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화 : 와도 좋아2020년 11월 30일 23시 50분 2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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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을 정리하자.
먼저 여긴 내 방.
내 침대에 누워서 자고 있는 치나.
그 옆에는 한 권의 만화......이건 내 책장에서 꺼낸 것이겠지.
그렇군, 의문은 풀렸다!
내 방에 온 치나는 너무 심심해서 내 만화책을 손에 읽고 봤었지만, 당연히 일본어는 읽을 수 없었기 때문에 재미없어졌을 즈음에 그대로 잠들고 말았던 것이다!
그렇군, 납득납득.........
할 수 있겠냐아아아아아!
어, 어째서 내 방에 있는 가 girl!?
여긴 틀림없는 내 방.
그리고 오늘 아침엔 제대로 문을 잠그고 나온 기억이 있다.
다시 말해, 치나는 내 집의 열쇠를 갖고 있고 그래서...
에에이 이젠 모르겠다!
깨워서 직접 물어보자!
그렇게 생각하며 어깨를 두드리려는 찰나, 머뭇거렸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절세의 미소녀.
그 공주는, 내 침대에서 무방비인 채로 자고 있다.
어라, 이건......찬스?
그것을 눈치챈 순간, 내 머리 안에서 천사와 악마가 싸우기 시작했다.
"안돼요 이오리! 아무리 가능하다고 해서 손을 대는 순간 당신은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게 되어버려요!"
"히히히, 신경쓰........"
"자 이오리! 깨우는 것이예요! 당신은 신사!"
"지말고......"
"일, 으, 켜!! 이, 오, 리!!!"
[어이, 일어나 치나]
흔들흔들.
...........................내 이성 강해!
본능 씨 거의 발언도 못했잖아.
분명 난, 차려놓은 음식상을 코앞에 갖다 대어도 버틸 수 있을 것이다.
티셔트 너머로 가냘픈 어깨를 만지고 있는 지금도, 이상한 곳을 만지고 싶어서 손이 떨리는 일도 전혀 없을 테고.
[으으.......음. 아, 미안, 요리. 선풍기 맘대로 써버려서]
[괜찮아. 세세한 일이라 신경도 안 썼어]
확실히 천장에 설치된 선풍기가 돌고 있다.
8월 중순에 아무 것도 안 튼다면, 확실히 덥겠지.
[그게 아니라! 왜 치나가 내 방에 있는 거지?]
난 가까운 의자를 끌고 와서 앉으며, 잠결에 취한 채로 몸을 일으키는 치나에게 물어보았다.
[왜냐니... 열쇠를 썼어]
[내가 던전 질문을 번트로 흘리지 마]
대답인 듯하면서 대답이 안되는 미묘한 응답.
방법은 알았지만 동기가 아직도 불명이다.
아니, 열쇠의 입수방법도 아직 모른다.
예상은 되지만,
그러자 치나는, 조금씩 정신을 차렸는지 앗! 하며 눈치챈 모습을 보이며 설명을 재개하였다.
[어, 열쇠는 안지가 갖고 있던 걸 받았었어. 요리의 방의 열쇠다....라며]
[긴급할 때를 위해 내가 예비로 줬던 거구나]
[그래서.....]
치나는 이어나갔다.
[볼일이 없어도, 언제든지 놀러 가도 좋다고 안지한테 들었어]
[아~~. 음. 그렇구나. 정말 그렇게 말할 것 같아. 말할 것 같지만, 진짜로 올 줄이야....]
그만 기가 찬 듯한 목소리가 나오고 말았다.
뭐 실제로도 기가 찼으니까.
[저기, 미안. 멋대로 들어와서. 하지만.....]
내 반응을 보고, 애초에 죄책감은 있었는지 순순히 사과하는 치나.
그리고 그 말에는 다음이 있었다.
[하지만, 무서웠어. 어제까지는 안지가 있었지만, 오늘부터는 그렇지 않아. 그랬더니, 이젠 돌아오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하고, 다시 외톨이가 되어버린 걸까 해서 무서워져서....]
과연.
안지는 오늘부터 또 당분간 해외.
안지가 돌아오지 않는 것이, 부모가 사망했을 때의 일과 겹쳐서 불안해지고 말았다는 것이겠지.
그건 확실히, 불안하다.
누군가가 옆에 있어주고 싶은 것도 알겠다.
그리고 지금 기댈 수 있는 자는 나 뿐.
그래서 이런 폭거를 저지른 것이겠지.
아버지가 사망하셨을 때는, 나도 쓰러질 때까지 달렸었던 기억이 난다.
여러 일로 가슴이 가득 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미안. 조금 착각했었어]
치나가 의외로 술술 속아넘어가는 체질이 아니었을까.....라고는 말 못한다.
그렇지 않다고 알게 된 지금, 이제 기가 찰 일은 없다.
하지만, 여기선......... 여기선, 혼내지 않으면 안될 부분이겠지.
[그래도 말야, 남자라는 건 모두, 명백한 짐승이라고. 그런 녀석의 집에 멋대로 잠들어버리면, 덮쳐져도 불만을 말할 수 없게 된다고. 마침 내가 정신력이 괴물 수준이었던 것 뿐이다]
[응......미안해]
치나가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눈만 내밀며 사과한다.
반성하고 있는 거겠지.
치나는 기본적으로 표정이 풍부한 편은 아니지만, 요 수일 동안의 만남으로, 세밀한 몸짓과 표정의 변화에서 왠지 모르게 생각하는 바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좋아, 설교는 이쯤하면 되겠지.
[알고 있으면 괜찮아. 그러니.....]
여기까지 말하고서, 난 천장을 올려다 보았다.
여기서부턴, 너무 부끄러워서 얼굴을 보여줄 수 없다.
[그러니, 허가....할 거니까. 이제부터는, 언제든지 마음대로 와도 좋아]
[어, 괜찮아?]
놀라서 얼굴을 들며 입을 벌리는 치나.
그런 얼빠진 얼굴도, 미소녀라면 플러스가 되는 불가사의.
[뭐, 보여져서 곤란한 물건은 놔두지 않았으니, 그, 뭐냐....]
아아, 부끄러.
[나도 뭐, 집에서 혼자 있는 건, 마음이 우울해지니까]
그아아아아앗.
지금 나 진짜 얼굴 빨개졌다.
틀림없이 역대 최고로 위험한 말 하고 있다.
[그래.......]
위를 보고 있어서 치나는 보이지 않았지만, 음성은 어쩐지 기뻐하고 있다는 걸 알겠다.
난 어떻게든 평소의 진지한 표정으로 되돌리며. 고개를 내려서 그녀를 보았다........
그곳에는, 미소를 띄운 미소녀가 있었다.
그렇게 말해도, 약간 입가를 올린 정도의 미소.
그것 뿐. 그것 뿐이었는데.......
귀엽다.
[그럼, 언제든지 올께]
미소와 그 대사의 파괴력에, 난 이제...마음 속이 엉망진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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