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장 40
    2023년 02월 25일 20시 36분 2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지저인의 순찰 경로를 벗어나 성왕도 크루바뉴가 있던 곳을 향해 3일째, 나와 아샤는 긴 숲을 지나 평원으로 나왔다.
     하지만 그곳은 내가 예전에 보았던 대로 황폐한 땅이었다.
     멀리서도 잘 보였기 때문에, 나와 아샤는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

    "...... 왜 [앞세계]와는 이렇게 다를까요?"

     모닥불을 바라보며 아샤가 말했다.

    "언어는 같지만 세상 자체가 다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글쎄요."

     오랜 세월에 걸쳐 다양한 변화가 있었을 거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애초에 왜 세상이 두 개로 나뉘게 된 것일까.
     신은 존재하는가.
     의문이 끊이지 않는다.

    "말만 같고 다른 모든 것이 다른 것이 아닐까 ...... 그런 생각마저 듭니다."
    "그런가요. 그럼 오늘은 그 외에도 같은 것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무슨 말씀이시죠?"
    "저는 쿠르반에서 '일천제단'을 본 적이 있어요. 이 세상에도 그런 것이 있다면 ...... 싶어서요."

     석양이 지고, 나는 아샤와 함께 행동을 시작했다.
     달빛 아래, 황무지를 지나간다. 발판이 좋지 않아 천천히 갈 수밖에 없다.
     변함없는 풍경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어디를 걷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된다. 계산상으로는 내일 아침이 되어야 '일천제단'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큰 바위와 고사목이 있어 시야가 완벽하다고 할 수 없다.

     "음 ......"

     그때 나는 발바닥에 진동을 느꼈다.

     "아샤, 도망칩니다!"

     나는 아샤의 몸을 옆구리에 끼고 달려갔다.
     '쿵'하고 땅이 폭발하자, 흙먼지와 함께 거대한 무언가가 땅속에서 튀어나왔다.
     땅이 솟아오르면서 내 몸은 앞으로 튕겨져 나갔지만, [바람마법]을 사용해 공중에서 자세를 잡고 착지에 성공했다.
     뒤돌아보니 그곳에는 거대한 갯지렁이, 혹은 지렁이처럼 생긴 관 모양의 생물이 우뚝 솟아 있었다.
     수백 년 된 신목도 부럽지 않은 굵기다.
     몸 표면은 부드러워 보이지만 사마귀가 빽빽이 박혀 있고, 끝에는 입만 있다.
     빨아들여서 갈아먹기 위한 입인가 보다, 둥근 돌처럼 생긴 이빨이 입에 빽빽하게 늘어서 있다.

      ㅡㅡ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침을 흘리며 소리치는 그 모습에 아샤가 몸을 움츠리고, 그 눈빛이 흔들렸다.

     "아샤, 지금 기절하면 안 돼요"
     "ㅡㅡ앗."

     내가 등을 톡톡 두드리자 그녀가 깨어났다.

     "괜, 괜찮아요....... 미안해요."
     "아니, 저런 걸 보면 보통 그런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죠."

     이곳이 사막이라면 샌드 웜이라고 부를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이곳은 단단한 땅이다.
     말하자면 '소일 웜'라고 해야 할까.
     소일 웜은 자기 몸의 쓰임새를 잘 알고 있다. 첫 번째 일격으로 죽일 수 없다는 것을 알면 몸을 기울여 단숨에 베어 버리는 것이다.

     "[바람마법]"

     하지만 그 속도는 아직은 그저 그렇다. 거구에 달라붙는 기류를 이용해 [바람마법]으로 부스트를 걸면 점프해서 피하기는 쉽다.

     "도, 도망치는 게 낫지 않겠어요!?"
     "예.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만."

     아샤의 지적은 옳다. 샌드 웜의 몸길이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보다 더 멀리 도망치면 쫓아오지 못할 것이다. 크루반 성왕국에서 내가 싸웠던 우로보로스와는 상황이 다르다.
     하지만....... 그게 간단하지 않아.
     여기저기서 땅바닥에서 웅웅웅, 웅웅웅, 무언가 꿈틀거리는 기척이 느껴졌다.

     "아샤! 붙잡아요!"
     "네!"
     "갑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한 마리를 잡는들 의미는 없다.
     아샤가 내 목에 달라붙어 왼손으로 지탱하자 내 오른손이 자유로워졌다.
     다시 한번 점프해 직격탄을 피하면서 - 뮬 변경백에게서 받은 단검을 샌드 웜에게 들이댔다.

     "하나 둘...... 셋!"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단도 한 자루로 샌드 웜에 올라타자, 엄청난 원심력과 함께 고속으로 휘둘린다.
     진행을 원하는 방향으로 돌아가는 순간 단도를 뽑자, 나와 아샤는 공중으로 던져졌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ㅡㅡ"

     아샤의 주위에 불덩어리가 나타나서 폭발해 버린다.
     우리와 함께 불덩어리가 어두운 밤 속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다.
     땅이 다가온다. 나는 [불마법]으로 추락의 충격을 완화하고 착지함과 동시에 [바람마법]으로 몸을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쿵'.

      그 후, 내가 착지한 바로 옆의 땅에서 샌드 웜이 튀어나왔다.

     【신체강화】【도약술】【강화마법】의 조합으로 내 보폭은 엄청나게 넓어졌지만, 착지할 때마다 샌드 웜이 마구 튀어나왔다.
     이게 무슨 지뢰밭인가.

     "앗, 앗, 앗, 앗, 앗, 앗"

     아샤는 착지의 충격과 함께 숨과 목소리를 동시에 내뱉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런 지뢰밭에도 끝은 온다.

     "여기까지!"

     마지막 도약은 큰 점프다.
     그 너머에는 더 이상 땅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착지와 동시에 내가 밟았던 것은 - 갈라져 있기는 하지만 - 조약돌이었다.
     멀리서 보면 잘 안 보였지만 바위처럼 보이는 것은 잔해였고, 모래먼지로 덮여 있었지만 이곳은 정비된 도로였다.
     풍화가 심해져 더 이상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오래전에 버려진 도시인 것이다.
     하지만,

     "...... 너희들, 누구야?"

     착륙한 내 앞에는 10여 명의 사람이 있었다.
     이 세계에 있는 종족은 용인, 지하인, 그리고.........

     "당신들이 다크엘프인가요?"

     처음 접하는 종족이 그곳에 있었다.

     

    728x90

    '판타지 > 한계 초월의 천부 스킬은, 전생자만 다룰 수 있다 —오버 리미트ㆍ스킬 홀' 카테고리의 다른 글

    4장 41(2)  (0) 2023.02.25
    4장 41(1)  (0) 2023.02.25
    4장 39  (0) 2023.02.25
    4장 38(2)  (0) 2023.02.25
    4장 38(1)  (0) 2023.02.2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