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장 4
    2023년 02월 28일 15시 09분 2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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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도비행선을 타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정말 이걸 타도 괜찮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좁았다.
     네모난 돌고래 모양인 이 배는 컨테이너 4개를 붙인 정도의 크기로, 그 공간 대부분에 화물을 싣고 있다.
     사람은 덤이고 주인공은 화물인 셈이다.
     변경백령은 분명 희귀한 몬스터와 식물의 산지이며, 모험가들이 찾아낸 그것들은 모험가 길드가 잠시 보관했다가 성왕도로 가져가 현금으로 환전한다고 한다.
     현금은 성왕도의 모험가 길드에 쌓이기 때문에 변방백령에서 벌어들인 모험가들은 어음을 가지고 성왕도로 귀환하게 된다.
     즉, 변방백령에는 돈이 떨어지지 않는다.

     ㅡㅡ화폐는 무게가 많아서 비행선에 실을 수 없으니까요.

     라고 말하는 미라 님에게,

     ㅡㅡ한 달에 두 번씩이나 비행선이 오가는데 못 옮길 리가 없지 않잖아요?
     ㅡㅡ모험가 길드에 제안한 적도 있지만, 길드도 여기는 '지부'이기 때문에 성왕도에 있는 '본부'보다 힘에서 열세라 .......
     ㅡㅡ길드가 안 되면 변방백 자신이 직접 하면 되잖아요?
     ㅡㅡ그게, 우리 쪽에는 돈도 별로 없고 ...... 있어도 재해나 몬스터로 인해 황폐해진 영지 내 마을들에 쓰게 되어서요.

     이미 변경백 가문의 재정에 관여하고 있는 미라님의 한숨은 역시나 깊다.
     그래도 변경백이 하는 일은 그야말로 귀족이었다.

     ㅡㅡ그럼 마도 엔진에 사용하는 연료는 어떻습니까?
     ㅡㅡ연료 ......?
     ㅡㅡ마석이나 마력이 깃든 촉매제인 것 같은데, 그것들은 성왕도에서의 보급으로 왕복하는 거죠?

     바로 알아보니, 연료는 성왕도에서 왕복 분량을 싣고 온다고 한다. 꽤 많은 양이다.
     이걸 변방백령에서 보충하도록 하면 짐이 가벼워진다. 그만큼 화물을 더 실을 수 있고, 혹은 가벼워진 만큼 연비를 향상시킬 수도 있다. 변방백령에서도 마석을 팔 수 있다.
     성왕도에서는 변방백령에는 없는 곡물이나 소금과 같은 '저렴하지만 무거운' 물건이 운반된다. 하지만 그것들은 성왕도에서 사면 비싸고, 옆 영지에서 사면 싸다.

     ㅡㅡ하지만 성왕도에서 사지 않으면 마도비행선이 날아오지 않잖아요.
     ㅡㅡ무슨 말씀이시죠? 변방백령의 희귀한 재료를 원하는 건 성왕도라구요. 이곳은 '비행선을 띄워주고 있는' 거죠.
     ㅡㅡ맞아요.
     ㅡㅡ곡식은 인근에서 사도록 하세요. 성왕도에서 날아오는 것은 빈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어차피 돈이 돌기 시작하면 원하는 물건이 나오기 때문에 그때를 위해 공간은 남겨둬야 해요.

     인간의 생각이라는 것은 무서운 것이어서, '예전부터 그렇게 정해져 있는' 것이 많으면 그 모든 것에 대해 "이게 정말 그럴까?"라고 생각하게 된다. 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렵다. 어느새 '전제 지식'이 여러 개 있고, 그 '전제 지식'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나는 미라 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변방백령에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냈다.
     뭐, 그렇게 하면서 변방백의 가신 여러분과 '겨루기'이라는 이름의 '모의전'을 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참고로 방금 전의 모든 대화를 나는 연병장에서 많은 병사들에게 둘러싸여 싸우면서, 미라님은 연병장으로 테이블과 서류를 가져와서 그것을 살펴보면서 진행했다.
    '모의전'의 마지막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라고 변방백 각하 본인이 등장했지만, 병상에서 나온 부인한테 "여보"라며 제지당해 슬그머니 물러났다.
     부인의 병에 대해서도 [삼라만상]에서 보자 한바탕 소동이 있었지만, 그것까지 이야기하자면 길어진다.
     그렇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밀도 높은 이틀을 보내고, 나는 배웅하는 모두에게 손을 크게 흔들며 변경백령을 떠났다. 상처투성이의 가신들은 '꼭 다시 와라', '다음엔 꼭 이기겠다', '다크엘프 놈들이 오는 게 기다려진다'면서 난리법석을 떨었지만, 미안, 노크 씨.......뒷일은 맡깁니다.......
     마도비행선 화물칸의 한 구석에서 담요를 뒤집어쓰고 잠이 들었고, 어느새 성왕도에 도착해 있었다. 와우, 하루 종일 잠을 자고 있었어.

