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8장 159화 내부 분열을 가볍게 규합하다(3)
    2023년 02월 26일 15시 08분 2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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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ㅡㅡ아, 그건 흥미롭군."

     크로노의 목소리가 한층 낮아진다.

     "
    ......"
     "............"

     방금 전이 차라리 극락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차가워진 목소리에, 예민하게 분노를 감지하여 미묘한 떨림이 멈추지를 않는다.

     어조도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서, 마왕이라고 부르기에도 너무 무서운 주인의 본질을 살짝 엿볼 수 있다.

     끝없고도 깊게 어두워지며, 그저 묵묵하고도 강인한 기질.

     "
    그게 사실이라면 ............ 아니,  생각해 보면 역시 내가 먼저 화를 내는 것은 좀 아니야그래 ............ 그런데 리리아는 어떻게 생각해?"

     "
    , ......! 저저는 ............"

     "
    천천히 해도 괜찮아.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생각했어?"

     분노가 묻어나는 마왕의 물음에 리리아는 최대한 사사로운 감정은 머릿속 구석으로 밀어내고 최선의 대답을 찾는다.

     "............
    저는 공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군."

     두려움에 휩싸인 리리아의 대답에 왠지 모르게 납득한 크로노는, 결정을 통보한다.

     "
    나도 세레스의 제안을 지지하고 싶다"
     "
    감사드립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우아하게 답례하는 셀레스티아.

     그 동작은 리리아가 무심코 넋을 놓고 바라볼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것이었다.

     "
    역시 네게 맡기길 잘했어. 아스라의 말도 일리가 있지만, 이번엔 세레스의 말대로 하자. 아스라는 어때?"
     "
    당신의 뜻대로 ....... 당신께서 그렇게 결정하셨다면 아무 이의 없소이다."
     "
    그래, 고마워. 뭐 만일 그것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
    그러실 필요는 없소이다. 그런 사소한 문제는 소인이 처리하겠소이다."

     평상시의 귀기로 내려다보는 아스라의 모습에, 크로노는 만족스러운지 고개를 끄덕이며 막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
    ..... 그리고 방금 전에 들었는데, 믿기 어려우니 일단 확인한다?"
     "
    , 무슨 일인가요.
    "......
    트롤이 잡아먹혔다는 게 사실이야?"

     이 중 가장 일반적인, 이른바 서민적 가치관을 가진 리리아라면 크로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

     트롤이라고 하면, 마을 근처에 모습을 드러내면 큰 소란이 벌어질 정도로 강력한 마물이다.

     오크나 오우거 등보다 훨씬 큰 몸집에 식욕이 왕성하며, 숲 속 깊은 곳에 있는 곰이나 멧돼지 등을 주 먹이로 삼는다.

     즉대부분의 경우 그들은 항상 포식자다.

     "
    아산시아의 보고에 의하면 확실한 것 같아요."
     "
    아주 쉽게 말했지만, 트롤이라고? 너희들이 강해서 착각하는 거 아냐? 그건 꽤 강력한 부류인데?"

     바로는 믿기지 않는다는 크로노였지만, 그 원인은 트롤의 시체 상태 때문이었다.

     "
    상체가 사라졌다고 들었는데."

     트롤의 피부는 바위에 비유될 정도로 견고하다.

     이끼가 낀 두툼한 피부와 지방으로 뒤덮여 있어서, 무기의 칼날이라 할지라도 피 한 방울 나오기 어렵다.

     "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이미 트롤을 잡아먹은 몬스터의 정체를 알아냈으니까요."
     "
    그렇겠지. 믿을 수 없다고 말한 것은. 오히려 그 마물의 이름을 들었기 때문이라고."

     조용히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던 아스라가 눈을 뜬다.

     "......
    정말로 이런 푸른 지형에 그것이 있는 건지 소인도 의문이 들긴 하지만, 맡겨만 주시오."
     "
    물론 너희들 같으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말이야. 사막에는 소문으로만 듣던 그 엄청난 것이 있으니 ............ 보내기에는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남아있어."

     모브가 마련한 증류주 잔을 흔들며 ...... 향을 음미하고 천천히 입에 넣는 마왕을 조용히 지켜보며 침을 꿀꺽 삼키는 부하들.

     "............
    , 좋은 술통의 향기."

     어디선가 안도의 한숨 같은 것이 은은하게 흘러나온다.

     주군의 꾸지람을 피한 세레스티아도 겨우 가슴을 쓸어내렸고, 시중을 들던 모브로부터 증류주 병을 낚아채는 릴리아의 모습이 시야 끝에 포착될 정도로 마음이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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