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5부 146화 디어 마이 프렌드
    2023년 02월 18일 00시 51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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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서 와. 그 애 대단했지?"

     

     "설마 1학년인데도 폭풍을 일으키다니,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어요. 바람, 물, 번개. 그것들 모든 마법에 정통하지 않으면 그런 폭풍은 일으킬 수 없겠어요."

     "예, 깜짝 놀랐습니다. 자멸해 줘서 다행이었습니다. 솔직히 자연재해를 상대로 어떻게 맞서야 할지 고민되었으니까요."

     토너먼트 출장자인 16명들에게는 제각기 방이 주어졌지만, 내가 방으로 돌아가기 위해 통로를 나아가고 있자 피클스와 로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반 군은 어디있죠?"

     "린도 양을 데리고 갔어. 그녀는 반 군을 좋아하는 모양이니까."

     "오라버님은 너무 인기가 많아요! 학교 내외를 불문하고 오라버님을 좋아하는 여자가 얼마나 많은지!"

     "멋진 남자의 숙명이겠죠. 로사 님, 잘도 허락하셨네요?"

     "허락할 리가 있겠어요!? 다짜고짜 오라버님의 손을 끌고 달려가 버렸다니까요! 정말 짜증 나!"

     당신 오빠는 결국 11명 이상의 미소녀 할렘을 만든다고는 말할 수 없기 때문에, 나는 애매한 미소로 넘어가기로 했다. 그래, 이 세계선에서도 린도는 반 군을 좋아하게 되었구나.

     

     "하지만 그녀가 남긴 상흔은 컸던 모양이야. 저것 봐, 다음 시합이 불쌍할 정도로 따분하게 보이잖아."

     "아..."

     아레나에서는 3학년끼리 검으로 싸우고 있지만, 영 볼 맛이 안 난다. 불덩어리가 날아들고 지면에서 생겨난 식물의 덩굴로 상대를 묶는다는 테크니컬한 전투라는 것은 알겠지만, 아레나를 가득 메우는 폭풍에 비하면 찔끔찔끔 싸우는 것으로만 보이게 된다.

     

     "우리들도 조금은 흥분시킬 싸움을 보여줘야겠네요."

     "오, 여유만만한데요? 로사 님."

     "선배들을 얕보는 것은 아니지만, 이래 뵈어도 우리들은 왕후귀족이다. 화려하게 이기는 것이 의무라고 봐도 좋은 존재니까."

     "네. 하냐 못하냐가 아닌, 해야만 하는 거예요. 자, 다음은 제 차례네요."

     "건투를 빕니다."

     "응원할게, 로사."

     "고마워요 두 분. 공작영애로서 추한 모습은 보이지 않겠어요."

     선언대로, 둘의 시합은 화려했다. 로사는 어둠마법으로 거대한 중력공을 셋 만들어 공중에 띄우고는, 그 중력과 인력을 이용하여 마치 공중에서 춤추는 것처럼 대전상대를 압도. 중력마법에 의해 땅바닥에 엎드리게 하고는, 마치 왕녀님처럼 행동하여 화려하게 승리.

     

     피클스 왕자도 얼음마법으로 얼음 드래곤을 만들고는 대전상대인 3학년에게 그럭저럭 활약할 자리를 만들어주면서도, 마지막에는 두 마리의 얼음 드래곤을 이용한 더블 브레스로 대전상대를 꽁꽁 얼려서 승리. 아직 린도 쇼크가 가시지 않은 대회장의 두근거림을 멋지게 흥분의 박수갈채로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어서 준결승 제1시합이 열립니다! 적 코너! 1학년 B반, 포크 피카타 선수! 청 코너! 1학년 B반, 반 선수! 양측 모두 1학년 B반 소속이면서도 결승 토너먼트의 준결승전까지 올라온다는 훌륭한 결과를 이끌어낸 두 사람! 자 이기는 것은 누구인가? 시합, 개시이이!!"

     "헤헤! 이렇게 호크와 진심으로 싸워보는 것은 처음일지도 모르겠어!"

     "그렇네요."

     "좋은 시합을 하자!"

     

     "예, 물론이죠."

     악수를 청해오길래 제대로 악수를 나눈다.

     

     "오~ 양 선수, 놀랍게도 여기서 시합 전의 악수입니다! 이 무슨 청춘! 저는 너무 눈부셔서 바라볼 수가 없습다아~! 이것이 청춘이다~~~!!"

