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장 25
    2023년 02월 23일 18시 48분 5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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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말을 단순한 허튼소리로 판단했는지, 그녀가 내리치는 검은 속도가 늘어났다.

     

     "빠른데~! 적당히 휘두르기만 하셔 그냥 천부만 얻었던 사람인가 싶었는데, 제대로 검술도 할 줄 알잖아!"

     날아오는 참격을 피하면서 내가 외치자,

     

     "! 시끄러!"

     화가 났는지 수메리아의 검속이 빨라진다.

     하지만 그게 다다.

     처음부터 피할 생각이라면 별것 아니다.

     

     "ㅡㅡ우왓."
     "ㅡㅡ수메리아! 너 바보냐고!? 이쪽으로 날리지 마!"

     

     내가 뛰어다니자 그중 하나가 지저인들에게 향했던 모양이다.

     

     "시끄러, 닥쳐, 하악, 시끄러, 허억, 헉, 닥, 쳐, 닥쳐닥쳐닥쳐닥쳐!"

     횡베기를 훌쩍 뛰어 피한 내가 착지했을 때,

     

     "!"

     수메리아가 맹렬한 대시로 이쪽에 다가왔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상단에서 내리치는 것치고는 상당한 속도.

     하지만 역시, 그게 다다.

     간결하게 짜인 곡도의 검술은 꽤 괜찮았지만, 나도 쿠르반 성왕국의 최고 수준인 성왕기사단의 훈련을 이 눈으로 학습한 것이다.

     나름대로 힘든 시련도 견뎌왔다.

     

     "ㅡㅡ우왓, 저 녀석 대단해!"
     "ㅡㅡ수메리아라면 그 [검의 아이]인 수메리아 맞지?"
     "ㅡㅡ천부가 없어도 강하다고 들었는데, 그걸 계속 피하는 저 녀석은 대체 누구냐......"

     

     연이어 자아내는 공격은 이도류라는 특성도 있어서 횟수가 매우 많다.

     하지만 피하는 데에는 문제없다. 그녀의 공격범위, 내딛는 속도, 리듬...... 나는 스텝을 밟는 것처럼 피해나간다.

     

     "헉, 헉, 이, 야앗!"
     "이 정도야? 아직 가능하지! 전력을 다해봐!"
     "!!"

     괴로워하는 수메리아는 더욱 속도를 올렸다. 나는 [무도검술★★★]이라는 천부를 배워놓았다. 이것은 그 이름대로 춤추는 것처럼 싸우는 검기로서, 속도가 오르면 모를수록 나의 스탭도 화려함을 더한다.

     

     "ㅡㅡ뭐, 뭐야 저건......"
     "ㅡㅡ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

     다가가지 못하는 지저인들의 넋 나간 목소리가 들려오다가, 그곳에 "무슨 일인가." "원수님!" 이라는 대화까지 들려왔다.

     원수ㅡㅡ그 말은 높은 사람이 나왔다는 뜻인가.

     

     (그럼 슬슬 끝내야만 하겠는데ㅡㅡ)

     

     내가 수메리아에게 한걸음 다가서려고 생각할 때였다.

     

     "!!"

     

     내리친 오른손의 일격을 몸을 젖혀 피한 순간, 검이 우뚝 멈춘 것이었다.

     

     "훗."

     땀투성이의 수메리아가 웃었다ㅡㅡ아니, 아주 약간이나마 입가를 들어 올렸을뿐이지만, 웃은 것이었다.

     

     "죽어!"

     미소로 말하는 대사가 그거야? 라고 따지고 싶었지만, 왼손의 곡도에서 이쪽을 향해 찔러드는 참격이 다가온다.

     이 근거리, 참격이라면 광범위의 공격도 가능. 나는 정면에서 받아낼 수밖에 없다.

     처음 1번 이후로 내가 검으로 받아내지 않은 것을, 그녀는 눈치채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검으로 받아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리고 마법으로는 받아낼 수 없다는 것을.

     

     (머리도 잘 돌아가. 이 사람, 대단한데)

     

     하지만 나는 방금 말했다.

     나라면 둘 다 해결할 수 있음을.

     네 능력을 이해하고 그 이상의 능력을 갖고 있음을.

     

     "나도 쓸 수 있어."

     내가 휘두른 단도에는 무수하게 가느다란 참격이 휘감겨 있었고, 그것을 하나로 덩어리 삼아 사출했다.

     그것은 틀림없이 그녀와 같은 참격이었다.

     

     "!?"

     수메리아의 얼굴이 경악에 물들었다ㅡㅡ순간 검격끼리 충돌하자, 무수한 폭약이 터진 것처럼 충격파가 일어났다.

     귓가에서 풍선을 터트린 것 같은 폭음과 함께 주위의 공기가 진동한다.

     하지만ㅡㅡ그때에는 이미 우리는 10미터 벗어난 장소에 있었다.

     

     "후우......"
     "!?"

     일어난 폭풍이 나의 후드를 날려서 얼굴이 드러나버렸다.

     나의 [꽃마법]으로 덩굴을 뻗어서, 근처의 폐허ㅡㅡ수메리아가 파괴한 창고ㅡㅡ로 폭발 직전에 이동한 것이다.

     그 순간 허를 찔린 수메리아를 빈틈 투성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옷깃을 붙잡고 함께 피하는 것은 간단했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그녀의 얼굴을, 나는 양손으로 붙잡았다.

     

     "각오해."

     얼어붙은 수메리아에게, 나는 온 신경을 집중시켰다.

     나는 그녀의 몸에서 천부주옥을 빼내는 일을 상상했다.

     붙잡았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이것을 빼낼뿐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아, 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흰 눈을 드러내고는 큰 소리로 외치는 입에서 침이 흘러나온다.

     단단하다. 뿌리 박힌 나무처럼 단단하다.

     

     "크아아아악!"

     무기를 놓더니 내 손목을 양손으로 할퀸다ㅡㅡ무진장 아프다.

     조금씩 천부주옥이 그녀의 이마에서 나온다.

     고인 물이 펼쳐진 유막 같은, 무지개색의 천부주옥이다.

     

     (미안, 더 참아줘)

     

     마음속으로 사과하면서, 나는 더욱 뽑았다.

     방금 그녀의 천부를 따라 해서 참격을 날렸을 대, 나는 이 엄청난 힘의 반동을 느꼈다.

     머릿속에 수저를 찌르는 것 같은 예리한 통증과 강렬한 불쾌감.

     [삼라만상]에 의하면, 이것은 [기억상실]로 이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내게는 [삼라만상]이 있어서 [잊지 못하는] 체질이기 때문에 그 반동과 저항하는 것으로 거절반응이 일어난 것이다.

     만일 [삼라만상]이 없었다면 약간 붕 뜬 쾌감만 있었을 것이다.

     

     (인간성을 상실하는 천부는, 해악이다)

     

     그걸로 강해진들, 대체 무엇이 남는가.

     

     "우오오오오옷!"
     "아아아아아아!?"

     나는 천부주옥을 빼냈다ㅡㅡ그곳에는 [광란마검무★★★★★★]가 적혀있었다.

     흰 눈을 까뒤집은 수메리아는 앞으로 넘어졌고, 나는 그녀를 부축하면서 땅에 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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