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장 9
    2023년 02월 19일 14시 40분 5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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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쵸쵸리게스는 세 머리와 지렁이의 꼬리를 지닌 괴도였다. 깃털 색은 보란 기운의 파랑이어서 숲의 어둠에 녹아들어 있었지만, 용인들의 화톳불이 깃털을 빛내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안 보이지는 않는다.

     [새눈]이라는 단어가 있으니 [새는 밤에 활동할 수 없다]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들은 바가 있다.

     만일 그랬다면 야행성인 부엉이 같은 건 없었으며, 철새는 천적을 피하기 위해 밤에 이동하니까.

     가축의 대표격인 닭의 시력이 낮고 밤에는 전혀 활동하지 않으니까 [새눈]이라는 단어가 생긴 것이다.

     

     "둘러싸! 둘러싸서 두들기면 이긴다아!"
     "날지도 못하는 주제에 파닥이지 말라고!"
     "사냥하러 갈 수고를 덜었구만!"

     노란 눈을 빛내던 쵸쵸리게스는 날개를 펼치며 달려들었다. 키 2미터에 가까운 그 존재가 날개를 펼치자 위협으로서는 꽤 무섭다.

     

     "꺄아아......"

     아샤가 내 팔을 붙잡으며 등에 숨자, 주변에는 불덩어리가 떠올랐다.

     

     "무리......."

     키미드리고룬이 내 팔을 붙잡고 등뒤에 숨으려는 것을, 키미드리 아빠한테 붙잡혀서 전선으로 떠밀었다.

     

     "키미드리고룬! 한때는 [천사의 미소를 짓는 악마]였던 너의 흉폭함을 여기서 다시 한번 보여봐라!"
     "아빠! 그건 제가 2살 시절 때 이야기인데요!?"

     "2살이나 20살이나 변함없다!"
     "변했는데!? 이런 무기 주지 마!"

     금속 배트에 수많은 가시가 돋아난 듯한 흉악한 무기를 든 키미드리고룬이 부들부들 떨고 있다.

     나, 조금 알겠다.

     그는 이런 체육계 분위기가 싫은 거였구나...... 그래서 호숫가에서 홀로 살아갔던 거다.

     

     "끄아아!"

     "조심해! 이사사카노룬이 당했다!"

     조금 외우기 어려운 느낌의 용인이 쵸쵸리게스의 부리에 팔을 꿰뚫려 피를 뿜고 있다.

     으으.......저 부리 엄청나게 예리하네.

     

     "빠져나갔다아! 손님, 조심해!"

     날개를 펼친 괴조가 이쪽으로 달려온다.

     

     [피갸아아아아아아아!]

     

     나와 아샤까지 10미터.

     확실히ㅡㅡ내 키보다 훨씬 크고 흉폭하다.

     

     "하지만."

     나는 오른손을 쵸쵸리게스에게로 들었다. 발동할 것은 [흙마법]이다.

     럭비공 크기의 암석을 마력으로 생성하고 [바람마법]으로 소용돌이를 만들어 회전시킨다.

     

     "크면 클수록 맞추기 쉬울 뿐이지."

     공기의 파열음과 함께 암석이 사출 되었다. 총알처럼 회전하고 있어서 그 궤도는 안정되었고, 그대로 쵸쵸리게스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피!?] 

     [갸!?]

     

     좌우의 머리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이제 와서 경계해도 늦어."

     나는 좌우에도 암석을 날렸다. 쵸쵸리게스는 머리에서 피를 분출하면서도 계속 달렸고, 왼쪽으로 완만한 커브를 그리며 끝내는 다리가 꼬여 넘어지더니 그곳에 있던 화톳불에 뛰어들어 불길을 일으켰다.

     

     "손님 쎄다아아아아아!"
     "이걸로 우리 용인군의 승률은 98%가 되었다."
     "오히려 질 확률이 있었던 거냐고."
     "남은 2%는 뭐길래."

     용인들은 수군거렸지만, 그로부터 30분 정도 난투를 이어나가 쵸쵸리게스를 쓰러트리자 10마리 정도가 도망쳤다.

     나도 더 참전하고 싶었지만, 괴조에 겁을 먹고 만 아샤와 도망친 키미드리고룬을 보호하는 데만도 급급해서 그 히우에는 마법을 3발 정도 쓰는 걸로 끝냈다.

     

     "ㅡㅡ잡은 것은 전부 얼마나 되나?"
     "장로님, 전부 8마리고, 손님이 쓰러트린 1마리입니다."
     "흐음. 뭐, 이 정도인가......"
     "부상을 입은 1마리를 쫓아 몇 명이 쫓아갔습니다."

