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장 70
    2023년 02월 28일 13시 22분 0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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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산의 중턱에 도착했을 때는 모두들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었다. 온몸이 땀에 흠뻑 젖어 닦지 않으면 눈에 땀이 맺힐 지경이었다.
     하지만 나는 산꼭대기에 있는 작은 건물에 눈이 꽂혔다.
     오두막이라고 하기엔 깔끔하게 지어졌지만, 신전이라고 하기엔 너무 작다.
     오랜 세월을 지나온 탓인지 건물 표면은 담쟁이넝쿨이 덮여 있어 입구의 절반이 막혀 있었다.
     하지만 담쟁이 넝쿨 사이로 어둠이 보이고, 그 사이로 가끔씩 밝은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 빛은 본 적이 있다.
     [앞세계]의 쿠르반 성왕국의 '일천제단'에서 천부주옥이 발생할 때 발산되는 빛이다.
     오두막집에는 분명 이 세계의 '일천제단'이 있는 게 틀림없다.

     "어, 어이, 저건 ...... 천부주옥이냐?"

     백인장의 목소리가 떨린다.
     풀로 뒤덮인 작은 산이지만 여기저기서 반짝반짝 빛나는 천부주옥이 떨어지고 있었다. 가을에 산에 들어가 밤을 줍는다고 해도 이보다 더 많이 떨어져 있는 것은 없을 것이다.

     (여기에 ...... [앞세계]로 가는 길이?)

     나는 [이계맹약]에서 확인했던 통로를 찾으려 했지만, 그 천부적인 재능을 잃은 지금은 꾸준히 찾을 수밖에 없었다. 삼라만상】에서 바꾸기에는 너무 위험하다.

     "우선 위쪽 오두막으로 가죠"

     내가 덤불 속으로 들어가자 양손 가득 별 한 두 개씩의 천부주를 든 백인장이 달려온다. 그러자 노크 씨가 말했다,

     "그런 건 두고 가."
     "하지만......."
     "어차피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다시 이곳을 지나가게 되니까"
     "그래 ......"

     납득했는지 천부주옥을 땅에 흩뿌려놓고 뒤따라 왔다.

    (【악력강화★】, 【가죽가공★★】, 【순발력 강화★】, 【즉흥연주★】 ......)

     눈에 들어오는 천부주옥은 별 한두 개 정도였다. 가끔 멀리 떨어진 곳에서 빛이 강한 것을 발견할 때가 있는데, 그건 별 3개일지도 모르겠다.
     보이는 곳뿐만 아니라 땅속까지 묻혀 있으니 이 산에는 얼마나 많은 천부주가 잠들어 있을까.
     어쩔 수 없이 천부주를 밟거나 발로 차면서 올라가는데, 귀한 물건인 천부주를 발로 차는 것은 마음이 아프다. 나 역시도 이래 뵈어도, 과거에는 광산에서 천부주옥을 발굴하며 살아왔으니까.

     "...... 뭔가가 있어?"

     오두막에서 '쾅, 쾅, 쾅'하는 작은 소리가 들렸다. 하하, 하고 별 하나짜리 천부석이 반쯤 열린 오두막 입구에서 튀어나와 내 옆 5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떨어졌다.  【목소리 강화★】라는 흔치 않은 천부주옥이었다.

     [찍?]
     [~ 치~!]
     [치치치치]

     보니까 오두막에는 천부주옥으로 넘쳐났으며, 그것을 장난감으로 삼아 놀고 있는 쥐 ㅡㅡ 눈이 4개이고 몸길이가 30센티미터가 넘기 때문에 쥐로 추정되는 동물 ㅡㅡ 몇 마리가 있었다.
     그들은 우리의 접근을 눈치채고 한눈에 알아차리고는 오두막집 안쪽으로 도망쳤고, 소리로 미루어 보아 구멍을 통해 저쪽으로 나와 산을 뛰어내렸다.

     "휴-- 뭐야, 쥐인가?"

