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부 147화 고리우스 라우라라우라2023년 02월 18일 01시 45분 0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준결승의 상대는, 약하지는 않지만 그리 강하지도 않은 3학년이었다. 관객들의 흥미도 나와 3학년의 싸움보다는, 이후에 이루어질 1학년이면서도 약혼한 사이인 피클스 왕자와 로사 양의 시합 쪽에 가 있었기 때문에 그리 흥분하지 않았지만 뭐 무리도 아니다.
유학생 vs 3학년보다는 이 나라의 제3왕자 vs 공작영애 쪽이 훨씬 재밌어 보이니까.
"상대 감사했습니다, 고리우스 선배."
"그래. 방심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쉽게 당해버리다니 세상이란 참 넓구나. 제국에도 너처럼 강한 학생이 많이 있겠지?"
"아뇨,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하! 아무래도 너는 소문보다 훨씬 겸허한 사람인 모양이구나."
고리우스 라우라라우라 선배. 라우라라우라 백작가의 장남이며, 나의 준결승 상대. 이름에서 오는 느낌대로의 고릴라 같은 얼굴의 근육질 마초맨 선배다. 그런 그와 왜 라운지에서 차를 마시고 있냐면, 시합이 끝난 뒤에 저쪽에서 말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의 1학년은 정말 무섭군. 폭풍을 일으키지를 않나 얼음 드래곤을 소환하지를 않나, 중력구로 시간의 흐름까지 왜곡시키다니 왠지 자신감을 잃어버릴 것 같아."
"상대는 왕족과 공작가, 그리고 용인이니 그렇게 낙담하실 필요도 없는데요."
"하지만 그런 그들에게 필적하는 너는 대체 누구지?"
"단순한 일반인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범위 안에서 열심히 하는 사람이죠."
거짓말입니다 죄송합니다. 사실은 저 전생자입니다. 그러니 선배가 신경쓸 일은 없다고 가르쳐주고 싶지만, 역시 그럴 수는 없다.
"승자! 피클스 브랜스턴 선수~!!"
와아아!! 하며 지진이 일어난 듯한 환호성이 카페 라운지까지 도달한다.
"아무래도, 결승전 상대는 소문의 그 왕자님인 모양이군."
"선배의 3위 결정전 상대는 로사 님인 모양이네요."
"...나 기권할까."
"농담도. 싸우기 전부터 도망치면 라우라라우라 백작가의 수치잖아요."
"그렇겠지~"
풀이 죽어서 어깨를 늘어뜨린 초췌한 표정의 선배.
"이그니스 전하께서도 말씀하셨잖아요. 승패보다는 볼품없는 승리, 볼품없는 패배를 하지 않는 쪽이 중요하다고요. 서로 학교의 학생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행동을 하도록 하죠."
"학교의 학생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행동이라."
선배는 코코아를 홀짝이면서, 지긋이 내 눈을 바라보았다.
"왕자를 상대로 일부러 지는 일은, 과연 그에 어울리는 행동거지라 할 수 있을까?"
"오, 들켰네요."
뇌속까지 근섬유로 되어있을 것 같은 얼굴인데, 의외로 날카롭다. 사실 고릴라는 숲의 현자라고 불릴 정도로 온화하며 머리가 좋은 동물이니까. 근육만 커 보이는 이미지로 통하는 것은 일본 뿐이고.
"보아하니 왕자님께선 너와의 진검승부를 원하는 모양이던데."
"진지하게 승부할 건데요. 그러면서 승리는 양보할 겁니다. 어딘가의 망나니가 열심히 부추긴 덕분에, 일부에서는 저에 대한 관심이 심해진 모양이니까요."
나는 커피컵을 손에 들고는 그것을 흔들거려서, 검은 수면에 파도를 일으켰다.
"충고하지. 그것은 안 마시는 편이 좋다."
"오, 그래도 괜찮아요?"
"이런 방식은 정말 좋아하지 않아. 네가 처음부터 전하께 승리를 양보할 셈이라고 알게 된 이상, 내가 할 일은 이제 아무것도 없지만."
이상하다고 생각한 것은, 준결승전이 시작할 때였다. 이 선배는 마치 뭔가에 내몰린 듯한 표정을 지었던 것이다. 내게 져서 가슴의 장미가 흩어졌을 대에도, 어딘가 절망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것은 1학년한테 졌다던가 유학생에게 져서 짓는 안색이 아니었다.
나를 카페 라운지로 초대했을 때, 그는 비장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상대가 마시게 할 생각이었다면, 내 커피를 자꾸 쳐다보면 안 되었던 것이다. 서툰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거겠지만.
"선배. 당신한테 아직 기사를 지망하는 자로서의 긍지가 있다면, 지금부터 제가 하는 일을 가만히 보기만 해 주시겠어요?"
나는 그렇게 미소 짓고는, 눈앞의 선배가 뭔가의 약을 탔을 커피에 우유를 섞어서 스푼으로 뒤섞고는 단숨에 들이켰다.
"내게 기사가 될 자격은 이제 없다. 된다 한들, 라우라라우라 백작가에는 뒷배도 연줄도 없어. 이렇게 거스를 수 없는 이유로 더러운 일을 맡게 되다가, 언젠가는 도마뱀 꼬리 자르기를 당할뿐이지."
"아뇨. 당신은 좋은 기사가 될 겁니다. 검을 겨룬 제가 보증합니다."
나는 아프지도 않은 배를 문지르면서 일어났다.
"3위 결정전, 거리낌 없이 하고 오세요. 저는 저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할 테니."
"그런가. 고맙다."
스쳐 지나가면서 몰래 눈짓하자, 고릴라 얼굴의 선배는 울 것 같은 얼굴로 웃었다.
이것 참, 곤란하다.
그대로 서둘러 남자 화장실에 뛰어들어서, 나는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뒤 변기칸에 들어가 통신용의 마도구를 작동시켰다.
"여보세요 로리에? 조금 빨리 조사해줬으면 하는 일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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