    "우와! 누구야! 너, 혼자서 들어가면 안 돼!"
    "아, 아니, ...... 음, 여기는?"
    "성왕도의 발착장이다!"

     성왕도 측 짐꾼에게, 나는 내 신분을 설명하고는 배에서 내렸다. '편안한 하늘 여행'이라고 하면 확실히 그렇긴 하지만. 처음 타는 이세계 비행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다니 .......
     나는 오랜만에 성왕도를 구경했다.

    "...... 감상에 젖기 전에"

     어쨌든 화장실에 가고 싶다.




     성왕도에서 레프 마도제국 방면으로 가는 비행선은 없었으며, 애초에 비행선은 귀중품이라 변방백령으로 날아가는 것이 너무 특별할 정도였다. 그만큼 변방백령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가 귀한 것이겠지.
     후련해진 나는 바로 제국행 마차를 타려고 했지만, 오늘 편은 이미 출발한 상태였다.

    "ㅡㅡ레프 쪽은 어떻게 된 거지?"
    "ㅡㅡ글쎄, 일진일퇴라고 하는데......."
    "ㅡㅡ성왕 폐하께서 가셨지?"
    "ㅡㅡ전 성왕, 이라고. 뭐, 지금의 폐하는 좋든 나쁘든 평범하니까........ ......"

     그런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나는 제국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성왕도의 모험가 길드로 향했다.
     이곳의 모험가 길드에는 여러 번 왔지만, 정작 내가 모험가로서 이용한 적은 없었다. 단단한 석조 건물, 왠지 모르게 철창이 달린 창문, 영업시간 내내 열려 있는 두툼하고 거대한 문을 보고 있자니 마치 몇 년 동안 이곳에 온 적이 없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야, 꼬마야. 입구에 서 있으면 안 돼."
    "아, 죄송합니다."

     내가 서둘러 옆으로 비켜서자, "여기서 밥을 빌어먹으려 해도, 쫀쫀한 놈들만 있으니 그만해라."라는 말이 내려왔다. 어? 하고 생각하니 깔끔하게 차려입은 키가 큰 모험가가 안으로 들어간다.
     한참을 생각하다가 이해했다.
     많이 더러워지고, 옷자락이 너덜너덜해진 후드 망토를 입고 있는 나는 어떻게 보면 부랑아라고 할 수 있겠다.
     변경백령에서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외모를 신경 쓰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지만, 이곳은 성왕도다. 주위를 둘러보니 늦여름 하늘 아래 모두들 깔끔한 셔츠와 원피스를 입고 있어 나만 계절까지 뒤쳐진 것 같았다.

    "...... 뭐, 어쩔 수 없지."

     옷을 고를 여유도 없이 나는 모험가 길드에 들어갔는데, 그런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더 큰 놀라움이었다.
     들려온 것은 옆에 딸려있는 술집에서 들려오는 박수갈채였다.
     중앙에 있는 것은 기타도 아닌 류트 같은 현악기를 튕기며 노래하는 음유시인이다.

     [거룩한 푸른 왕의 대, 위대하신 나의 성왕도여.
     먹구름이 드리우고 나타난 재앙은
     지옥에서 오는 큰 뱀이여.
     용맹한 검객도 삼키고 먹어치우고 날뛰는구나!
     빛을 입고 검을 든 소년이
     휘두르는 검이여, 큰 뱀을
     부숴버리고 목숨을 끊어 성왕도에
     안녕을 가져다주마
     용사를 칭송하라, 그 이름은 레이지
     빛의 모험가, 그 이름은 레이지]

     나는 멍하니 그 자리에 몇 분 동안 서 있었다.

