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장 23
    2023년 02월 23일 17시 14분 1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체내시간으로 자정이 지났을 무렵, 나는 행동을 시작했다.

     나는 레프인들이 수감된 독방이 있는 건물의 옥상에 있다. 주점도 문을 닫았는지 지저도시에는 조용한 공기만이 감돌고 있다. 여기가 지저인에 의해 파이기 전의, 산속 내부에 원래 있었던 조용함을 되찾은 것만 같다.

     이미 독방에 수감된 12명 모두에게 말을 걸고는 이제부터 일어날 일의 설명을 끝내놓았다. 원사가 찬성한 것이 크게 작용하여 나를 믿어준 모양이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어)

     

     도주 루트를 생각하면, 어떻게 하든 군대의 건물 곁을 지나야만 한다. 그곳에는 야간에도 조명이 켜져 있기 때문에 12명이 줄줄이 걸어 다니면 들킬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해결책을 준비했다.

     

     (자아, 작전 시작의 신호를 올리자)

     

     나는 거대한 돔의 저편을 바라보았다. 내가 이 도시에 들어온 출입구의 정반대에 위치한 그곳에는ㅡㅡ거대한 창고가 있으며, 마이카 버섯이 대량으로 비축되어 있다.

     다만 문제는 그 옆에 술의 저장고도 있다는 점이다. 그곳에는 마이카 버섯이 가여울 정도로 제대로 경비되고 있어서, 보초는 없지만 거대한 철문이 엄중히 막아서고 있다.

     

     (거리는 260미터. 바람은 없음...... 뭐, 지하니까 당연하지)

     

     나는 오른손에 [불마법]으로 농구공 정도의 불덩어리를 만들었다. 바라보면 눈부실 정도의 빛이 나왔고ㅡㅡ즉시 마이카 버섯 창고로 오른손을 향했다.

     

     (작아져라, 작아져, 작아져......)

     

     불덩어리는 점점 작아졌지만, 그 열량은 더욱 늘어나싸.

     레프 마도제국의 [경외의 미궁]에서, 논이 인질로 잡혀서 레온을 공격할 수 없게 되었을 때, 나는 [정밀사격] 같은 마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후로 시행착오를 거듭하여 [정밀]에는 못 미치지만 [불마법]의 장거리화와 축소판을 실현하는 데에는 성공한 것이다.

     불덩어리는 현재 탁구공 크기로 작아졌다.

     그것을 빙글 회전시킨다.

     

     "가라."

     에바 아가씨한테서 배운 [마력조작★★★★]은, 내 안에서 제대로 그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것은 체내의 마력을 조절하기 위한 천부지만, 이미 발동한 마법을 다루는 일에도 쓸 수 있다고 깨달았다.

     사출 된 불덩어리는 내가 생각한 대로 거의 직선으로 나아가 마이카 버섯의 창고로 날아갔다.

     그곳에는, 내가 운반해 온 물자ㅡㅡ가연성이 높은 목재와 마른풀 등이 쌓여있었다.

     

     화악ㅡㅡ

     

     대낮 같은 환함이 지저도시 안을 비추었다ㅡㅡ직후 굉음이 울려 퍼졌다.

     그 직후에는 굉음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조용하게 창고를 불태워나갔다. 하지만 조금 지나자 집집에서 조명이 켜졌다. 사람들이 일어났으며, 특히 창고 부근에서 사는 지저인들은 잠옷 차림으로 나와서는 큰 소리로 난리법석을 피웠다.

     비상사태를 고하는 종이 울려 퍼졌다.

     나는 군의 건물에서 보초인 듯한 지저인 병사가 달려가는 것을 보고는 미소 지었다.

     

     (계획대로!)

     

     옥상에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먼저 원사의 독방이다.

     

     "ㅡㅡ원사님, 일어나세요."
     "일어나 있다. 지금의 소란은 네가?"
     "예. 엽니다."

