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부 148화 결승전2023년 02월 20일 00시 15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고리우스와 로사의 3위 결정전은 어렵지 않게 로사의 승리로 끝났다.
뭐, 질 이유가 없었지. 얇은 책이었다면 틀림없이 고리우스 선배의 승리였겠지만, 이곳은 건전한 세계. 건전하다면 건전한 곳이다. 조금 신경 쓰이는 면도 있지만, 선배의 검에 나와의 시합 때처럼 둔한 모습이 없는 걸 보면 분명 마음이 후련해졌던가 다시 일어선 모양이다.
"여러분 정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이제부터 제 98회 투기대회의 결승전을 열겠습니다! 설마 하던 1학년끼리의 대결이 되리라고 과연 누가 예상했겠습니까! 우승의 영예를 쟁취하는 자는 대체 어느 선수일까? 적 코너! 1학년 A반, 피클스 브랜스턴 선수! 청 코너! 1학년 B반, 포크 피카타 선수! 양 선수의 입장입니다!"
왕립학교 관악부의 연주가 화려하게 울려퍼지는 속에서 환호성을 받는 우리들은 아레나의 중앙에서 대치했다.
"포크 군, 정말 괜찮겠어?"
"위정자에게는, 때로 도량이 커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신은 오늘 꼭 이겨야만 하는 분. 진정한 결승전을 원하신다면 훗날 다시 자리를 마련해 드리죠."
"너라는 아이는, 정말."
주위에는 안 들릴 성량으로, 우리들은 미소 지은 채 속삭였다. 거리를 두고 인사를 한 뒤 마주한다.
"그럼 결승전, 시작~!!"
"피클스의 이름으로 명한다! 얼음이여 드래곤이 되어라! 나의 하수인이 되어 적을 쓰러트려라!"
"포크의 이름으로, 어둠이여 내 몸을 덮어라! 나에게 싸울 기술을! 간다!"
소태도를 뽑아 들고는, 날아오는 얼음 드래곤의 손톱과 강인한 턱, 그리고 얼음 브레스 등을 피하면서 나는 검을 들어 피클스 왕자에게 육박했다.
"어둠이여! 먹구름을!"
"겁먹지 마! 그대로 1시 방향으로 브레스 연사!"
드래곤의 얼굴을 구름으로 가려주자 순간 시야를 잃은 드래곤은 공중에서 약간 자세가 흐트러졌지만, 소환자의 명령에 의해 즉시 내가 있는 쪽으로 얼음 브레스를 뱉는다. 지면이 얼어붙어 스케이트장처럼 되었기 때문에, 나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처럼 그 위를 미끄러지며 왕자의 뒤로 돌아갔다.
"얼음이여! 나에게 더 많은 하수인을!"
"얼음이여! 그대로 얼어붙어 버려라!"
"뭣!?"
왕자가 두 번째의 얼음 드래곤을 만들려는 순간을 노려서, 나는 완력을 초강화한 다리로 첫번째 드래곤을 그쪽으로 걷어차며 얼음 엘레멘트를 과도하게 주입해 주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 충돌한 두 마리의 드래곤이 꽁꽁 언 하나의 얼음덩이가 되어서 지면에 낙하했다.
얼굴도 팔다리도 날개도 꼬리도 모두 얼음에 삼켜진 거대한 얼음공으로 변해버린 그것을, 축구공처럼 왕자를 향해 걷어차버렸다.
"읏!"
속도를 담은 필살 슛이 아니라, 패스 정도의 완만한 킥이었기 때문에 피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아레나의 마법장벽에 충돌해서 얼음파편이 반짝거리며 흩어지자, 관객석에서는 비명과 감탄의 목소리가 일어났다.
아무리 벽이 있다고 알고 있어도 가스탱크 같은 거대한 구체가 상당한 속도로 자기들을 향해 날아온다면 무서울 거야. 그 마음 이해해.
"위험했어! 지금 것 아슬아슬했는데!"
"안 그러면 진지함이 느껴지지 않겠어요?"
"그렇긴 하지만 말이야!"
마법전은 오래 끌 거라 판단하도록 보여주고서, 우리들은 접근해서 칼을 겨루었다. 검과 소태도. 16살과 11살의 육체로는 내쪽이 너무 불리했지만, 어차피 이길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그럭저럭 고전하는 모습을 주위의 관객들에게 들키지 않을 정도로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앗차, 때때로 배를 부여잡는 연기도 잊으면 안 된다. 기만적인 어필은 조금 노골적인 것이 딱 좋은 것이다.
"자 전하! 순순히 어둠의 불꽃에 휩싸이시죠!"
"읏! 아이스 소드!"
내가 소태도에 검은 불꽃을 두르자, 그 신호를 본 왕자가 검에 얼음을 두른다. 잠깐 내빈석의 이그니스 전하, 실실 웃지 말아 주세요. 확실히 똑같은 짓이지만, 화려한 볼거리를 위해 선택한 것뿐이지 당신에게 주는 팬 서비스가 아니라구요?? 뭐 기뻐해주는 것은 좋지만.
"하앗~!"
"에잇!"
얼음의 검과 흑염의 도. 두 칼날이 격돌한 순간, 성대한 수증기 폭발이 일어나며 아레나 내부은 새하얀 연기에 휩싸여 아무것도 안 보이게 되었다.
"승자, 피클스 브랜스턴 선수!"
나 자신에게 건 마법으로 얼음덩이가 되어버린 내 가슴의 장미가 깨진다. 동시에 심판에 의한 승리선언이 내려지고, 나는 패배했다.
"결판이 났다!! 결투 끝에 제98회 무투대회 우승의 자리를 차지한 자는, 피클스 왕자였다아!!"
와아아아!! 하며 땅이 뒤흔들릴 정도의 대함성이 일어났으며, 왕자에 대한 칭찬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쇄도했다.
"우승 축하드립니다, 전하."
"고마워. 조금도 기쁘지 않지만."
"그래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미소 짓는 것이 왕자인 당신의 일이라구요."
"그래, 그 말대로야 포크 군."
진정한 결판은, 왕자가 소환한 드래곤을 내가 쓰러트렸을 때 이미 났던 것이다. 그 순간 우리의 진검승부는 끝나고, 그 후의 칼부림은 단순히 접전을 연출하기 위한 연극에 불과했다. 그래도 마법전으로 제대로 결판을 지었으니 일단은 만족했는지, 피클스는 미남의 아우라를 반짝이며 멋진 미소로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이렇게 제98회 투기대회는 끝을 고하고 나는 1학년임에도 준우승이라는 대단한 결과를 남기게 되었다. 그래도 정말 해야만 하는 일이 이후에 생겨버렸어. 정말 어느 세계에서나 이권과 체면이 얽힌 어른의 사정이란 것은 성가시기 그지없구나~
하지만 젊은이들의 청춘을 더러운 수단으로 방해한 녀석들은 제대로 숙청해주지 않으면 후환이니까, 어쩔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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