     곡도를 뽑고 있던 백인장이 작게 숨을 내쉬었다.

     "일단 천부주옥을 모두 치워버리죠."

     그 곡검으로 담쟁이덩굴을 찢자 담쟁이덩굴이 받치고 있던 천부주옥이 눈사태를 일으키며 밖으로 나왔다. 별 4개짜리 천부주가 보였지만, 차례로 쏟아져 나오는 별 1, 2에 휩쓸려 사라져 버렸다.
     찾을 여유가 없다.
     수영장처럼 생긴 오두막 안에 낡은 제단이 하나 있었다.
     직사각형의 제단, 매끈한 표면은 회색이었다.
     옆면에는 정교하게 구름과 나무, 동물과 벌레, 그리고 꽃에 사람이 새겨져 있지만 천부주옥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천부주옥을 모아 바깥으로 던져버렸다.

     

     "아, 젠장, 왜 이렇게 많이 쏟아져 나오는 거냐고! 이런 곳이 있는 줄 알았으면 더 빨리 올 걸 그랬어 ......!"
     "우연인데, 나도 같은 생각이다."
     "그래서 우리가 우연히 마주쳐서 전쟁하자고? 그렇게 되면 재미없을 텐데......."
     "천부주옥은 분쟁의 씨앗일지도 모르지."
     "아, ......"

     백인장과 노크씨의 이야기가 들리는데, 나도 그런 생각이 드는 부분이 있었다.

     (라르크가 발견한 별 6개의 천부주옥. 용이 파괴하러 온 천부주옥. 크루브슈라토 님이 제물로 바쳐질 때에도 별 8개의 천부주옥이 사용되었다. [앞세계]의 [일천제단]에서 생산되는 천부주옥을 빼돌리는 귀족은 쉬리즈 백작이 찾아내어 처단했다)

     천부주옥은 분쟁의 씨앗이다.

     (하지만 천부주옥이 있기에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천부주옥의 성능이 높기 때문에 분쟁의 씨앗이 된다......)

     닭이 먼저일까, 달걀이 먼저일까.
     그런 생각을 하며 천부주옥 치우다 보니 땅이 보이기 시작했다. 먼지를 뒤집어쓴 천부주옥 틈새로 보이는 땅은 회색이었고, 그곳도 돌바닥인 것 같았다.
     하지만 손잡이가 붙어 있었다.
     힘껏 잡아당기자 - 이미 쌓여있던 먼지가 날아오르며 어두운 어둠이 입을 열었다.

     "...... 계단!"

     작은 산의 내부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나선형을 그리는 그것은 왠지 모르게 섬뜩했다.
     곰팡내 나는 습한 공기가 올라오고 있다.
     여기인가? 여기가 세상을 연결하는 통로의 입구인가?

     "앗! 레이지 공! 조정자다!"
     "아!!!"

     오두막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다.
     엄청난 속도로 이쪽으로 다가오는 기척, 그리고 발자국 소리.

     (주저할 겨를이 없다)

     나는 외쳤다.

     "여기로 들어가세요! 서둘러요!

     미련이 남는지 별 세 개짜리 천부주석 두 개를 손에 들고 비교하던 백인장이 그것을 던져버리고 서둘러 뛰어들었다,

     "여긴 뭐야!"
     "모르겠어요!"
     "뭐어!?"
     "그냥 가라"

     그때 노크 씨가 뛰어들어 백인장을 밟았다. '그아악'하는 소리와 함께 계단을 굴러가는 소리가 들린다.
     마지막은 나다.

     [서라!!]

     조정자의 목소리... 나는 그것을 무시하고 구멍으로 뛰어들었다.
     바로 그 순간, 오두막집 외벽이 날아갔다.
     산산조각 난 담쟁이넝쿨과 돌조각이 날리는 저 너머에 조정자가 있었다.

     ㅡㅡ바이바이.

     나는 입만 움직고서, 돌 뚜껑을 닫았다.
     그 중재자의 반응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 이곳은 세상을 잇는 통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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