     

     나는 변경백에게서 받은 미스릴이 함유된 단도로, 자물쇠를 비집어 열었다. 고마워요, 버서커! 분명 이런 식으로 쓸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겠지만.

     철문이 마찰음을 내며 열리자, 더러운 군복을 입은 원사가 나왔다.

     

     "네가......?"

     

     나온 원사는 나를 보고 놀란 모습이었다.

     

     "왜 그러시죠."
     "아니, 미안......저기, 생각보다 젊다 싶어서."
     "아아, 자각은 있으니 괜찮아요. 서두르죠."

     

     그 후 다른 11명도 모두 독방에서 꺼냈다. 이 건물 내에 주둔한 병사는 오늘 2명만 있는데, 둘 다 잠든 모양인지 소란이 벌어진 것도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

     그 무서운 사람은 없는 모양이니 다행이다.

     

     "조용히. 바닥이 어두우니 조심하세요."

     작은 목소리로 주의점을 전달했다.

     간수 2명은 입구 옆의 작은 방에서 의자에 앉아 선잠을 자고 있다. 마도 램프의 가느다란 불빛이 약간 열린 문에서 선을 그리며 복도로 나오고 있다.

     내가 선두에서 나아가자, 원사가 뒤를 돌아보고 동료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모두가 그에 답했다.

     

     (.....의외로 소리가 잘 울려)

     

     1명이라면 신경 쓰이지 않겠지만, 12명이나 되니 옷이 스치는 소리도 거슬린다.

     모두 그것을 깨달은 모양인지, 되도록 숨을 죽이며 나아갔다.

     원사가 내 곁을 지나가 바깥으로 나갔다. 두명, 세명......

     8명 째에서, 나는 깜짝 놀랐다. 매우 부들거리며 떨던 젊은 남자가, 불빛이 새어오는 장소에 다가오지 "힉" 하더니 그곳을 점프로 건너려 했던 것이다.

     착지할 때 균형을 잃고 상체가 기울어졌다.

     

     아......

     

     모두의 입이 떡 벌어졌다. 그때 나는 재빠르게 그의 몸을 받아내었다.

     조용해진......뒤.

     휴우우우우우 하는 한숨.

     

     "저, 저기, 저, 저는."

     "쉿."

     

     나는 그의 입을 손으로 막자, 다른 사람들도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침묵과 동시에 모두가 간수의 방으로 시선을 보냈다.

     

     "......ZZZ"

     

     일어나지 않은 모양이다.

     

     

     

     

     건물을 나오자, 멀리서 "습격?" "불이야" 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앞은 골목을 빠져나가면 되고, 군의 건물에도 인기척이 없으니 문제는 없을 것이다.

     길 안내가 필요한 지점까지 내가 안내하며 나아간다.

     벽면에 난 계단을 올라가자...... 바깥으로 통하는 숨겨진 문이 있었다.

     

     "이대로 쭉 나아가세요. 서둘러요."

     

     나는 원사를 선두로 벽면의 계단으로 보냈다. 마지막에 남으려고 생각한 이유는, 방금처럼 넘어지는 사람이 나오면 곤란하니까.

     8명째, 부들부들 떠는 젊은이가 열심히 뛰어간다. 괜찮은 것 같다.

     그리고 12명째가 지나가고 나도 뒤쫓으려고 생각했을 때였다.

     

     "!?"

     이쪽으로 향하는 살기를 느꼈다.

     재빨리 단도를 휘두르가 챙 하는 소리가 나며 뭔가가 튕겨나갔다. 뭐지!? 눈으로 좇을 수도 없었다.

     칼날에 부딪힌 무거운 충격에 손이 저릴 정도다.

     대체 누구지......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없었다.

     이런 짓이 가능한 사람은, 이 지저도시에 한 명밖에 없다.

     

     "............."

     후드를 뒤집어쓰고 입에 담뱃대를 꼬나문 여자가 그곳에 서 있었던 것이다.

     그 양손에는 굽어진 곡도를 들고 있었다. 이도류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