     어째선지 크게 흥분하고 있는 사회자를 따라서, 관객석에서도 크나큰 박수갈채와 휘파람이 울려 퍼진다. 왠지 엄청 축제 분위기다. 즐거워한다면 좋은 일이지만.

     

     "간다 포크!"

     "예, 반 군."

     

     검을 뽑아서 이쪽으로 달려오는 그의 일격을 소태도로 쳐내고는, 상체를 젖혀 날아오는 발차기를 피한다.

     

     "처음 너를 만났을 때가 생각나는데! 그 당시의 나는 단지 울기만 하는 꼬마였다! 하지만 너를 만나고 네 호위들에게 검을 배우면서! 나는, 강해진다고 맹세했다!"

     끊임없이 자아내는 참격을 여유롭게 피하면서 발을 걸어주자, 그는 크게 자세가 무너졌지만 놀랍게도 검을 들지 않은 쪽의 손을 지면에 대면서 백텀블링을 했다. 마법 없이 이걸 해내는 할렘 주인공의 신체능력 대단해! 아니, 다른가. 주인공이니까 가능한 게 아니야. 그가 노력을 거듭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너도 생각나?"

     "예, 물론이죠."

     "하하! 즐겁구나 포크!"

     

     "그, 렇네요!"

     

     아아, 즐겁다. 친구와 진심으로 싸우는 것이 이렇게나 상쾌하고 즐거운 것이었다니. 원한도 미움도 아니다. 이겨야만 하는 것도 아닌, 기를 쓰고 이기려는 것도 아닌, 단지 자신의 힘을 상대에게 부딪히기만 하는 싸움.

     

     즐겁다고 생각한다. 더 싸우고 싶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이길지 생각하면서 다음의 일격을 풀어내고, 상대의 공격에 대처하고 반응하여 공격하고 또 공격한다. 전생의 나는 스포츠나 운동을 전혀 재밌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성가시고 고통스러울뿐이고 정말 재미없을 거라고 생각하여, 유도나 검도의 수업시간이 될 때마다 빨리 끝내라는 생각만 했었다.

     

     하지만 가능하게 되어보니, 이렇게나 즐거운 것이었다. 나도 참 뻔뻔한 녀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심이다. 검격과 중간중간 섞는 팔꿈치 공격과 발차기. 마법을 쓸 수 없는 체질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반 군은 강해졌다. 정말, 정말로 강해졌다. 지금이라면 그 강함을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 이르기까지 쌓아 올린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어리석고 맹목적인 질투는, 이미 없다.

     

     챙! 하고 나의 소태도가 하늘을 날다가, 수 미터 떨어진 장소에 꽂힌다.

     

     "끝이다."

     "예, 끝입니다."

     가슴을 찌르자 날아가서 엉덩방아를 찧은 반 군의 얼굴레 검을 들이대는 나. 항복을 권해도 소용없다구요.

     

     "앗!?"

     "저의 승리로군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하자. 나는 반 군의 검을 맨손으로 움켜쥐고는 검의 측면에서 손바닥으로 타격을 가하여 그 끝을 부러뜨린 것이다. 마법으로 강화된 육체는 칼날보다 튼튼해진다. 길이 10cm 정도의 검끝을 그대로 무기로 바꿔서, 나는 맨손으로 검을 부러뜨렸다는 예상밖의 행위에 놀라 잠깐의 틈을 드러낸 그의 가슴에 파고들어서 왼쪽 가슴의 장미를 베었다.

     

     1초도 안 되는, 아주 잠깐 사이의 일이었다.

     

     "승자! 포크 피카타!"

     궁지에 내몰린 다음 벌어진 일대 역전극에, 대회장은 유학생에 대한 반감도 잊고 환호성을 질렀다. 모두 뻔뻔하구나 정말.

     

     "당했어. 설마 이런 식으로 반격해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

     "마법사를 상대할 때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히면 안 된다는 뜻이죠."

     나는 부러뜨린 반의 검을 시간마법으로 복구해 주고는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는 상쾌한 미소로 내 손을 붙잡았고, 우리들은 미소 지으며 악수를 나누었다.

     

     "좋은 시합이었어. 고마워 포크."

     "이쪽이야말로 즐거운 시합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반 군."

     이것이야말로 청춘. 이것이야말로 학생들의 투기대회의 본분이라고 해야 할 우리들의 모습에, 관객석에서는 박수갈채를 아낌없이 보내었으며 그것들은 당분간 그칠 줄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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