엉뚱하게 아방가르드한 모양의 와인레드 벤치에 앉아 달달한 맛을 음미하고 있자니 어디선가 피아노와 바이올린 소리, 소녀의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노래 소리 등이 들려오자 왠지 감기에 걸렸을 때의 백일몽 속으로 빠져든 것 같다.

    "...... 이거, 별로 맛있지 않습니다요. 일곱 가지 맛이 입안에서 엉망진창으로 싸우고 있는데, 마치 계핏가루를 뿌린 수박을 먹으면서 딸기잼과 마멀레이드 넣은 코코아를 마시는 것 같습니다요."

    "뭔지 알겠어. 뭔가, 겉모습뿐만 아니라 맛에도 좀 더 신경을 썼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얼마 전 너무 더워서 옷 입고 있을 수 있겠어? 라며 쟈파존에서 일부러 장인을 불러서 만든 옅은 노란색 여름옷에 눈신발이라는, '판타지 요소는 어디 있냐??' 라고 묻고 싶을 정도로 스님 스타일을 한 채 젤라토를 먹고 있는 버질과 내가 이 나라를 찾은 이유는, 파스트라미 사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트레이딩 카드 게임, DoH(듀얼리스트 온 하이스테이지)의 새로운 화가를 찾기 위함이다.

     현재 우리 회사에는 총 6명의 엄선된 일러스트레이션 팀이 존재하는데, 팀장 여성과 팀원 남성이 결혼을 하면서 둘 다 출산 휴가를 가게 되어서, 인력 충원도 겸해서 팀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는 신예 작가를 발굴하자! 라는 생각으로 관광 삼아 놀러 온 것이다. 회사 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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