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7(1)

 

 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지구에서 멸종한 도도새였다.

 모리셔스 제도에 있었던 이 새는, 날지 못하며 경계심도 낮고 고기가 맛있다는 사실이 발견된 뒤로 남획되었다. 인간이 섬에 들여온 개와 배에 타고 있던 쥐가, 지면에 낳은 알과 새끼를 먹고 말았다.

 그 결과 멸종했다.

 

 "......레이지 씨 잠들었나요?"

 "아뇨, 아직 깨어있는데요."

 객실의 침대는 아샤에게 양보하고, 나는 소파에 드러누웠다. 야영에 비한다면 소파에서 자는 것은 천국과 마찬가지였지만, 그럼에도 잠은 잘 안 왔다.

 창문이 열려서 레이스가 달린 커튼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달빛을 받아 불룩해진 것처럼 보인다.

 밤이 되면 기온이 내려가서 싸늘할 정도라고 한다.

 

 "조금 전 이야기인데, 사실은 엘프의 숲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엘프도요?"
 "엘프의 숲은, 한때 지금 면적의 3배 정도였다고 들었어요. 그 숲은 풍요로워서 수많은 과일이 열렸다고 했어요. 그중에서도 금색으로 빛나는 황금복숭아라는 과일은 정말 맛있고 만병을 치료한다고 했어요. 하지만 열매를 맺는 나무가 한정되어서, 그 나무의 소유권을 놓고 다투느라 유혈사태가 빚어져서...... 결국은 하이엘프 왕가가 관리한다고 결정될 즈음에는 이미 누군가에 의해 불태워졌답니다."

 불탔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쇼킹한 사건이지만, 불을 금기시하는 엘프들에게는 더욱 충격적이었음은 쉽게 상상이 된다.

 

 "그 후에도 엘프들 사이에서는 황금복숭아가 거래되었다는 말도 나왔지만, 지금은 소문조차 사라졌다고 해요."
 "헐....... 그 복숭아 나무는 이제 없는 건가요?"
 "아마도요. 쟁탈전을 벌이다가 파손된 게 아닌가 싶어요......"

 엘프는 숲의 주민과 장수하는 종족으로서 온화하고 느긋한 인상이었지만, 지금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인간과 다름없다.

 우리는 그 후로도 어느 정도 대화를 했다.

 옛날이야기보다, 이제부터 어떻게 할지를.

 이 세계에 몬스터만이 아니라 사람이 있었다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우리들은 어떻게든 [앞세계]로 돌아가고 싶다ㅡㅡ

 

 "......쵸쵸리게스 뿐만이 아니라, 여기서는 언어를 아는 사람도 멸종할 위험에 빠져있네요."

 아샤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

 

 키미드리의 아빠는 나를 전선에 데리고 가줄 테니 그 이야기를 장로들에게 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은 내 이야기에 긴급성을 느껴서가 아닌,

 

 "재밌는 추론이구나!"

 

 라는, 정말 긴장감 없는 이유였다.

 나로서는 내버려 두다가 멸종이라도 되면 뒷맛이 나쁘기 때문에,

 

 "그, 그럼 부탁드립니다......"

 라고 대답했다.

 참고로 나를 데리고 전선에 간다는 소식은 용인군 안에서 다툼의 원인이 된 모양이다.

 다투는 이유는 단순해서,

 

 "나도 가고 싶다!"
 "그럼 나도 가야 된다고!"
 "아니 아니, 여기선 내가!"

 모두 전선에 가서 [연구]하고 싶은 모양이다.

 하지만 타 종족의 손님인 우리가 다름 아닌 키미드리의 아빠한테 부탁했다는 이유로 키미드리의 아빠의 전선행이 결정되었다.

 

 "솔직히 멸종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지만, 이걸로 전선에 갈 수 있다면 한번 믿어볼까! 와하하하!"

 

 키미드리 아빠가 어린 시절에 보았던 쵸쵸리게스의 대군은 지금도 그의 기억 속에 뿌리 박힌 모양이다.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인간이 눈앞의 이익만을 좇으면, 동물은 순식간에 멸종해 버린다.

 

 "왜 나도 함께 가야만 하는지......"

 키미드리 아빠는 키미드리고룬도 데리고 가기로 했다. 용인군에서의 경험을 쌓으면서 겸사겸사 용인군데 취직시키고 싶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어제의 연구성과발표회는 재주껏 넘어간 모양이다.

 

 "이렇게 아빠와 아들이 함께 나가는 날이 오다니...... 레이지 씨와 아샤 씨한테 감사해야겠네요!"

 매우 만족해하는 키미드리 엄마한테 나는 물어보았다.

 

 "저기...... 제가 말하는 것도 뭣하지만, 저와 아샤가 종족의 마을에서 도망쳤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너무 믿는다고나 할까, 받아들이는 게 빠르다고나 할까......?"

 "종족을 뛰어넘는 금단의 사랑이구나!?"
 "아닌데요."

 바로 대답한 내 옆에서도 아샤가 언짢아하고 있다.

 

 "저것 봐요, 아샤도 화난 얼굴이잖아요?"
 ".........."

 아샤는 어째서 나를 노려보는 거지!?