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장 26(1)
    2023년 02월 23일 19시 44분 1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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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저도시에서 살아가려면 많은 자유를 버려야만 한다.

     도시 바깥으로 나갈 자유는 물론, 결혼의 자유도 거의 없고 결혼상대는 부모나 소속된 커뮤니티로 정해진다.

     먹을 수 있는 식사, 마실 수 있는 술, 오락도 한정되어 있다.

     교육의 폭도 좁다.

     그 외에도 따라야만 하는, 암묵적인 규칙이 여럿 있다.

     

     ㅡㅡ부수고 싶다.

     

     그것이 원사가 품은 감정이며 욕구였다.

     하지만 이 도시를, 사회를 부수려면 힘이 필요하다. 부수고 재생하며, 가능하다면 타 종족과 협조해 나가는 것 외에는 살아남을 길은 없다.

     원사는 그 [힘]을 천부주옥에서 기대하고 있었다ㅡㅡ

     

     (저 소년은 누구인가!? 아니, 그보다도 천부주옥을 뽑아냈어!?)

     

     수메리아에게 주었던 별 6개의 천부주옥이야말로, 원사가 원했던 [힘]이었다. 하지만 오늘밤의 침입자는 수메리아를 이긴 데다가 천부주옥을 뽑아냈다.

     불길하게도 보이는 그 천부주옥은, 이 어두운 지저도시에서 빛을 내고 있다.

     

     "너는 누구인가!? 그것을 우리의 것이다!"

     전투가 끝나고 어안이 벙벙하여 움직이지 못하는 자가 대부분인 와중, 원수가 소리내었다.

     폭풍에 의해 침입자의 후드가 벗겨졌다. 그곳에 드러난 얼굴은 10대 후반 정도의 소년의 것이었다.

     

     "......추락한 비행선에 있던 레프인들을 일방적으로 붙잡아간 당신들이 무슨 소용권을 주장하는 거지요?"

     찔끔했다. 그것은 의표를 질려서가 아닌, 그가 [용인]이 아닌 [레프인]이라는 낯선 나라의 말을 당연하게 입에 담았기 때문이다.

     그런가. 이 소년이 경라대가 못 이겼다는 그 소년인가.

     

     "너는...... 용인들의 동료인가."
     "그들은 레프인입니다. 당신들한테 부당하게 체포될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너는 이렇게 우리의 도시에 불법침입하였다."
     "......도시인데도 침입이 불법이라고 주장할 거면, 문지기라도 세워두는 건 어때요."

     말은 잘하는 녀석이라면서, 원수는 혀를 찼다.

     지저도시로 들어오는 몇몇 루트에 보초를 세워야 한다고 10년 전에 제안했던 것은 다름 아닌 원수 자신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보초를 세워보니 침입하려는 자는 전혀 없었고 [보초는 벌칙 게임]이라고 놀리는 것처럼 되어서 보초병들은 [오늘도 이상 없음]이라는 보고서만 쓰고 보초를 서기를 그만두었다.

     그 결과 원수는 자신의 방침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보초는 이상이 없음을 기뻐해야 하는 것이거늘......!)

     

     그렇게 주장했었지만 찬성하는 자는 거의 없었다. 측근인 백인장조차 "뭐, 여기로 칩입할 사람은 없슴다." 라며 다른 지저인과 마찬가지로 지저도시의 은닉성에 이상할 정도의 신뢰를 보였다.

     

     "레프인이라는 인종은 둘째 치고, 비행선의 추락지는 우리의 영토다.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해명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다."
     "......그것은 그럴지도 모르죠. 뭐, 뭐, 레프인들을 독방에 가둔 시점에서 궤변 같지만요."
     "이렇게 말하면 저렇게 말하다니! 너야말로 궤변투성이가 아닌가!"

     원수가 말하지만, 소년은 작게 어깨를 으쓱이기만 했다.

     그 몸짓에 열받았지만ㅡㅡ참모가 옆에서 속삭였다.

     

     "......원수님, 조금만 더 시간을 끌어주세요. 그 틈에 출구를 전부 봉쇄하겠습니다."

     그 수법이 있었다.

     좋아 가라고 생각할 때였다.

     

     "아아, 지금부터 부하를 써서 출구를 막는 것은 그만두는 편이 좋을 텐데요. 애초에 이......수메리아 씨보다 강한 사람은 있나 해요?"
     "큭......."

     확실히 그렇다. 수메리아가 지고 경라대의 습격도 막아낸 이상, 여기서 싸워도 피해가 커지기만 할뿐.

     

     "......그럴지도 모른다."

     

     그럼 어찌할까요. 참모가 곁눈질로 물어본다. 출구를 막을지 말지.

     

     "그럼 거기서 가만히 계세요. 저는ㅡㅡ"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무엇이 가능할까.

     원수는 도박에 나섰다.

     

     "여기서 빤히 너를 놓칠 수는 없다. 우리들 모두가 목숨을 걸고 널 바깥으로 내보내지 않도록 행동하겠다. 몇 명이 죽어도 상관없다. 최악의 경우 출구 전부를 파괴해서 생매장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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