     전투가 끝나자, 이곳저곳에서 전리품을 모으거나 부상자를 돌보고 있다.

     

     "둘 다 끝났어."
     "아, 네...... 죄송해요, 레이지 씨. 노, 놀라서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었네요......."
     "나도......."
     "아니 뭐, 갑작스러웠으니 어쩔 수 없어요. 차를 끓일 테니 드시죠."

     모닥불로 끓인 주전자의 물에다가, 도구주머니에 있었던 찻잎을 써서 차를 우린다. 미미노한테서 받은 찻잎인데, 얼마 안 남았다. 하지만 내버려 둬도 상할뿐이니 써버리는 편이 낫다.

     

     "호오......"
     "맛있군."

     주저앉아서 차를 마시는 아샤가 귀여워서 바라볼 수 없지만, 옆에 키미드리고룬이 있어서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

     

     "......레이지는 대단하군. 방금 것은 마법......이지?"
     "예. 우연히 그런 천부를 얻어서."
     "천부주옥은 용인도시에 몇 개 있기는 한데."

     천부주옥은 그 정도로 레어 아이템이 된 거구나.

     나는 부상당한 사람들에게 [회복마법]을 걸어줄까 해서 일어섰지만,

     

     "그 팔찌가 마도구인가 생각했지 뭔가."

     내 왼팔에 있는 팔찌를 가리켰다.

     

     "아......이건 그냥 GPS인데요."

     "지피에스.......란 뭐지?"
     "아하하. 마법을 쓰기 위한 마도구는 아니에요."

     나는 그렇게 둘러댔다. 키미드리고룬이 마도구 연구를 하고 싶다면 가르쳐주는 것도 가능하지만, 지금은 치료가 먼저다.

     이 팔찌는 레프 마도제국에 입국할 때 받아서 계속 차고 있다. 사실 마력의 출력이 내려가 있어서 내가 마력을 담아놓았다.

     

     (어쩌면......)

     

     이 팔찌에서 발신하는 정보가, 하늘의 균열을 넘어 저쪽 세계에 도달할지도 모른다ㅡㅡ그런 식으로 바라는 것은 역시 무리일까?

     

     (마력에 의한 정보전달은 공기와 땅에 차 있는 마력의 질에 따라 변하는 모양이니까)

     

     [삼라만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이 [뒷세계]는 마력농도가 높다.

     마도구가 내는 마력파와의 상성이 어디까지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낮은 것보다는 높은 편이 좋다.

     결과적으로 저쪽 세계에 팔찌의 정보가 전해질 가능성은ㅡㅡ아주 조금 올라가지 않았을까?

     

     "그럼ㅡㅡ저는 [회복마법]을 쓸 수 있으니 치료에 협력하겠습니다."

     

     상처를 씻고 붕대를 감으려는 용인에게 말을 걸었다.

     

     "괜찮은가, 손님!"
     "마법을 쓸 수 있다니......"
     "얼마나 고칠 수 있는데?"

     

     꿰매야만 하는 상처에 마법을 건다. 일단의 지혈은 했지만, 베인 세포는 바로 낫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설명했다.

     손끝이 베였을뿐인 사람도 찾아왔지만, 그건 거절했다. 마력은 유한하니까.

     

     ".............."

     그 사이, 내 곁에서 키미드리고룬이 마법을 발동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쵸쵸리게스의 양으로는, 시민 모두에게 고기를 줄 수 없겠구먼......"
     "어쩔 수 없지. 적어도 젊은이, 아이들이 먹을 수 있으면 그걸로 다행일 걸세."
     "밝아지면 알을 회수하자."

     그런 말이 들려왔다.

     

     (방금 전의 쵸쵸리게스는 전부 도망쳤을까? 둥지를 내버려 두고? 알이 남아있다면 사육을...... 아니, 그렇게 간단히는 안 되겠지)

     

     둥지가 아직 제기능을 한다면, 내버려 뒀다가 개체수가 늘어나면 다시 사냥하러 오는 편이 좋을지도......

     

     "장로! 추적팀이 돌아왔다!"

     잠시 생각하고 있자, 숲 속에서 몇몇 용인이 돌아왔다.

     쵸쵸리게스의 거체를 메고 온 모양인데, 메고 온 것은 괴조만이 아니었다.

     

     "장로! 장로! 부상자다! 중상이다!"

     정신을 잃은 키미드리 아빠가 들려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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