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가야 해"
옥상을 걷어차고 하늘로 몸을 던졌다. [바람 마법]으로 가속하고, [불마법]으로 상승하며 옥상을 차례로 뛰어넘는다. 단거리라면 '순보'도 사용할 수 있었지만, 아직 익숙하지 않아 체력 소모가 심하다.
'와!!!!' 하는 외침이 귓가에 들려왔다.
마법을 쏘아 올린 종언의 송곳니는, 아직 마력의 갑옷을 입지 않은 채로 뛰어다니며 짓밟으려 하고 있다.
그곳에 거대한 쇠뇌궁을 든 부대가 나타났다. 키스그란 연맹의 병사들인 듯한데, 3명이 당기는 활에는 마치 단창 같은 화살이 꽂혀 있다. 그것들이 발사되자 땅에만 신경을 쓰고 있던 종언의 송곳니 왼쪽 측면에 차례로 꽂힌다.
[그르르르오오오]
다음으로 나타난 것은 낯익은 옅은 푸른색, 여기서는 성수색의 마력을 발산하는 전 성왕 그렌지드 님이었다. 화살에 의해 발이 멈춘 종언의 송곳니에 다가가자 그 왼쪽 앞발에, 이미 상처를 입은 그 다리에 창을 깊숙이 꽂았다.
오른쪽 측면에서도 움직임이 있었다. 광천기사 왕국의 기사들이 일제히 돌격한다. 선두를 달리는 것은 유난히 덩치가 큰 기사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큰 검을 들고 있다.
하지만 그때는 종언의 송곳니도 반격에 나서려 하고 있었다.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포효를 하려고 한 것이다. 일시적으로라도 사람들을 쫓아내려면, 광범위로 압박할 수 있는 포효가 유효하다.
"저건 ......"
그러나 발산되지 않았다.
숨을 들이마시려는 종언의 송곳니를 향해 발사된 가죽 가방을 나는 목격하고 있었다. 그것은 종언송곳니 입에 걸리자 '펑'하고 터져 먼지를 뿌렸다.
포효 대신 종언의 송곳니는 재채기를 하고 침을 흘리며 눈물을 흘렸다.
"미미노 씨다!"
저런 약을 전선에 투입할 수 있는 사람은 미미노 씨일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미미노 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방향적으로 광천기사 왕국의 군대에 섞여 있는 것 같았다.
이 와중에 선두의 거대한 기사가 돌진해 와서는, 무려 종언송곳니의 왼쪽 앞다리를 베어버렸다. 와아아아아아!" 유난히 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대단해, 대단해!)
키스랑 연맹, 클루반 성왕국, 광천기사 왕국 세 나라가 공동으로 전선에 나선 일은 역사를 통틀어 봐도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 전쟁의 프로들은 서로 호흡으로 전황을 읽어내고, 최선을 다해 싸운다.
남다른 재능이라든가, 별이 많은 천부라던가 하는 것들이 큰 영향을 미치는 이 세상에서도, 사람들이 모이면 그것은 분명한 힘이 된다.
나도 그들의 힘이 되고 싶다.
"간다!"
종언의 송곳니까지의 거리는 500미터 정도. 높은 건물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고, 나는 마지막 옥상에서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크루반 성왕국의 성왕기사들의 머리 위를 날며 단숨에 종언의 송곳니를 향해 다가간다.
시야를 잃은 종언의 송곳니는 짜증이 난 듯 주변을 휘젓고 다녔다. 베인 왼쪽 앞발은 그대로 떠 있는 채로.
"너희들! 지금이다, 끝장내버려!"
꽂힌 창을 빼앗겨 손 쓸 수 없게 된 그렌지드 님이 외쳤다.
그러자 종언의 송곳니는 빙글빙글 돌아서더니,
"성왕폐하아아아! 도망치십시오!"
"꼬리입니다!"
성왕기사들이 외친다.
종언의 송곳니는 몸을 뒤로 돌리며, 비스듬히, 마침 거기 있던 그렌지드 님을 향해 꼬리를 휘두른 것이다.
"어ㅡㅡ?"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거대한 꼬리는 그 자체로 흉악한 무기다.
미처 깨닫지 못하고 뒤돌아본 그렌지드 님이 피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했다.
"ㅡㅡ그렇게는 안 돼."
그 앞으로 미끄러져 들어간 나는 오른손에【화염마법】5개, 왼손에【바람마법】5개를 발동시켰다.
거기다가 압축해서 파괴력을 높인 버전이다.
"『폭염 회오리』!!!"
기존에 사용하던 '화염 회오리'의 개량 버전.
발동한 마법이 꼬리와 정면으로 충돌해 대폭발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