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부 178화 별을 마셔버리는 것(2)

 촉수에서 벗어난 폐하의 기체도 적의 체표면을 고속으로 비행하면서 즉시 융단폭격을 시작하며 점점 적의 체적을 줄여나갔다. 하지만 아무리 몸을 깎아도 다른 부분이 새롭게 얇고 평평하게 뻗어 나와 깎아낸 부분을 막아버린다. 정말 슬라임과 싸우고 있는 것 같다.

"주포 재충전 완료. 알파, 브라보 양 기종에 신속한 이탈 명령 통보."

"발사 타이밍은 셰리에게 일임한다! 적당한 때 쏴! 이탈하겠습니다, 폐하!

 

"라져."

"좋았! 코스가 마련되었다!!! 마음껏 디저트를 먹어라!!!"

 적의 몸체 표면을 미끄러지듯 날아다니던 폐하의 기체가 최대한 깨끗한 핵폭격을 우주마수의 몸체에 박아 넣고, 연쇄적 대폭발 폭발을 이용해 급상승하며 그대로 사선에서 벗어난다. 싫어하는 듯 머리처럼 생긴 부분을 좌우로 크게 흔들며, 스타드링커가 난동을 부린다.

"우오!"

"호크!"

"안 돼!"

"주포, 발사합니다!"

폐하를 따라 나도 급속 이탈을 시도한 직후, 애틱워커 1호기의 꼬리가 촉수에 얽히기 직전.

 그때까지 둥글둥글하던 촉수 끝이 갑자기 날카로운 창처럼 뾰족하게 뾰족해져 돌진해 왔기 때문에, 회피에 실패하여 꼬리를 뚫고 꼬챙이에 찔려버린다. 이대로라면 조종석까지 위험해! '라고 생각하기 전에 탈출 장치가 작동해 내가 탄 조종석이 그대로 탈출 포드가 되어 초고속으로 우주로 사출 되었다. 아마 셰리 알파가 도와준 것 같다.

"굿럭, 마스터"

"알파-!!!"

 빅투르유호의 주포에서 발사되어 2호기 증폭장치의 지원을 받은 극초음속 레이저가 스타드링커의 몸통 절반 이상을 날려버리기 직전, 나는 내 기체가 파트너와 함께 끝이 뾰족한 촉수에 꼬챙이에 찔리면서 자폭하는 것을 확실히 이 눈으로 보았다. 그리고 강렬한 섬광과 엄청난 흔들림에 눈을 감았다.

"적의 생체 반응, 확인!"

"이건!"

"거짓말이지! 아직 살아있냐고!?"

"이대로는 도련님이!!!"

"크윽!!! 지금 간다 호크!!!"

 처음의 30% 정도 크기까지 작아진 외계 생명체 스타드링커. 하지만 α와 1호기의 자폭을 받고도 여전히 우주공간을 기어 다니며 꿈틀거리는, 너무도 집요한 미지의 우주 마수.

"젠장!"

 비상탈출장치로 사출된 나로서는 싸울 방법이 없다. 이그니스 폐하가 열심히 이쪽으로 오려고 애쓰고 있지만, 다가오는 스타드링커에 비하면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빅투르유호의 주포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부포의 사격이 즉각적으로 퍼부어지지만 내가 타고 있는 탈출 포드를 향해 다가오는 창처럼 뾰족하게 뾰족한 촉수를 쏘아내지 못한다.

"이런 곳에서 죽을까보냐아아아아!!!"

 나는 아직 살아 있고 싶어!!! 지구에는 가족과 친구들이 남아있어! 모두와 함께 앞으로도 살아가고 싶어!!! 그래서 너 따위에게 죽어주지도 않을 거고, 지구를 멸망시키지도 않을 거야!!! 절대로!!!

 최대한 살려는 의지, 지키려는 의지를 담아 마력장벽을 전개한다. 내 몸의 수십 배는 될 것 같은 거창한 창 열두 개, 스무 개 앞에서 그런 작은 것은 무력할지도 모른다. 사탕을 깨뜨리는 것처럼 바삭바삭하게 부서져 죽을지도 모른다. 아니, 안 죽는다! 나는 죽지 않는다! 마법이란 이미지를 구현하는 힘이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다! 내가 그렇게 진심으로 믿는다면, 마법은 반드시 응답해 줄 것이다!

 처음에 그렇게 가르쳐 주신 건 스승님이었지?

"호크으으으으으!!!"

 그리고 나는 보았다. 은하계 전체를 비추는 듯한 황금색 빛. 빅투르유호에서 발산된 그것이 거대한 용의 형상이 되어 내가 타고 있는 탈출 포드에 다가온 창 모양의 촉수가 황금빛 광채에 삼켜지는 것을. 그리고 너무 눈부신 광채와 물리적 충격에 휩쓸려, 옆머리를 조종석 시트에 부딪힌 나는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