    "뭐야 이거 ......?"

     그때 나는 문득, 같은 파티 멤버인 단테스 씨와의 대화가 떠올랐다.

     ㅡㅡ마치 '동화 속 영웅의 괴물 토벌'처럼 느껴진다고.
     ㅡㅡ예?
     ㅡㅡ내가 다음 날 모험가 길드에 갔을 때 음유시인에게 이야기를 들었어. 그 녀석도 먼발치에서 현장을 보고 있었던 모양이야.
     ㅡㅡ음유시인? 왠지 굉장히 안 좋은 예감이 드는데요.
     ㅡㅡ네가 우로보로스를 쓰러뜨린 장면을 노래로 만들고 싶다고 열렬히 말했어.
     ㅡㅡ.............
     ㅡㅡ아니, 아니, 나는 거절했어. 내가 눈에 띄고 싶어서 모험가를 하는 것도 아니잖아? 하지만 너무 집요하고, '도시를 구한 영웅을 다들 알고 싶어합니다'라고 했으며, 그건 내가 아니라 다름 아닌 레이지의 이야기니까........
     ㅡㅡ그러니까 단테스는 레이지를 팔아서, 자기 얘기는 하지 말라고 당부했대. 자세한 내용을 알려줬어야지.

     단테스 씨이이이이이이! 원망할 겁니다!? 아뇨, 이미 원망하고 있으니까요!!
     이게! 이게 노래로 불려지고 있는 내용인가!
     뭐야 '빛의 모험가'라니! 그 빛은 논씨의【빛마법】이잖아! 나랑 상관없다니까!

    "최고였어. 오늘의 노래도"
    "아, ...... 그 큰 뱀이 난리 친 흔적 봤어? 대단했지, 그런 녀석이 이 모험가 길드에 있구나."
    "같은 모험가로서 자랑스럽다고."

     모험가들이 뭔가 착각하고 있어!
     나, 여기서 활동한 적 없는데! 편지를 보내 달라는 의뢰는 했었지만! 오히려 의뢰인 쪽!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정말 듣기 힘들어! 정보 수집하기 힘들다!)

     내가 진지하게 이대로 우회전해서 나가야 하는 게 아닌가, 아니, 그래도 레프의 정보는 알고 싶고 ...... 라고 머리를 긁적거리고 있을 때였다.

    "치치치, 그런 게 아닙니다요. '빛의 모험가 레이지 님'은
    "앙? 뭐냐고, 수인 아가씨."
    "이래뵈어도 나는 레이지 님과 여러 번 모험을 해봤으니까 ...... 그분이 어떤 분인지 더 잘 알고 있는 겁니다요."
    "어이어이, 진짜냐고?"
    "나, 들어본 적 있어. 확실히 '빛의 모험가'는 고양이 수인과 함께 행동했다고 하더라."
    "후후후, 그게 바로 접니다요."
    "진짜냐! 더 이야기를 들려줘!"
    "오, 듣고 싶습니까요? 괜찮긴 한데~ 한 사람당 은화 1닢씩 주십쇼."
    "하아! 돈을 내야 하는 거야?
    "그야, 그렇습죠. 그 '빛의 모험가' 님의 정보라니까 ...... 레이지 님이 밤마다 내 몸을 탐하면서 잠꼬대로 들려준 몬스터 토벌 이야기도 있습니다요!
    "...... 오, 그거 들어보고 싶은데."
    "그렇겠습죠! 그렇게 되면 은화 한 장이 싸게 느껴지는........"

     고양이 수인의 얼굴이 딱 멈췄다.

     "아, 아, 아 ......"
     "오랜만인데요, 『빛의 모험가 레이지 님』의 동료 제리 씨."

     나는 그녀의 얼굴을 꽉 움켜쥐었다. 아이언 클로 같은 그런 것이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

     술집에는 절규가 울려 퍼졌고, 건물 안은 물론 철창 너머 대로의 행인들까지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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