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5부 144화 명도 쿠로사기/명도 도겐자카(2)
    2023년 02월 17일 21시 21분 0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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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법도 쓰지 않는데 참격이 3방향에서 날아든다니 정말 대단해. 시간마법을 써서 체감시간의 흐름을 늦추는 걸로 가까스로 차분히 바라보며 피하기는 했지만, 시간마법 없이 피하라고 한다면 무리다. 아무리 동체시력과 반사신경을 강화시켜도 발도의 순간이 안 보일 정도의 신속한 참격을 쓰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대의 목적은 이기는 것이 아닌 강해지는 일 아니겠스므니까? 뭐 그래서 진다 해도 혼내지는 않을 것이므니다."

     꼬마 돼지인 내게 잘 맞는 크기의 소태도 [쿠로사기]와 선생의 명도 [도겐자카]가 부딪히자, 챙! 하는 기분 좋은 금속음이 울려 퍼진다. 목도라면 절단되었을 것이다. 역시 좋은 무기를 쓰는 것은 중요하다고 실감이 된다. 지금이라면 쿠사나기소드의 진정한 가치를 나도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었으니, 보여줘~!"

     "예예, 잠시만 기다려주십쇼."

     버질이 허리에 찬 검을 내게 건네줘서, 그걸 뽑아 들었다. 음, 역시 놀랄 정도로 가볍다. 그리고 그때는 전혀 이 훌륭함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약간 검술을 배웠을뿐인 나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이 검은 대단한 검이라는 것이 전해져 왔다.

     

     아마 선생의 명도 도켄자카와 비등한 수준의 국보급 양날검이다. 가볍게 휘둘러보니, 역시 공기를 베는 손맛이 나의 쿠로사기와는 전혀 다르다.

     

     "어떻습니까요? 지금의 도련님이라면 문제없이 다룰 수 있어 보입니다요."

     "그래, 아마 가능하다고 생각해."

     "그럼 빨리 받아주시는 겁니다요."

     "아니, 쓸 수는 있지만 너무 길어서 갖고 다니기에 불편해. 그래서 당분간은 더 부탁해."

     "하아, 역시 그렇습니까요."

     11살 아이의 몸에 어른의 검은 너무 크니까, 어쩔 수 없어.

     

     "버질도 그 검을 쓰기 위한 연습을 하면 되는데. 같이 할래?"

     "그러다가 쓸 수 있게 되면, 진정한 소유주로서 어울리게 되었다며 제게 떠넘길 생각입죠? 그 수에는 안 속습니다요. 무슨 일에도 분수가 있는 법입니다요. 제게는 남들 수준의 검으로 충분하고 말고요."

     그렇게 웃으면서 다시 검을 차는 버질의 모습은 꽤 그럴듯해졌다고 생각하는데. 왜 이렇게나 자기의 평가에 박할까. 용신의 제자인 내게서 마법을 배우고 나서는 버질도 엄청 강해졌는데, 아직도 본인은 일개 B급 모험가 정도로 자각하고 있는 것이 문제야. 아니, 비굴의 상징이었던 내가 말할 주제는 아니지만.

     

     "남들 정도로는 안 돼. 적어도 남들 이상의 좋은 것이어야지. 왜냐면 이 나의 호위니까! 그렇지? [거물사냥꾼] 버질 씨."

     "하하하! 그렇습니다요. 골드 상회의 어린 나으리는 호위에게 검 하나도 안 사주는 구두쇠라고 생각되면 큰일입니다요. 적어도 괜찮은 검을 들고 다니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요."

     [거물사냥꾼]이라는 것은 최근 버질에 붙은 이명이다. 여도적 페퍼, 독전갈 안타레스 같은 A급 현상수배범의 목을 딴 B급모험가의 소문은 국경을 뛰어넘고 말아, 드디어 그런 이름이 붙고 말았다. 뭐 좋은 일이겠지만, 본인은 그렇게 불릴 때마다 간지럽다는 표정을 짓는다.

     

     "도련님이 그렇게까지 말씀해 주시다니, 저는 행복한 놈입니다요."

     대화를 하고 있자 저택 쪽에서 좋은 냄새가 풍겨오자, 우리들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갑시다요 도련님. 오늘밤도 분명 파티 나이트입니다요."

     "어디서 배운 거야 그런 말."

     자신을 위해 누가 열어주는 연회라는 것에 왠지 부끄러움을 느끼면서도, 매우 기뻤다. 이기면 축하연. 지면 위로연. 이렇게나 멋진 가족과 동료들에게 둘러싸이다니,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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