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장 71 이계 《세계를 나누는 것》2023년 02월 28일 13시 43분 5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전후좌우에 불빛이 하나도 없고, 마법으로 빛을 내려고 해도 신기하게도 그 주변만 살짝 밝아질 뿐 주변은 전혀 밝아지지 않는다.
양손을 벌리면 좌우 벽에 손이 닿을 정도이니, 분명 외길을 걷고 있는 모양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 길을 걷다가 몇 분이 지나고, 30분이 지나고, 1시간이 지나고, 어느새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르겠고, 내려가는 건지 올라가는 건지, 곡선인지 직선인지도 알 수 없게 되면 몸이 어둠의 진공상태에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가까이 있어야 할 동료에게 말을 걸었던 것도 처음뿐이고, 점점 세상에 나 혼자만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아, 하아, 하아 ......"
숨이 차고, 땀이 흐르고, 다리가 무겁고, 체력이 한계에 달했다.
"하아, 하아, 하아......"
숨결과 심장박동만이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하아, 하아, 하아......"
어느새 몸은 어둠에 녹아들었고, 폐와 심장만 앞으로 나아가는 감각이 찾아온다.
의식이 명료해지고, 깊은 안식과 통찰력이 생겨났다.
[맹약을 성립시키는 요소는 '천부주옥'과 '맹약자' 그리고 '조정자'다]
그 삼자는 불가침이다.
그래서 천부보석을 생성하는 '일천제단'을 조정자는 파괴할 수 없었고, 제단 아래 있는 이 통로에도 올 수 없었다.
크루반 성왕국에서는 맹약자인 성왕이 조정자와 싸웠지만, 그 돔이 파괴되기 전에는 조정자에게 피해를 입힐 수 없었다. 조정자는 성왕기사단장을 쓰러뜨렸지만, 성왕을 공격하지 않았다. 불가침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천부적인 보석을 너무 많이 가져가서는 안 된다]
이런 경구 같은 내용이 맹약에 적혀 있다. 너무 많이 가져가면 어떻게 될까 하는 것은 없다.
ㅡㅡ천부적 보석은 '신이 주신 것' ...... 이지만 한편으로는 '순환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 그렇게 말하는 건 성왕궁에서 저만이지만요. 이 세상에서 사라진 천부주옥은 '뒷세계'로 가고, '뒷세계'에서 사라진 천부주옥은 이 세상으로 오는 게 아닐까 하는.
엘 씨는 그렇게 말했다. 그 추측이 맞다면 '너무 많이 가져가면 안 된다'는 말에 부합한다.
아까 봤던 '뒷세계'의 '일천제단'이 내뱉은 천부주옥의 산.
저렇게 많으면 별이 4개 이상이 더욱 있어도 좋을 것 같지만 - 물론 별이 많으면 산출 확률이 낮아지는 것은 물론 그렇다 해도, 별이 많으면 빛이 많아져 발견하기 쉬워진다.
내가 완벽하게 기억하고 있는 한, 내가 바라본 덤불에 별이 4개 이상 있는 것은 없었다.
('앞세계'에서 별이 많은 천부주옥은 귀한 물건으로, 고가에 거래되었다. [오브 착탈]을 사용하여 사용자가 중병에 걸렸을 때 꺼내기도 했다.)
--별 1개는 은화 1닢이다. 도시의 식당에서 밥을 세 번 먹을 수 있을 정도지. 별 2개는 은화 100닢.
--100닢! 참고로 별 6개는?
-- 값을 매길 수 없다.
나는 문득 '육천광산'에서 힌가 노인과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한 천부주옥은 소중히 다뤄진다. 실제로 크루반 성왕국 정도의 강대국, 더구나 '일천제단'이라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천부주옥 제조기를 보유한 나라에서도 5성 이상의 천부주옥은 7개밖에 없고, 그것들은 소유한 귀족 가문이 대대로 보관하고 있다.
('앞세계'에서 희귀한 천부주옥의 유통을 막아버린 결과, '뒷세계'로는 돌아가지 않게 된 것이다. 그래서 '뒷세계'에서는 흉폭한 몬스터에 대항할 방법이 없어 사람들은 점점 수가 줄어들었다.)
물론 8개의 거대 종족이 있는 시점에서 '뒷세계'가 더 험난한 세계임에는 틀림없지만 말이다.
엘 씨에게 동맹과 '뒷세계'에 대해 이야기하면 분명 기뻐할 것이다. 엘씨는 동맹이 파기되면 '뒷세계'에서 몬스터가 몰려온다는...... 식으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두 세계 사이에서 천부주옥의 균형이 깨져 '뒷세계'에 몬스터가 창궐하고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일까?
ㅡㅡ사실 이것은 제가 생각한 것이 아닙니다. '맹약'과 '이면세계'에 관한 고문서 해독 및 '천부주옥' 연구의 권위자인 힌가 박사라는 분이 제안한 것입니다. 벌써 20년이 넘은 논문이군요 .......
엘 씨는 힌가 노인의 연구를 통해 많은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ㅡㅡ이 몸은 벌을 받기 위해 존재한다. 죽는 것으로는 갚을 수 없는 죄를 지었기에. 그러나 지금에 와서야 빛을 볼 수 있을 만큼의 행운을 얻게 되었구나. 천지를 다스리는 만능의 신이시여, 부디 이 아이를 축복하여 주시옵소서 .......
힌가 노인은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힌가 노인은 천부적인 주옥에 대해 연구했다고 하는데, 그것이 '죄'가 될 수 있을까? '죽어서도 갚을 수 없는' 정도의 죄인가?
(힌가 노인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일까 ......)
손녀 루루샤 씨는 힌가 노인의 논문을 아직 손에 쥐고 있을까? 그것을 읽으면 뭔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늘에 나타난 붉은 균열에서 떨어진 괴물이 파괴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
그래, '앞세계'로 돌아가면 나는 레프 마도제국에 가야겠지.
붉은 균열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리고.......라르크는.
라르크는 아직 무사할까?
라르크가 하는 짓이니 분명 무모한 짓을 하고 있는 게 틀림없어. "이런 건 괜찮아"라고 말하면서.
내가 막아야 해.
동생인, 내가.
★ 레프 마도 제국・레드게이트 최전선 ★
아바는 매일이 바빴다. 각국의 군대가 속속 도착하는 만큼 고위관료들 간의 조정은 모두 아바의 몫이었다.
업무가 누락되면 수백, 수천 명의 병사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자칫 잘못하면 식량도 배급받지 못한 채 허덕이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게다가 병사들은 자신의 고향인 레프 마도제국을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아바는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자신의 천막으로 돌아와 낮잠을 자고 나면 바로 일어나서 밖으로 뛰어나간다.
"............?"
그날은 문득 천막 구석에 놓여 있는 마도구가 궁금해서 시선을 보냈다.
25센티미터 정도 되는 받침대와 그 위에 올려진 납작하고 둥근 은색 금속.
'뒷세계'로 떠난 레이지의 생존을 확인하기 위한 마도구였다.
오늘은 귀를 쫑긋 세우자고 생각한 아바는 "아바님! 회의가 시작됩니다! 라는 부하 직원의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알았어. 바로 간다."
서류를 한 손에 들고 천막을 빠져나갔다.
마도구는 계속 웅웅거리며 울리고 있다.
하지만 그 진동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접시 같은 은색 금속은 받침대 위에서 덜덜거리며 떨었다,
ㅡㅡ파직.
두 동강이 나버렸다.
격무에 쫓겨 자신의 천막으로 돌아와 잠도 자지 못한 아바가 이 사실을 알아차린 것은, 며칠 후였다.
4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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