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8장 158화 벌써 내부 분열(3)
    2023년 02월 26일 01시 05분 5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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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 역시
    능력 있는 자라면 어느 정도는 인정하고, 왕이나 스승이라 부를 수 있는 존재를 모시는 자들끼리 서로 협력하는 일도 있을 것이오하지만 ............"

     아스라가 일어선다.

     묵직한 소파 등받이를 움켜쥐자 두툼한 손가락이 쉽게 가죽을 뚫는다.

     비유가 아니라, 백 킬로가 넘을 것 같은 소파가 금방이라도 세레스티아에게 던져질 것 같다.

     "
    하지만? 하지만 뭔가요?"

     반면 세레스티아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얼어붙은 표정을 살짝 기울인다.

     "............!"

     놀라고 있던 릴리아는, 누구도 눈치채지 못한 채 세레스티아의 손에서 탄생한 검은 장식검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악마를 이길  있을 거라는 그녀의 속내가 훤히 들여다보였기 때문이다.

     "
    외모가 빼어나다고 자만하는 것이오? 당신을 대신할 것은 얼마든지 있소. 크로노 님께서도 불씨는 있어도 좋다고 말씀하셨고."
     "
    그러네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사나운 미소를 짓는 아스라의 팔에 힘이 실리자셀레스티아의 눈빛과 몸에서도 강한 빛이 켜지기 시작한다.

     "
    당신이 하던 일은 제가 대신할 테니 안심하고 가세요."
     "
    불씨는 언젠가는 터져버려서 다 타버릴 뿐. 내 앞에서 큰소리치는 배짱만은 인정하겠소."

     대화가 아닌 자신의 말만을 일방적으로 들이댄다.

     "
    , 잠깐만요. 정말 싸우실 셈인가요?"

     겁에 질려서 가만히 지켜보던 리리아가 드디어 태세를 취하는 두 사람을 말리려 하자 .......

     "
    ㅡㅡ 나 왔어."

     문이 열리고, 모브를 대동한 크로노가 들어온다.

     크로노의 모습이 보이자 분노에 휩싸여 있던 아스라와 평온하게 잠들어 있던 미스트도 긴장한다.

     "
    어서 오세요, 크로노 님"

     어느새 검을 내려놓고서 내면에 소용돌이치는 기쁨을 안으며 다가오는 세레스티아.

     "
    회의 중에 미안. 편히들 있어."
     "
    ."

     매의 눈빛으로 서둘러 책상으로 향하는 마왕 모습의 크로노에게세레스티아 뿐만 아니라 아스라와 리리아도 재빨리 고개를 숙여 대답했다.

     어린아이의 모습이 아닌, 옷을 갈아입고 있은 상태다.

     "
    나는 신경 쓰지 말고 회의를 계속해줘~~ ...... , 고마워, 모브."

     뭔가 바빠 보이는 크로노의 의도를 눈치챈 듯, 모브는 공손히 편지를 건네주었다.

     (......
    저건 오늘 아침 브렌 군이 그라스님에게 보내달라며 모브에게 건네준 편지......)

     

     "........................ 세레스, 회의가 중단 중이라면 질문해도 될까?"
     "
    , 무엇이든지요."

     편지를 확인하자마자, 그는 그렇게 말을 던지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
    지금부터 내일 낮 12시 정도까지 외출을 하려고 하는데, 내가 없어도 괜찮을까?"
     "
    지금부터 외출을요......?"
     "
    그래, 조금 부탁할 일이 생긴 모양이라서."

     턱을 괴면서, 가볍게 펜을 움직여 메모를 하는 크로노.

     "
    그럼 돌아오실 때까지 모든 것을 끝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어요."
     "
    서두를 필요는 없어. 너희들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하면 돼. 그래서 아스라는 어떻게 생각해?"

     시선은 손에서 조금도 떼지 않고, 때때 생각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며 묻는다.

     "
    당신께서 돌아올 때쯤이면 어중이떠중이는 이미 먼지가 되어 있을 것이오."
     "
    카게하와 미스트한테도 다른 일을 줄 거야. 그렇다는 뜻은 이 마을에 있는 너희들의 전력이 줄어든다는 뜻이야."
     "
    전혀 상관없소이다."
     "......
    정말? 뭔가 다툼이 있었던 것 같은데."

     메모를 확인하며 말하는 크로노의 말에, 소름이 돋는다.

     "
    참고로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

     식은땀을 흘리는 아스라 뿐만 아니라, 셀레스티아와 릴리아도 함께 경직된다.

     "......
    예를 들면 말이지? 예를 들면이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말에가슴속에서 경외심이 부풀어오른다.

     "――――
    내가 붙인 번호에 불만이라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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