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장 5(1)
    2023년 02월 28일 15시 28분 4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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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다행입니다요~, 도련니임~, 흑흑~"

     싸움하지 말고 나가라며 길드 안쪽에서 큰 남자가 소리쳐서, 제리 씨는 뒷골목 길가에 앉은 채 눈물과 콧물로 젖은 얼굴을 내게 문질러대고 있다. 내 망토는 더욱 더러워졌다.
     아이언 클로를 했기 때문에 제리 씨의 얼굴에는 다섯 손가락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지만, 그 고통보다 기쁨이 더 컸다 ...... 역시 나도 기뻤기 때문이다.
     조금은 코끝이 찡했다.

    "제리 씨, 알려주세요. 왜 당신이 이런 곳에 있어요?"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니 콧물이 주욱 쏟아져 나왔다. 다 큰 어른이 이런 표정을 짓고 있다니....... .......

    "저, 저는 도련님이 살아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는 마도구가 생기기 전까지는 레프에 있었습니다요........"

     제리 씨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살아있는지 확인하는 마도구를 만들어낸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만약을 대비해 레프 마도 제국에 입국할 때 받은 팔찌를 남겨두길 정말 잘했다.
     제리 씨는 내가 살아있다는 걸 알자,

     "끈질긴 도련님은 어떻게든 돌아올 거라고 생각해서."

     라는 불필요한 형용사를 붙이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했다고 한다.
     붉은 균열은 '레드게이트'라고 불렸고, 지금은 '검은 공적'인 라르크가 활약하며 전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결정적 타격을 입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은의 천칭' 사람들은 '구정의 미궁' 재조사에 협력하고 있었고, 라=피차의 장치가 두 세계를 연결했다면 그 장치를 분석하면 연결된 구멍을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확실히 그럴 것 같다.)

     나도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었다면 같은 일을 했을 것 같다.
     다만 지금의 나에게는 [이계맹약]이 있다.
     이를 통해 보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
     지금 이것을 이렇게 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는 없지만, [이계맹약]을 사용하면 다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 그런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라르크가 걱정이었다.

    "저기, 제리 씨. '검은 공적'의 상태는 어때요? 건강해 보였나요?"
    "건강하다굽쇼? ...... 아니, 좀 모르겠는뎁쇼. 아~ 거의 본 적이 없었을 정도라서. 전투에서 돌아오면 제국이 소중히 대하고 마니까요."
     "그 ......런가요."

     마치 무기 같다고 생각했다.
     끔찍한 대우를 받지 않은 것 같고, 라르크 덕분에 전선이 유지되고 있다면 그녀는 오히려 영웅일 것이다.
     하지만 ...... 심히 불안했다.
     별 6개라는 【영왕마검술】의 힘을 나는 목격하고 있다.
     갓 얻은 소녀가 큰 어른을 베고, 심지어 이 세계의 중재자 역할을 하는 용까지 베었다.
     라르크는 마법을 쓸 수 없을 텐데, 마력이 아닌 다른 ...... 힘을 소모하고 있을 게 분명하다.

    "...... 도련님, 무슨 일입니까요? 모처럼 저랑 재회했는데 슬픈 표정을 짓고는."
    "아, 아니, 제리 씨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어요. ......에서, 그래서 제리 씨는 어떻게 성왕도에 오게 된 거죠?"
    "아~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른 모험가들을 모으는 것뿐이라서......."

     제리 씨의 말에 따르면 레프 마도 제국은 국고를 개방하고 막대한 보상을 걸고 모험가들까지 끌어모으고 있다고 한다. 전투력뿐만 아니라 대량의 병사들이 주둔하고 있기 때문에 식량 수송도 필요하다. 그러려면 당연히 호위대가 따라오는 것이고, 호위 비용도 제국이 부담하고 있다 - 그 정보를 흘리는 것이 제리 씨의 일이었다.
     모험가들은 돈에 눈이 먼 만큼 의심이 많고, 특히 '비밀주의였던 제국이 돈을 낸다'는 말을 들으면 눈썹을 치켜세운다.
     그래서 제리 씨는 제국의 현황을 알려주고 다닌다고 한다.
     생생한 정보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모험가뿐만 아니라 길드에게도 반가웠던 모양인데, 이제 제리 씨는 길드 통행증 여권을 받아 모든 교통수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다들 싸우고 있구나)

     최전선에 있는 라르크는 물론 '은의 천칭'의 모든 사람, 그리고 제리 씨도 마찬가지다.

     "가죠ㅡㅡ제리 씨. 붉은 균열을 닫으러!"

     나는 주먹을 불끈 쥐며 일어섰다.

    "어, 어, 도련님? 닫는다굽쇼? 도련님~!"

     걸어가는 내 뒤에서 제리 씨가 목소리를 높인다.

    "오늘의 마차는 끊겼습니다요~!"

     ...... 그러고 보니 그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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